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오전 윤석열퇴진예술행동과 문화예술인들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관저앞에서 '윤석열과 내란범 즉각 체포를 촉구하는 문화예술계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송경동
윤석열 체포영장 연장됐으니 이번엔 잡을까요? 잡게 해야죠. 지난 6일 3박 4일 동안 지냈던 이곳 한강진 광장을 떠나며 윤석열 체포 안 되면 다시 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래도 이건 너무 빠르지 않는가. 이틀만에 다시 윤석열 공관 앞에 섰습니다.
8일, 윤석열퇴진예술행동에서 긴급 논의해 '윤석열 즉각체포·구속·파면 문화예술인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극우집단과의 마찰을 피해 지난 3박 4일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주셨던 일신홀과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사이길에서 했습니다. 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
그런데 무지 춥더군요. 1시간도 안 걸렸는데 손발이 에이고 귀가 얼얼하고 오금까지 저렸습니다. 빨리 따뜻한 곳으로 들어가고만 싶었습니다. 제 스스로도 기가 막혔습니다. 이 날씨보다 훨씬 추웠고 폭설과 비까지 내렸던 그 3박 4일의 낮과 밤을 총 7시간 정도 자며 꼬박 샜다니. 난방버스에도 안 들어가고 밤새 광장을 서성거렸다니. 언 손을 호호 불며 눈이 내리면 눈이 온다고 쓰고, 비가 내리면 비가 온다고 쓰고, 여명이 다가오면 아침이 밝았다고 쓰고 있었다니요.
저도 이해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사람인가 봅니다. 어떤 목표나 분노, 용납할 수 없는 일, 열정 등이 생기면 없던 힘도 나니까요. 그런 힘으로 어떤 이들은 12월 3일, 계엄군이 죽음의 비처럼 내리던 국회의사당 앞으로 나가기도 하고, 12월 21일 남태령으로 가기도 하고, 1월 3일 한강진으로 나오기도 했겠죠. 5.18 광주항쟁 당시 도청광장을 사수했던 이름 없는 이들의 마음도 그런 거였겠죠.
문화예술인들은 지난 12월 31일과 1월 1일, 1박2일에 걸쳐 윤석열이 숨어 있는 관저 뒷산 매봉산 신년산행을 계획한 바 있습니다. 안타까운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유가족들과 마음을 함께 하기 위해 하루 전날 잠정 연기를 결정습니다. 그 연기된 일을 이제 다시 하자고 8일 기자회견 후 현장에서 결의했습니다. 이번엔 국민의힘을 잡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내란·외환·폭동 공모·동조·부역·선전·선동 "국민의힘 해체쇼"'(가칭)입니다. 끝나는 시간은 그 광장에 모이신 분들과 함께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 ‘내란수괴 윤석열 대통령 체포, 구속’을 촉구하며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앞 도로에서 밤샘 농성을 한 노동자, 시민들이 5일 오전 체온유지를 위해 은박 담요로 몸을 감싸고 있다.
권우성
세 개의 지도부
현재 열린 광장의 지도부는 셋인 듯합니다. 하나는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입니다. 주말마다 수십 만 규모의 집회 시위를 조직하고 책임지는 시민사회·노동민중 단체들의 연대체입니다. 1700여 개의 단체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때가 되면 길을 여는 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와 빈민단체들, 시민사회단체들, 인권 교육 법률 평화 민중 생태환경 소수자 진보정당 문화예술미디어 단체 등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 광장이 차별과 혐오 등으로부터 자유로운 광장이 되도록, 윤석열 내란세력 단죄를 넘어 평등 평화의 새로운 사회를 열어가는 대개혁, 대전환의 광장이 되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 '윤석열 체포구속' '사회대개혁' '개방농정 철폐' 등을 요구하며 서울로 온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소속 ‘전봉준투쟁단 트랙터 대행진’이 지난 12월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부근인 한강진역에 도착하자 미리 와 있던 시민들이 환영하고 있다.
권우성
그리고 또 하나의 지도부는 금번의 열린 광장에 새롭고 젊은 힘을 보태며 광장의 주역이 되고 있는 2030 응원봉 전사들일 것입니다. 이들 응원봉 부대는 남태령대첩과 한강진대첩을 거치며 키세스 전사로도 불리고, 눈부처로도 불리고, 은박 투사들로도 불리며 거듭거듭 진화를 더해갑니다.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과 사회적 분노가 무엇인지 분명히 밝힙니다. 기존 조직들의 깃발을 치우라 하지 않고 1인 깃발, 2인 깃발로 자신을 분명히 세우며 연대합니다. 전태일병원에 3일만에 10억의 기금을 보내고, 현재 1년째 공장옥상에서 고공농성 중인 한국옵티컬 소현숙·박정혜를 응원하는 기금을 보내고, 명태균 지시를 윤석열이 받아 공안탄압하려 했던 거제대우조선 비정규직들을 응원하는 투쟁 기금을 보냅니다. 부양의무제,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해 지금도 지하철 투쟁을 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를 응원합니다.
실상 자신들은 이 엄혹한 신자유주의 시대에 학자금 대출에 시달리는 학생이거나, 시급제, 기간제, 파견제, 실업 상태 등 여러 비정규·불안정 노동에 시달리는 청년 노동자들이었습니다.
더불어 이중 삼중 사중의 온갖 여성 차별과 혐오 등에 시달리며 미래를 계획할 수 없는 분노의 세대였습니다. 그들이 가난한 호주머니를 털어 기성 노동자 민중 운동을 지원한다니 "죽은 자가 산 자를 살린다"는 한강 소설가의 말처럼 정말 미안하고 염치없는 일이자, 천지가 개벽하는 소식일 따름입니다. 그들이 진정한 이 민주주의 광장의 새로운 주인으로 서나가게 되기를 간절히 응원해 봅니다.
또 하나의 지도부는 광장에 나오지 못하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이 광장을 지켜보며 필요한 때 보급부대를 자처하며 연대의 마음을 보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입니다. 후방이 없는 전방은 금세 무너지거나 고립되고 맙니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뿌리에 기대지 않으면 여린 대나무 숲이 세찬 비바람을 견디며 서 있을 수 없습니다.

▲ 지난 8일 오전 윤석열퇴진예술행동과 문화예술인들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관저앞에서 '윤석열과 내란범 즉각 체포를 촉구하는 문화예술계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송경동
광장은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이나 남태령이나 한강진의 밤에만 열려 있지 않을 것입니다. 김밥이나 핫팩 배달을 해주고 다시 가난한 생활의 어둠 속으로 가야 했던 그 젊은 청년 배달노동자의 가슴에도 열려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오늘 열린 광장이 광장에조차 나올 수 없는 각박한 삶 속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의 광장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1100만 비정규직의 희망을 위한 광장이며, 차별과 혐오 없는 사회를 바라는 여성들과 소수자들의 광장이며,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를 만들어가는 광장이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공동체의 성원 모두가 최대한의 헌법적 권리를 보장받으며, 차별받지 않고 외면받지 않고, 모두가 조금은 더 평등하고 평화롭고 넉넉한 삶을 얻어가게 하는 사회대개혁, 대전환의 광장이 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11일에 100만 시민행진을
1월 11일(토)은 그런 우리 모두의 마음을 모아 100만 시민행진으로 나아가자는 집중의 날입니다. 이번에도 제대로 된 체포영장 집행을 안 한다면, 이번에도 내란 공모·동조·집단들이 방해를 한다면 정말 우리 주권자들 모두가 나서겠다는 분노와 함성을 모으는 또 한번의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나부터, 우리부터, 내 주위에서부터 1월 11일, 윤석열 즉각체포·구속, 내란 동조세력 심판 100만 시민행진 참여를 결의하고 조직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 오는 11일 열리는 윤석열 즉각 체포·퇴진! 사회대개혁! 범시민총궐기대회 포스터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2025년 지역 행동 (1/7~1/13)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그보다는 작은 광장이지만 외투기업 닛토덴코의 먹튀와 부당해고에 맞서 1년째 고공농성 중인 구미 한국옵티컬 여성노동자 두 분을 응원하는 희망텐트촌 버스가 구미로 출발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내란외환 등을 통해 수많은 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며 이 사회를 어둡고 어두운 군부독재 시대로 회귀시키려 했던 내란 세력들이 여전히 국무위원이니, 국회의원이니 하며 떵떵거리는 이상한 세계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조금씩 다시 창궐하고 있는 신종 극우파쇼의 씨앗들이 아닐지 잘 보아야 할 것입니다. 비상한 행동이 필요한 비상한 시기, 분노해야 할 때 분노하지 못한 시민은 모욕과 지배와 그에 따른 고통만을 떠안게 될 것입니다.
분명한 내란 종식을 통한 새로운 사회대개혁, 대전환의 그날까지 서로를 잘 지키며 지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들이 바라는 건 이만하면 이제 일상이 회복되었다는 허위와 가식을 우리 모두가 받아들이게 하는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물론 우리가 이길 것입니다. 정의가 승리할 것입니다. 그게 우리 모두의 평범한 삶과 생활, 생명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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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에게 없는 3가지...국민이 이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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