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라이 '르 메르디앙 호텔' 정원입니다.
박상훈
방을 두 개 얻는다면 안 써도 될 돈을 쓰는 셈이다. 좀 편하자고 방을 두 개 얻으면 당연히 방값으로 두 배나 되는 돈을 지출해야 한다.
사실 방 값이라고 해봐야 크게 비싸지는 않다. 태국 치앙라이는 물가가 싸서 지금 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의 경우 방 하나를 한 달 빌리는 데 우리나라 돈으로 20만 원 정도 밖에 하지 않는다. 그 정도 쯤이면 방을 두 개 얻어도 괜찮겠다 싶지만 그래도 가외의 돈이 더 들어간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남편의 제안을 단 칼에 내쳤다.
"무슨 방을 두 개씩이나 얻자고 하는 거야? 왜 쓸데없는 데 돈 쓰려고 해."
그렇게 쏘아 붙였다. 그런데 다시 생각하자 괜찮을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돈'을 더 쓴다는 그 생각을 지우자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일단은 나만의 공간을 가진다는 게 좋았다. 그래서 남편에게 말했다. '괜찮은 생각 같다'고, '방 두 개 얻는 것 한 번 생각해보자'고 말했다.
부부는 일심동체, 그러나...
세상은 '부부'에게 요구하는 틀이 있다. '부부는 일심동체'여야 한다는 말이 그것이다. 두 사람이 마치 하나의 존재처럼 같이 행동하고 같은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 말이 품고 있는 뜻이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비난의 손가락질을 한다. 부부는 이래야 한다는 정답이 있기라도 한 양 우리 사회는 무언의 압력을 부부에게 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