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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등불' DJ와의 20년 인연, 책으로 나온 사연

[책이 나왔습니다] '조종안 기자의 DJ(김대중) 취재기'를 펴내며

등록 2025.01.03 10:32수정 2025.01.0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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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책이 나왔습니다'는 저자가 된 시민기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저자 혹은 편집자도 시민기자로 가입만 하면 누구나 출간 후기를 쓸 수 있습니다.[기자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4년이 저물고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는 김대중(1924~2009)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따라서 다큐영화(<길위에 김대중>) 상영을 비롯해 김대중(DJ) 관련 도서출간, 심포지엄, 생애 사진전, 연극, 뮤지컬, 서사 음악회, DJ 생가(하의도) 답사 등 크고 작은 기념행사가 전국 각지에서 다채롭게 펼쳐졌다.

 퇴임식 마치고 동교동 사저로 돌아오는 DJ와 지지모임 회원들(2003년 2월 25일)
퇴임식 마치고 동교동 사저로 돌아오는 DJ와 지지모임 회원들(2003년 2월 25일) DJ 군산기념사업회

필자는 부산에 거주하던 시절(2002~2008) DJ 팬클럽(디제이로드, 후광사랑) 회원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디제이로드(DJroad)는 인터넷 유저 중심의 국내 최초 전직 대통령 팬클럽이었다. 2003년 주요 활동은 김대중 대통령 퇴임식 날 환영행사(2월), 5·18 광주항쟁 전야제 참석(5월), 6·15남북공동선언 3주년 기념행사 개최(6월), DJ 생가 답사(9월) 등이었다.


다만 '디제이로드'는 2003년 2월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분열되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필자 역시 눈물을 머금고 탈퇴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후광사랑'을 거쳐 2004년 8월 '후광김대중마을(다음카페)'를 개설, 21년째 운영해 오고 있다. 2023년 2월에는 뜻을 함께하는 지인들과 '김대중대통령 군산기념사업회(DJ 군산기념사업회)'를 발족시켜 오늘에 이른다.

김대중 지지 모임... 책으로 시작된 만남

 동교동 저택에서 모임(후광김대중마을)에 대해 설명하는 필자(2005년 5월 8일)
동교동 저택에서 모임(후광김대중마을)에 대해 설명하는 필자(2005년 5월 8일) DJ 군산기념사업회

'후광김대중마을' 카페 개설 후 5년 동안(2004~2009) 동교동 DJ 자택을 다섯 번 방문했다. 특히 2005년 어버이날 초청받아 즐겁게 지냈던 추억이 새롭다. DJ는 인류 역사 시작부터 효(孝)에 관한 이야기, 신군부에게 고초당했던 얘기도 해주었는데 "여러분이 김대중과 같이 간다면 행동하는 양심이 되십시오!"라는 말은 지금도 귓가에 맴돈다.

지지 모임 초청은 2005년 어버이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기억한다. 다양한 정치색을 가진 회원들이 정파에 휩쓸리지 않고, 'DJ의 철학과 사상을 배우면서 업적을 홍보하고 우의를 다지는 게 목적'이라는 얘기를 비서관에게 전해 듣고 초청하지 않았나 싶다. 자택 접견실에서 카페 운영 방침을 설명했을 때 손뼉 치며 만족해하던 두 분 모습이 눈앞에 선하다.

모든 행사는 대통령 비서실과 상의해서 치렀는데, '동토의 땅'으로 불리는 동대구역과 부산역, 그리고 전북 익산역에서 환영 행사를 열기도 했다. 부산을 방문했을 때는 DJ가 필자를 찾는다고 해서 정신없이 쫓아가 인사드린 적도 있고, 2009년 4월(23~24) 마지막 고향 방문 때는 KTX에 동승, 육성 녹음도 하면서 하의도에 다녀왔으니 보통 인연은 넘는 것 같다.


 DJ, 군산역 광장 유세(1995년)
DJ, 군산역 광장 유세(1995년) 조종안

필자와 DJ의 첫 인연은 책을 통해 이뤄졌다. 전두환 신군부의 서슬이 시퍼렇던 1984년경 어느 날 군산시 중앙로에 자리한 서점에 들렀다가 <김대중 옥중서신>을 발견했던 것.

이 책은 조작된 죄목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DJ가 옥중에서 아내(이희호)와 주고받은 편지를 엮은 책으로 나는 읽는 내내 분노가 치솟기도 했고, 눈물을 찔끔거리기도 했으며, 환희에 젖기도 하였다.


실물은 1971년 대통령 선거 때 군산 유세장에서 처음 봤다. 그러나 이렇다 할 기억은 떠오르지 않는다. 십수 년 지난 제13대 대통령 선거 때(1987) 평화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그의 모습과 1995년 군산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후 팬카페를 운영하며 제공받은 자료와 동교동 자택 방문 사진들을 보관해 오고 있다. 특히 마지막 고향 방문 동행취재(2009년 4월)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서거 후에는 '장례식장'을 비롯한 'DJ 강좌', '묘소 참배', '추모행사', '사진 전시회' 등을 개최 및 취재하였다. 2010년 'DJ 강좌'를 <오마이뉴스>에 7회 연재하였고, 이희호 여사가 군산에 두 번 다녀간 뒷이야기를 기사화했다.

전북 최초로 군산과 전주 도청에서 김대중 '생애 사진전'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2023년 3월부터 최근까지 'DJ 스터디'를 13회 진행하였고, '이희호 여사 생애 사진전'을 개최했다(관련 기사: "이희호는 DJ와 함께 역사 만들어간 기획자" https://omn.kr/295d7 ). 급기야 책(<DJ 취재기>)까지 내게 되었다.

군산 중심으로 다룬 김대중 전 대통령

 ‘조종안 기자의 DJ(김대중)취재기’ 표지
‘조종안 기자의 DJ(김대중)취재기’ 표지 조종안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은 'DJ, 군산과의 인연(유세 및 방문)', 2장은 '군산에서 열린 다양한 행사(사진 전시회, DJ 스터디, 다큐영화 상영회, 개인 인터뷰 등)', 3장은 '김대중 알아가기' 4장은 '취재 노트' 5장은 '행사 후기 및 답사기' 등으로 나눠 엮었으며, 관련 사진 170여 점을 시대별로 수록하였다.

각 장에 실린 글들은 필자가 DJ 팬클럽(디제이로드, 후광사랑) 회원, '후광김대중마을' 운영자, 인터넷 언론 기자 및 대기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등으로 활동하며(2003년 2월~2024년 8월) 쓴 기사와 팬클럽 게시판에 공유했던 글들을 모아 재구성 및 보완하였다.

책의 특징은 DJ의 다양한 활동 및 관련 행사를 군산 중심으로 다뤘다는 점이다. 그의 군산 유세는 1963년 가을에 처음 열린다. 이후 유세 및 방문 횟수를 발굴해 그 기록을 연도별로 정리하였다. DJ가 유명을 달리한 후에는 '생애 사진전'을 개최하거나 군산에서 열린 행사를 취재, 기사화했다. 이는 부제를 '군산 디제이로드(Gunsan DJroad)'라 한 이유이기도 하다.

군사독재 시절(1970~80년대), 네 번의 죽을 고비와 6년의 감옥생활 등 온갖 시련을 겪으면서도 '시대의 등불' 역할을 했던 DJ, 그의 빛나는 삶과 업적들이 정당하게 평가받고, 왜곡·굴절된 역사가 바로잡히는 그날이 하루빨리 도래하기를 기원해 본다.
#DJ취재기 #DJ군산기념사업회 #김대중대통령 #군산디제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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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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