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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아픈 아이에게 '희망'이 되는 사람들

[광주의 힘③] 어린이가 건강한 광주, 공공심야병원 달빛어린이병원

등록 2025.01.09 16:04수정 2025.01.0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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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건강한 광주를 위해, 누구나 제때 치료받을 수 있도록, 공공 심야 병원인 ‘달빛어린이병원’은 어둠 속, 아픈 아이와 함께 급하게 병원을 찾은 부모에게 안식처가 된다. 의료의 최전선에서 희망을 밝히는 사람들. 그들의 작은 불빛들이 모여 아이들의 건강한 내일을 만들어간다. 달빛처럼 부드럽지만 결코 꺼지지 않는 그들의 헌신으로 오늘도 광주의 밤은 환하다.[기자말]

 권장훈 광주 기독병원 소아청소년과 의사
권장훈 광주 기독병원 소아청소년과 의사 매거진G

▲ 권장훈 광주 기독병원 소아청소년과 의사 = 사람들이 곤히 잠들어 있을 시간에도, 이곳, 광주 기독병원 소아청소년과는 분주하다. 평일에도 하루 서른 명에서 마흔 명 정도 찾아오는 어린이 환자들. 쉼 없이 돌아가는 그의 하루. 피곤하고 힘들 때도 많았지만, 그에게는 그런 밤이 당연한 일이었다.

그가 처음 소아과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던 이유는 아이들이 좋아서였다. 어릴 적부터 작고 순수한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을 지켜주고 싶었다. 그러나 그 길은 쉽지 않았다.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은 혈관이 작고, 약물에 예민해 그만큼 신경 써야 할 것도 많았다.

"2025년도는 특별한 건 없어요. 제 목표는 제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뿐이죠."

당신이 잠든 사이에 어두운 밤을 밝히는 가로등처럼

하지만 힘든 와중에도, 천만다행으로 좋아지는 아이들. 그 작은 생명들을 보듬으며 얻는 뿌듯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보상이었다. 병동처럼 아이들과 라포를 형성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끔은 아쉽기도 하지만 치료를 마친 후 "감사합니다, 선생님"이라며 해맑게 웃어주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 모든 고단함이 씻겨내려 갔다.

바쁜 하루가 지나고, 어느새 성큼 다가온 2025년. 그는 담담하게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특별한 포부나 화려한 목표를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말 속엔 의사로서의 굳은 신념이 담겨 있었다. 마치 흔들리지 않는 불빛처럼, 그는 묵묵히 아이들을 지켜주는 존재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보호자들에게 당부를 전했다. 의료환경에 불안정한 시기이므로, 아이들이 아프지 않도록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기본적인 위생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깊은 마음이 묻어났다.


그는 오늘도 늦은 밤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그 자신보다도 어린이 환자들을 먼저 생각하며. 어둠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가로등처럼, 그는 최선을 다해 누군가의 '든든한 존재'이자 희망의 빛이 되고 있었다.

달빛에 담은 소원 병동을 물들이는 따스함


 권장훈 광주 기독병원 소아청소년과 의사
권장훈 광주 기독병원 소아청소년과 의사 매거진G

▲ 정경화 광주 센트럴병원 소아청소년과 수간호사 = 간호사들은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작은 신호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려 밤낮없이 병동을 누빈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어루만지는 치유자들. 그들의 손길 덕분에 환자들은 아픔을 이겨낼 힘을 얻곤 한다.

산부인과에서 시작한 그녀의 경력은 시간의 흐름을 거쳐 지금의 자리인 아동병원에까지 이르렀다. 간호사로서, 그리고 두 아이의 엄마로서 그녀는 달빛어린이병원의 역할이 아이들 대신 아파주고 싶은 부모들에게 한 줄기 희망처럼 느껴지는 곳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때로는 보호자들의 행동에 서운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부모의 마음을 잘 알기에 더 깊이 이해하려 노력한다는 그녀다.

식사할 시간도, 화장실 갈 시간도 제대로 챙기지 못할 정도로 바쁘고 힘든 날들이 이어지지만, 그 속에서도 미소를 짓게 만드는 소소한 기쁨이 있다. 치료를 마치고 엄마 손을 잡고 웃으며 떠나는 아이의 뒷모습. 그리고 '덕분에 건강히 퇴원한다'며 건네는 보호자들의 진심 어린 감사 인사.

병동의 아이들이 건네는 작은 사탕과 삐뚤빼뚤한 글씨로 '선생님 같은 멋진 사람이 되겠다'며 정성껏 쓴 편지와 그림들은 벅찬 감동과 뿌듯함을 선물한다. 힘들 때마다 벽에 붙여둔 이런 편지들과 그림을 보며 미소를 짓곤 한다고. 이런 순간들이 고단함을 녹여주는 비타민 같은 힘이 된다.

잔잔하게 어루만지는 삶, 그 속에 스며든 달빛 같은 온기

그동안 쉼 없이 달려왔다는 그녀는 이제야 자신에게 말을 건넨다. 그동안 참 고생했고, 많이 힘들었지만 잘 버텨왔다고, 장하다고. 그 말 속에서는 자신을 향한 위로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성실히 살아가겠다는 다짐도 담겨 있는 듯했다.

그 진심 어린 바람으로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 그녀. 그녀의 목소리에 깊은 밤 창가에 스며드는 달빛처럼 잔잔하고 따뜻한 온기가 묻어 있었다. 그녀 자신은 비록 하루하루가 고단했을지라도, 그 속에서 작은 희망의 불빛을 찾아온 시간들이었다. 고요한 밤하늘을 물들이는 달빛처럼, 그녀는 환자들을 잔잔히 어루만지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병원에 있는 모든 아이가 건강하게 퇴원하면 좋겠고요. 광주 시민 여러분들도 모두 행복하고 건강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현장에서 환자들을 위해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을 동료 간호사들에게도 진심 어린 응원을 보냅니다."
#매거진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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