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내리는 구름 발달과정 장기간 내리는 구름 발달과정
허관
인간은 분류의 동물이다
인간은 분류를 하지 않으며 속이 터져 죽는 병이라도 걸린 것처럼, 모든 것을 분류한다. 지구상에 바글거리는 모든 생명체를 '종속과목강문계' 일곱 가지로 분류했고, 다양한 인간을 보수와 진보로 나누었다. 강물처럼 흐르며 수시로 변하여 우주의 별보다 더 다양한 형태의 구름도 10종류로 분류했다. 분류의 기준은 높이와 형태다. 높이는 상층운, 중층운, 하층운, 그리고 연직으로 발달하는 수직운으로 분류하고, 형태는 덩어리인지 아니면 넓게 퍼져있는지로 나눈다.
상층운 : 권운, 권적운, 권층운
중층운 : 고적운, 고층운, 난층운
하층운 : 층적운, 층운
수직운 : 적운, 적란운
구름 이름에 적(積)이 들어가면 뭉게구름처럼 덩어리 형태고, 층(層)이 들어가면 장마철 하늘을 덮은 구름처럼 넓게 퍼졌다. 아주 흔하게 보이는 뭉게구름은 적운(積雲)이고, 여름철 장마 때 하늘을 두껍게 덮은 구름의 이름은 난층운(亂層雲)이다. 한겨울 하늘 높이 물고기 비늘처럼 떠 있는 구름은 권적운이고, 얇은 반투명 하얀 실루엣처럼 하늘을 덮은 구름은 권층운이다.
그리고, 호랑이와 사자가 모두 고양잇과에 속하지만, 좀 더 세부적으로 사자와 호랑이는 다른 종인 것처럼, 구름도 수많은 종과 변종, 그리고 부변종으로 분류한다. 이렇게 분류하면 총 100종이다(기본 운형 10, 종 26, 변종 31, 부변종 33).
관천망기로 날씨를 예측해 보기
벌써 날씨를 예측한다고? 걱정할 필요 없다. 이미 우리는 사례 1과 사례 2에서 기본 운형 10종을 봤다. 사례 1은 한여름의 소나기가 내릴 때 구름의 변화를, 사례 2는 온난전선 앞에서 지루하게 내릴 때 구름의 변화다(전선과 강우 현상은 다음에 다루기로 한다). 그러니까 한여름 오후에 내리는 세찬 비의 주인공 구름은 적란운이고, 지루하게 내리는 비의 주인공 구름은 난층운이다. 적란운과 난층운의 일생을 따라가다 보면 10종의 기본 운형을 다 만날 수 있다.
다시 사례 1을 머릿속에 떠올려보자.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땡볕이 기승을 부리는 어느 여름날 아침 하늘에 떠 있는 뭉게구름이
적운(A)이다. 뭉게구름이 둥둥 떠다니다가 한낮이 되면 뭉게구름이 브로콜리처럼
(B) 부풀어 오르다가, 거센 소나기가 내린다. 천둥번개가 요란하고, 금방 강물이 불어난다. 이때의 구름이
적란운(D)이다. 이따금 구름 아랫부분이 어두워지면서 구름 꼭대기를 가리는 데 이 구름이
층적운(C)이다. 계속 부풀어 오르던 구름 정상은 마치 투명 유리에 막힌 것처럼 구름이 옆으로 퍼져 흩어지면서
권운(E)이 된다.
사례 2. 일기예보에서는 지루한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 하늘은 맑다. 하늘에 보이는 거라고는 서쪽 하늘에 떠 있는 새털 같은 구름이
권운(E)이다(적란운 정상에서 흩어진 권운과 같은 종이다). 오후에 새털구름이 하얀 비단처럼 펴진 구름이
권층운(A)이고, 이따금 고등어 비늘처럼 보이기도 하는 구름은
권적운(B)이다. 고등어 비늘이 커져 양 떼처럼 보이면
고적운(C)이다. 비단처럼 하얗던 구름은 점차 고도를 낮추며 희색으로 변하면
고층운(D)이고, 희색의 구름이 점점 두꺼워지면서 일기예보처럼 지루한 비를 내리게 하는 구름이
난층운(E)이다. 이따금 비가 소강상태를 보일 때, 구름이 낮게 내려온다. 낮게 내려온 구름은 안개가 되는 데 이를
층운(F)이라고 한다.
마른하늘에 날벼락 치듯이, 한여름 오후에 갑자기 자라 한바탕 난리를 피우는 구름의 일생을 유심히 보면 적운, 적란운, 층적운, 권운을 만날 수 있고, 저기압이 다가와 지루한 비가 내릴 때는 권층운, 권적운, 고적운, 고층운, 난층운, 층운을 볼 수 있다.
물론, 기본 운형 10종 말고도, 세부 분류로 100종이 있고, 구름은 한 형태로 머무르지 않기에 수시로 변하기에 딱 잘라 저 구름은 뭐라고 단정 짓기 난해하지만,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고 한여름 강한 소낙비를 쏟는 사나운 적란운이나 지루한 비를 내리는 난층운의 일생을 가만히 보다 보면 비슷한 시가에 비슷한 구름이 생겼다가 사라진다.
이처럼 구름의 형태를 보면 앞으로 날씨가 어떻게 될지 대략 예측이 가능하다. 한여름 뜨거운 태양이 기승을 부리는 날 오후에 구름이 브로콜리처럼 부풀어 오르면 강한 소나기가 내릴 징조고, 늦봄에서 늦가을 사이에 하늘 높이 새털 같은 구름이 비단처럼 하얗게 펴지면서 점차 아래로 내려와 짙어지면 지루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날씨의 변덕이다.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날씨의 변덕은 유난스럽다. 브로콜리처럼 부풀어 오르다가도 그냥 흩어지기도 하고, 하늘을 어둡게 덮고 있던 구름이 비 한 방울 떨어트리지 않고 그냥 사라질 때도 있다.
교과서의 내용과 함께 생각해 보기
안개와 구름은 다를까?<비상교육 중학교 과학 3, 73쪽>
안개와 구름은 모두 수증기가 응결하여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늘 높이에서 수증기가 응결하면 구름이 되고, 지표 부근에서 수증기가 응결하면 안개가 된다. 특히 구름이었다가 안개이었다가 하는 구름이 있다. 비가 내린 후 등 습도가 높을 때 하늘에 떠 있던 구름이 땅으로 내려와 주변을 덮을 때가 이따금 있다. 이를 층운(F)이라고 한다. 이 안개는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새벽에 생기는 안개와는 다르게 이동 속도가 빠른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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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에서 24년간 근무했다. 현대문학 장편소설상과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최근작『남극 펭귄 생포 작전』(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블루픽션-85)은 2024년 경기문화재단 경기예술지원 사업에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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