폭발적인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

[개혁개방 45년 빛과 그림자 3] 심천신미래전람 엑스포가 남긴 것

등록 2024.12.27 17:52수정 2024.12.30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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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은 중국이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한 지 45년 되는 해다. 그동안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토대로 세계무역 질서를 재편해 왔다. 내용면에서도 저가 물량위주에서 고품질 첨단산업으로 고도화됐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브레이크가 걸렸다.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외국기업들도 앞 다퉈 탈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답습할 수 있다는 우려를 보인다.

그러면 중국은 버려야할 카드일까.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경제대국인데다 지리적 접근성, 그리고 격화하는 미중 대립은 오히려 기회(특히 소비재 산업)라는 견해까지 감안하면 선뜻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최근 한국에 대한 비자를 면제함으로써 양국 교류는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20~23일 중국 개혁개방의 심장, 광둥廣東성 센젠深 시에서 열린 ‘제3회 국제 심천상업 무역박람회(e커머스 거래 공급망 엑스포)’에 다녀왔다. 세 차례에 걸쳐 대응 방안과 활로를 모색해 본다.[기자말]

알리바바 심천국제전자상거래에는 알리바바를 비롯해 테무, 틱톡, 쇼피 등 센젠에 기반을 둔 내로라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참여했다.
▲알리바바 심천국제전자상거래에는 알리바바를 비롯해 테무, 틱톡, 쇼피 등 센젠에 기반을 둔 내로라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참여했다. 임병식

디지털 환경 변화에 힘입어 낯선 것들이 익숙하게 되는 주기가 대폭 줄었다. 인터넷과 워드프로세서가 등장한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언론인들은 한동안 원고지를 고집했다. 워드프로세서 출현에도 불구하고 원고지가 익숙했기 때문인데, 이제 원고지를 찾는 언론인은 없다. 원고지에서 워드프로세서로 바뀌기까지 채 1년이 걸리지 않았다. 전자상거래(e커머스) 또한 같은 맥락에 있다. 소비자들은 시장이나 백화점을 떠나 전자상거래로 급속히 옮아가고 있다. 온라인 쇼핑이 주는 편리함 때문이다. 집 주변 마트나 백화점에서 쇼핑하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시장분석전문기관 트랜스포트인텔리전스(Ti)는 2020~2026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률을 11.8%로 전망하고, 2026년 시장 규모를 1037조 2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시장은 239조 7400억 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최근 5년간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 현황 분석' 역시 2018년 2조 9000억 달러에서 2023년 5조 8000억 달러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기간 글로벌 전자상거래는 14.6% 성장한 반면 소매업 성장은 4.4%에 그쳤다.

테무 센젠국제전자상거래 박람회에 참가한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 직원들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 중이다.
▲테무 센젠국제전자상거래 박람회에 참가한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 직원들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 중이다. 임병식

세계에서 가장 큰 전자상거래 시장은 아시아‧태평양지역이다. 2021년 이 지역에서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240조 원으로, 아시아 1위는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을 앞세운 중국이다. 품목에서는 패션과 뷰티 산업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Statista는 2028년까지 뷰티 및 퍼스널 케어 산업의 전자상거래 가치를 1840억 달러로 예상했다. 특히 천연 유기농 화장품 산업의 가치를 2025년까지 157억 달러로, 또 남성 화장품 시장은 2030년까지 1300억 달러로 예측했다. 심천신미래전람이 광저우에 대규모 화장품 전시판매장을 설치하고 센젠을 전략 기지로 삼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0개 브랜드 20만 개 제품을 보유한 이곳은 조만간 한국관 설치를 앞두고 있다.

IT기업이 몰려 있는 광둥성 센젠은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독보적이다. 알리익스프레스를 비롯한 거대 플랫폼이 집중돼 있고, 센젠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아마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국경을 넘나드는 크로스 보더(cross-border) 시장에서 단연 선두다. 세계 1위 아마존에 이어 중국 기업 징동닷컴과 알리바바, 핀둬둬는 2위와 3위, 4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을 휩쓸고 있다.

중국 플랫폼 공세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 한국 소비자들은 중국 플랫폼을 통해 3조 3000억 원어치를 구매했는데, 전년대비 121.2% 증가했다. 2014년 이후 미국은 한국 최대 전자상거래 구매 국가였으나 중국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지난해 해외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5조 100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플랫폼 순위도 1위 쿠팡에 이어 2위 알리익스프레스, 4위 테무가 진입했다. 테무는 국내 진출 1년도 안 돼 4위에 진입했고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회원이 1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유튜브 홍보 센젠국제전자상거래 엑스포에 참가한 한 중소기업인이 유튜브를 통해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유튜브 홍보 센젠국제전자상거래 엑스포에 참가한 한 중소기업인이 유튜브를 통해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임병식

전자상거래 인프라가 탄탄한 센젠은 우리 중소기업에게 기회다. 대기업은 기술경쟁에서 밀려 중국 시장을 접지만 중소기업에게는 새로운 시장이다. 중국 전자상거래의 공세에 밀려 망연자실하는 대신 거꾸로 중국 플랫폼을 적극 이용하면 승산 있다.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을 주도하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중국 플랫폼은 우리 중소기업에게는 출구다. 아마존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는 거래의 60% 이상을 센젠에서 담당하고 있는 것도 좋은 조건이다.

'센젠 국제전자상거래 공급망 엑스포'는 이러한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엑스포를 주최한 한중문화협회(청두‧충칭) 박원서 회장은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가 구축해 놓은 플랫폼을 활용해 한국 중소기업 제품이 해외로 나가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행사 기간 중에는 450개 부스에 3만여 명이 다녀갔다. 참여 업체 또한 건강식품, 화장품, 영양제, 스마트 안경, 의료기기, 헤드폰, 장난감까지 다양했다. 특히 중소기업과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연결해주는 장터는 눈길을 끌었다. 알리바바, 틱톡, 쇼피, 테무 등 거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직원들은 현장에서 중소기업 관계자를 상담하며 가능성을 타진해줬다.


눈 건강 제품을 가지고 참가한 인준링(殷珺玲)씨는 "지난해 미국과 싱가포르 등에서 18억 위안(약 3600억 원) 어치를 판매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한 마케팅을 타진하기 위해 참여했는데 만족스럽다"고 했다. 홈쇼핑 채널과 유튜브에서 영향력 있는 해외 인플로언서들은 연사로 나서 소비자에게 제품을 어필하는 방법부터 매출 증대 비결을 전하며 호응을 얻었다. 박금철 심천신미래전람 대표는 "해외시장 판로를 개척하는 게 쉽지 않은 중소기업에게 중국 플랫폼은 훌륭한 마케팅 창구다"면서 내년 6월 계획하는 전자상거래 엑스포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홍콩 구룡반도 세계 최장 해상대교인 강주아오 대표가 개설되면서 광둥성 주하이와 홍콩, 마카오가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됐다. 사진은 홍콩 구룡반도 전경
▲홍콩 구룡반도 세계 최장 해상대교인 강주아오 대표가 개설되면서 광둥성 주하이와 홍콩, 마카오가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됐다. 사진은 홍콩 구룡반도 전경 임병식

광둥성 주하이와 홍콩, 마카오를 연결하는 세계 최장(55km) 강주아오(港珠澳) 대교 개통에 따라 주강 삼각주 경제통합은 활발하다. 중국 정부는 세 곳을 묶어 전자상거래 기반을 조성해 상권과 물류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개인과 법인 소득세 15%씩 감면하는 '쌍 15' 인센티브를 적용하고 있다. 이곳과 근접한 센젠의 전자상거래 기반이 확충되는 셈이다. 중국 정부는 전자상거래 기업에 대해 해외 물류창고 건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국경 간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급증하는 추세를 감안한 것이다. 중국 업체가 보유한 3000평방미터 이상 해외 물류 창고는 2500개를 웃돈다. 중국 업체가 '3일 내 배송'을 앞세우는 건 이래서 가능하다.


온라인 시장분석기관 'e마케터'에 따르면 중국인은 90% 이상이 스마트폰을 통해 전자상거래를 이용한다. 또 중국 모바일 사용자는 9억 3200만 명으로, 모바일을 통한 인터넷 보급률도 99.2%에 달한다. 온라인 쇼핑 이용자만 8억 2450만 명이다. 모바일 기반 인프라가 탄탄하고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구축된 센젠은 우수한 제품을 바탕으로 도전한다면 얼마든지 기회의 땅이다. 물론 중국 시장에 대한 막연한 환상은 경계해야 한다. 과거에도 앞다퉈 진출했다 낭패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두렵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덧붙이는 글 임병식 중국 탕산해운대학 초빙교수(전 국회 부대변인)
#전자상거래 #E커머스 #한국경제인연합회 #알리익스프레스 #코로스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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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문, 여행, 한일 근대사, 중남미, 중동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중남미를 여러차례 다녀왔고 관련 서적도 꾸준히 읽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 중심의 편향된 중동 문제에는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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