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영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박수영 페이스북
하지만 한겨울 거리에서 탄핵을 요구하며 매일 촛불·응원봉을 들어온 시민들은 박 의원이 내란 동조 행위를 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국회 본회의를 마치고 지역구로 돌아온 박 의원이 민원 해결 행사를 예고하자 수십여 명이 몰려든 건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이들은 박 의원 사무실을 찾아 "국민의 목소리, 민원을 들어라", "당장 나와서 사과하라"라며 탄핵 찬성을 압박했다.
거센 구호가 사무실을 채우자 박 의원은 침묵한 채 위원장실 문을 걸어 잠갔다. 대신 경찰 신고로 응수했다.
계속 고성과 항의가 오가자 문은 1시간만에 열렸다. 시민들 앞에 얼굴을 드러낸 박 의원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지키려고 온 거 아니냐"며 운을 뗐지만, 그의 말은 "그런 이야기를 왜 내란 당시 대통령에게 말하지 못했느냐", "민주주의 위기에 울화가 치민다"라는 아우성에 묻혀야 했다.
- 시민 "내란죄에 대한 입장을 말하라!"
- 박수영 "내란죄 혐의가 있어서 지금 헌재에 가 있지 않으냐?"
- 시민 "(박 의원은) 탄핵 투표 참여도 안 했다."
- 박수영 "대화하러 온 것 아니냐?"
- 시민 "국회의원이 왜 민의를 대변하지 않아요?"
다시 어렵사리 입을 연 박 의원은 "내란죄는 헌재에서 결정할 일이다. 무죄 추정의 원리가 있고, 그것 때문에 이재명 의원도 국회의원이 되어 있는 것"이라며 "법원이 결정할 때까지는 (이게) 대한민국 헌법의 원칙"이라고 기존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시민들의 고성이 더 커졌고, 그는 "대화가 아니라 데모, 업무방해를 하러 온 것으로 간주하겠다"라며 다시 위원장실로 등을 돌렸다.
민원을 제기하러 왔다는 한 시민은 "박 의원이 제대로 된 대답을 내놓을 때까지 물러서지 않겠다"라며 화를 삭이지 못했다. 그는 "선진국,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이 총을 든 군대로 친위 쿠데타를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를 옹호할 거면 여당은 당장 해체하는 게 마땅하다"라고 주장했다.
시민들이 격앙된 반응을 보인 건 박 의원의 글 말고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내란죄 혐의 일부가 공개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의 김 전 장관 공소장에는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 "(계엄이) 해제됐다 하더라도 내가 2번, 3번 계엄령 선포하면 되는 거니까 계속 진행해" 등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의 발언이 담겼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 탓만 하는 여당 의원의 글이 기름을 부은 셈이다. ([관련기사]
윤석열 해명 다 거짓이었나? https://omn.kr/2bn3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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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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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 내란죄 빌드업?... 박수영에게 몰려간 부산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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