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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 내란죄 빌드업?... 박수영에게 몰려간 부산 시민들

"내란 옹호 사과하라" 지역사무실에 쏟아진 분노... SNS 게시글이 불 붙여

등록 2024.12.28 13:43수정 2024.12.3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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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부산지역 구군 시국모임에 참여하는 촛불 시민들이 부산 남구 박수영 국민의힘 사무실을 찾아 윤석열 대통령 내란에 대한 입장을 촉구하며 항의행동을 펼치고 있다.
28일 부산지역 구군 시국모임에 참여하는 촛불 시민들이 부산 남구 박수영 국민의힘 사무실을 찾아 윤석열 대통령 내란에 대한 입장을 촉구하며 항의행동을 펼치고 있다.유튜브 채널 뭐라카노

12.3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총을 쏴서라도 국회를 장악하라'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검찰 공소장 내용이 공개된 가운데, 시민들의 분노가 탄핵 무력화 시도에 나선 여당을 향하는 모습이다. 28일 민원의 날 행사가 열린 박수영 국회의원(부산 남구) 사무실에서는 "내란 옹호와 다름없다"라는 항의가 빗발쳤다.

"스스로 내란죄를 빌드업 중인 이재명 세력들"

하루 전 국회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를 탄핵하자 국민의힘 부산시당 위원장인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다.

그는 지난 7일 "비상계엄으로 불안과 불편을 끼쳐드렸다"라며 한차례 사과를 했지만, 당내에서 탄핵 반대 기류에 계속 힘을 실어왔다. 여당을 향해 비난이 쏟아지자 '마녀사냥'이라고 응수한 데 이어,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을 머뭇거리는 한 대행을 놓고 국회가 탄핵 절차를 밟자 그는 되레 '진짜 내란수괴는 누구냐'라며 맞대응했다. 이날은 '최상목 권한대행도 같은 길을 간다면 탄핵 대상'이라는 한 야당 의원 발언 기사를 공유하며 '이재명이 내란' 의미의 글까지 달았다.

 박수영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박수영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박수영 페이스북

하지만 한겨울 거리에서 탄핵을 요구하며 매일 촛불·응원봉을 들어온 시민들은 박 의원이 내란 동조 행위를 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국회 본회의를 마치고 지역구로 돌아온 박 의원이 민원 해결 행사를 예고하자 수십여 명이 몰려든 건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이들은 박 의원 사무실을 찾아 "국민의 목소리, 민원을 들어라", "당장 나와서 사과하라"라며 탄핵 찬성을 압박했다.

거센 구호가 사무실을 채우자 박 의원은 침묵한 채 위원장실 문을 걸어 잠갔다. 대신 경찰 신고로 응수했다.

계속 고성과 항의가 오가자 문은 1시간만에 열렸다. 시민들 앞에 얼굴을 드러낸 박 의원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지키려고 온 거 아니냐"며 운을 뗐지만, 그의 말은 "그런 이야기를 왜 내란 당시 대통령에게 말하지 못했느냐", "민주주의 위기에 울화가 치민다"라는 아우성에 묻혀야 했다.


- 시민 "내란죄에 대한 입장을 말하라!"
- 박수영 "내란죄 혐의가 있어서 지금 헌재에 가 있지 않으냐?"
- 시민 "(박 의원은) 탄핵 투표 참여도 안 했다."
- 박수영 "대화하러 온 것 아니냐?"
- 시민 "국회의원이 왜 민의를 대변하지 않아요?"

다시 어렵사리 입을 연 박 의원은 "내란죄는 헌재에서 결정할 일이다. 무죄 추정의 원리가 있고, 그것 때문에 이재명 의원도 국회의원이 되어 있는 것"이라며 "법원이 결정할 때까지는 (이게) 대한민국 헌법의 원칙"이라고 기존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시민들의 고성이 더 커졌고, 그는 "대화가 아니라 데모, 업무방해를 하러 온 것으로 간주하겠다"라며 다시 위원장실로 등을 돌렸다.

민원을 제기하러 왔다는 한 시민은 "박 의원이 제대로 된 대답을 내놓을 때까지 물러서지 않겠다"라며 화를 삭이지 못했다. 그는 "선진국,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이 총을 든 군대로 친위 쿠데타를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를 옹호할 거면 여당은 당장 해체하는 게 마땅하다"라고 주장했다.


시민들이 격앙된 반응을 보인 건 박 의원의 글 말고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내란죄 혐의 일부가 공개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의 김 전 장관 공소장에는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 "(계엄이) 해제됐다 하더라도 내가 2번, 3번 계엄령 선포하면 되는 거니까 계속 진행해" 등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의 발언이 담겼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 탓만 하는 여당 의원의 글이 기름을 부은 셈이다. ([관련기사] 윤석열 해명 다 거짓이었나? https://omn.kr/2bn3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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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박수영 #이재명 #탄핵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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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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