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 관련 체포영장이 집행되고 있다.
권우성
용산 국방부 청사가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온 건 2022년 3월 15일. 대통령 취임식이 두 달도 남지 않은 시점이다.
용산 이전에 대해서는 수많은 문제가 제기됐다. 국정 공백이 증폭되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모든 것이 준비된 청와대를 그대로 쓰더라도 취임 초반 새 대통령과 참모들은 업무 적응에 난항을 겪기 마련인데, 집무 공간을 옮기면서 발생할 혼란은 이미 예견됐다. 인수위부터 시작한 대통령실의 한 행정관은 "할 일은 많은데 청사에 출근했더니 업무망에 접속되는 컴퓨터가 몇 대 없어서 돌아가면서 쓸 정도였다"라고 대통령실 출근 첫날을 회고했다.
청와대라는 상징을 국방부 청사라는 사무용 건물로 대체하는 국격 문제도 이미 지적됐다. 지난해 5월 국가안보실 관계자에게 '청와대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 대통령실은 외국 손님 접대에 적합하냐'고 물었다. 그는 단번에 "쪽팔리죠"라고 답했다. 이전 비용은 현재까지도 정확하게 계산돼 공개되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 이전은 그렇게 간단히 결정할 문제가 아니었다. 오죽하면 문재인 대통령을 보좌한 임종석 전 비서실장까지 나서서 급하게 결정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그 이틀 뒤 당선자 신분인 윤 대통령이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 강행 의지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현재 청와대는 본관과 비서동이 분리되어 있어 대통령과 참모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고 했는데, 거짓말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비서들과 함께 여민관 집무실을 사용했다.
윤 대통령의 고집을 '보좌'해 용산 이전을 관철한 게 그와 내란을 함께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라는 점은 상징적이다. 지금은 내란과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용현 전 장관은 인수위 당시 '대통령실 재구성 TF'를 사실상 이끌었다.
용산 이전을 주도한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대통령 경호처장이 되어 소위 '입틀막 경호'로 윤 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과시하고 시민들로부터는 욕을 먹었다. 윤 대통령과 내란을 모의하던 김 전 장관은 국방부 장관을 맡아 본격적으로 내란을 주도하다가 체포돼 구속기소됐다.
내각이 '예스맨'으로 채워지는 결과 낳아

▲조사 마친 윤석열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에서 체포돼 나온 것은, 그가 대통령직에서 한 일들의 당연한 귀결이다. 바른 말 하는 사람을 싫어하고 시키면 무조건 하는 참모만 중용하다 보니 '비상 계엄만은 안 됩니다'라며 바짓가랑이를 붙잡는 참모를 곁에 두지 못한 지경에 이른 것이다.
내란뿐이랴. 어디서 왔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의사 2000명 증원'이라는 숫자를 밀어붙이다가 의료 파탄을 빚고 있는 의료개혁, 재벌 총수들을 거느리고 의기양양하게 도전했다가 '쪽박'을 찬 엑스포 유치 도전, '카르텔'을 혁파한다며 연구개발 토대를 무너뜨린 대규모 예산 삭감, 재정건전성을 신줏단지 모시듯하다가 누적된 엄청난 세수 결손으로 인한 재정 파탄까지. 부작용과 절차에 대한 고려 없이 윤 대통령의 망상을 어떻게든 실현시키려다 국가를 망친 예는 널렸다.
윤 대통령이 김용현 전 장관을 절대적으로 신임하게 된 계기가 '용산 이전'을 관철한 것이었다. 이같은 선례는 대통령실과 내각이 '예스맨'으로 채워지는 결과를 낳았다. 대통령이 정당한 영장집행에 경호처를 동원해 저항하다가 체포돼 나오는 이 불행한 역사의 시작점이 바로 윤 대통령이 밀어붙인 용산 이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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