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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땅을 다시 한 번, 합강에서 최초로 확인된 새

합강리에 나타난 국내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 흰죽지수리

등록 2024.12.31 10:02수정 2024.12.3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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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강리에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인 흰죽지수리가 나타났다. 수리과 조류로 매우 드문 겨울철새이자 통과새로 알려져 있는 종이다. 28년 동안 새를 봤지만 직접 흰죽지수리를 만난 적은 한 번밖에 없다. 그 이후로 인연이 닿지 않아 만나지 못한 종이기도 하다.

박재민씨가 지난 26일 합강리 일대에서 비행 중인 흰죽지수리 유조(어린새) 1개체를 확인했고 촬영에도 성공했다. 합강리 일대에서는 최초 관찰 기록이다.

 현장에서 확인된 흰죽지 수리 유조
현장에서 확인된 흰죽지 수리 유조 박재민

흰죽지수리는 주로 작은 포유류, 조류 등을 사냥하지만 사체를 포함한 기타 먹이도 상당한 비율로 선택하여 채식하는 기회주의적 포식자로 알려져 있다. 특이하게 걸어 다니면서 곤충과 다람쥐 등을 사냥하기도 하며, 낮은 횃대에 앉아 먹이를 살핀 다음 급강하하여 먹이를 사냥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이가 지대에 분포하는 숲의 남쪽 가장자리를 주 번식지로 선택한다. 나무 위에 번식한다.

흰죽지수리는 전국에는 국지적으로 하구, 간척지, 저수지에 도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수만, 철원, 파주, 형산강, 낙동강, 해남 등의 국지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매우 귀한 겨울철새이다. 겨울철 조류센서스 결과를 살펴보면 그 빈도가 얼마나 적은이 알 수 있다. 1999년 16개체가 관찰된 이후 매년 0~4마리가 관찰되는 극히 드문 겨울철새이다. 확인 자체만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새라고 볼 수 있으며 합강리 일대에 서식이 확인된 것 역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철새지리정보 시스템 흰죽지수리 변화(캡쳐화면)
철새지리정보 시스템 흰죽지수리 변화(캡쳐화면) 환경부

계절적으로 보면 흰죽지수리는 합강리 일대에 월동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까지 자주 관찰기록이 나타나기를 바라본다. 하지만, 흰죽지수리가 찾아온 합강리 일대는 여전히 개발의 위기에 처해 있다. 세종보는 여전히 담수 위험이 있다. 금강변의 육지에서 먹이를 찾을 수 밖에 없는 흰죽지수리에게는 심각한 위협일 수밖에 없다.

세종시가 개발은 여전히 진행 중으로 곳곳이 공사장이다. 가장 큰 휴식처인 장남평야는 인공적인 공원을 만들고 있다. 철거되어야 할 96번도로는 여전히 차량이 굉음을 내며 질주하고 있다. 이런 개발의 질주를 멈출 수 없다면 흰죽지수리는 월동지로 합강리를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세종시에 최초로 기록된 흰죽지수리를 다시 만나기 위해서는 철저한 생태적 관리가 절실하다. 기후위기와 개발로 인해 멸종이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흰죽지수리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세종보 담수를 중단하고, 장남평야를 보전하고, 96번도로를 철거하는 일이 흰죽지수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람의 멸종을 막는 일이다. 이를 무시한 채 개발의 질주를 여전히 벌이는 위정자들은 지구를 좀 먹는 좀비와 다르지 않다. 오랜만에 너무나 반가운 새를 마주한 여운을 이어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흰죽지수리 #멸종위기종 #합강리 #장남평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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