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설판 적설 관측을 위해서 적설판 3개가 필요하다. 계속 쌓여있는 적설 관측용 1개, 3시간 신적설 관측용 1개, 일 신적설 관측용 1개다. 적설 관측용은 계속 놔두며 관측한다. 3시간 신적설판은 3시간마다 관측하고 눈을 다 치운다. 일 신적설판도 하루가 지나면 치운다.
허관
하지만, 위의 그림처럼 관측하는 시대는 지났다. 지금은 레이더로 자동 관측하여 적설, 일 신적설, 3시간 신적설, 24시간 신적설을 구한다.
우박도 녹이면 물이 되고, 눈도 녹이면 물이 된다, 안개가 짙게 끼었을 때 응결하여 물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처럼 형태와는 상관없이 일정 기간 일정한 곳에 내린 물의 총량을 강수량이라고 한다. 당연히 눈이 내리면, 반드시 강수량도 같이 관측된다. 하지만, 현재 눈이 쌓여있다고 하여 반드시 강수량이 있는 건 아니다. 어제 내린 눈이 아직도 쌓여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에 쌓여있는 눈은 이전에 내린 눈이 녹지 않고 쌓여있는 것이다.
무거운 눈과 가벼운 눈
기상청은 2023년 12월부터 눈이 많이 내리는 광주와 전남지역에서 눈 무게 예보를 시작해서, 전국으로 확대 시행 중이다. 무거운 눈이 예상되면 '이번 눈은 평균보다 습하고 무거운 눈'이라고 일기예보 발표 시 알려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벚꽃잎처럼 약한 바람에도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며 내리는 눈을 보면 너무나 가볍게 느껴진다. 하지만, 빗방울 하나하나가 모여 강물을 이루듯이, 눈도 쌓이면 무겁다. 특히 기온이 높고 습한 날씨에 내리는 눈은 비닐하우스, 약한 건축물 등에 피해를 입힌다. 그래서 무거운 눈 예보를 실시한 것이다. 이렇게 습기를 많이 머금고 있는 눈을 습설(濕設)이라고 한다. 습설을 확대해 보면 육각형 모양이다.

▲확대한 눈송이 자동차 창문에 붙어있는 눈송이를 확대했다. 원래는 육각형이었는데 창문에 닿자마자 녹아 모습이 변형되었다.
허관
반대로 기온이 낮고 건조한 날씨에 내리는 눈을 건설(乾雪)이라고 한다. 건설은 한겨울 맹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자주 내린다. 눈의 결정은 습설의 육각형 구조와는 다르게 거칠어 잘 달라붙지 않아 눈송이가 작다.
눈구름은 주로 고도는 약 1,500m 근처에서 만들어진다. 1,500m의 기온은 영하 8도보다 높으면 습설이 내릴 가능성이 크고, 영하 8도보다 낮으면 건설이 내릴 확률이 높다. 이 외에도 눈구름이 바다에서 만들어졌는지 아니면 육지에서 만들어졌는지도 중요하다. 바다에서 만들어 졌으면 그만큼 습설일 확률이 높다.
일반적으로 습설은 1㎡ 면적에 50cm 이상 쌓였을 경우 약 150kg으로 성인 남자 두 명이 올라가 있는 무게와 비슷하다. 실제로 행정안전부에서 발표한 자연 재난 통계에 따르면 2011년∼2020년까지 10년간 대설로 인한 피해액이 1,574억 원가량이었다. 이 피해의 대부분은 무거운 눈 때문이었다. 대표적으로는 2014년 2월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가 있다.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체육관 지붕이 무너져 사망자 10명을 포함해 2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이때 체육관 지붕에 쌓인 눈의 무게는 약 180톤 정도였다.

▲새내기 희망 뺏어간 참사 현장 2014년 2월 18일 부산외대 신입생 환영회 도중 붕괴된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의 모습. 이날 날이 밝으며 확인된 체육관은 지붕이 무너져내리고 벽체 등 구조물이 전체적으로 뒤틀리는 참혹한 광경이었다. 17일 오후 발생한 붕괴 사고로 10명(부산외대생 9명, 이벤트업체 관계자 1명)이 사망하고, 1백여 명이 부상했다.
이희훈
무거운 눈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으면 시설물을 미리미리 챙기고, 비닐하우스 등에 눈이 쌓이면 수시로 치워야 하는 이유다.
새하얀 눈을 보며 느끼는 단상
나는 24년간 자연을 벗 삼아 살아온(기상청 근무) 자연인이다. 정치엔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런데 오늘 아침 뉴스를 보고 마음이 무거웠다. 외신(일본 아사히신문)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종종 동트기 전까지 술을 마셨다'는 내용 때문이었다. 정치에 무관심한 나조차 부끄럽게 하는 내용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눈의 냄새를 맡는 초능력 말고, 나에게는 또 하나의 초능력이 있다. 군 복무 시 어쩌다 보니 유격 조교를 했다. 유격 조교는 두 부류가 있다. 하나는 행동 시범으로 보여주는 조교 그리고 다른 하나는 시나리오 조교다. 시나리오 조교는 시범 조교가 시범을 보일 때 동작마다 설명하는 조교다. 짧게는 3분, 길게는 7분가량 시범 조교의 동작에 맞춰 계속 설명해야 한다. 나는 시나리오 조교였다. A4용지 서너 장은 거뜬히 넘는 분량인데도 군 제대한 지 3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다 외우고 있다. 이와 같은 초능력이 생긴 건 구타였다. 구타가 난무하던 시대였다.
대한민국 국회에 무장한 군인들이 뛰어다니는 광경에 나는 구타가 난무하던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마음이 쓰렸다. 이제는 역사로만 접할 것 같았던 그때의 상황이 재연되다니. 그것도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에서.
기사를 쓰는 지금도 창밖엔 눈송이가 날린다. 무거운 습성눈이다. 서울살이 때 눈은 귀찮은 존재였는데, 시골살이하면서 눈이 내리면 너무나 좋다. 세상이 깨끗해지기 때문이다. 지금 내리는 눈이 대한민국의 혼탁한 현실을 깨끗하게 하는 서설(瑞雪 ; 상서로운 눈)이기를.

▲자동차를 덮은 눈 지금도 계속 눈이 내리고 있다
허관
<<교과서와 함께 생각해보기>>
구름에서 어떻게 비를 내릴까?<비상교육 과학 3, 74쪽>
비가 왜 내리는지 설명할 때 두 가지 이론이 있다. 빙정설과 병합설이다. 수증기가 서로 달라붙어 무거워져야 비가 내린다. 수증기가 달라붙기 위해서는 작은 입자가 있어야 한다. 작은 입자가 얼음 알갱이인 경우를 빙정설, 수증기가 엉겨 붙어 생긴 입자를 병합설이라고 한다. 빙정설은 쉽게 얼음 알갱이가 발생할 수 있는 중위도(남북위 20-50도) 지역에서, 병합설은 저위도(적도-남북위 20도)에서 비가 내리는 이유를 설명하는 이론이다. 대기중에 작은 먼지 알갱이가 많아도, 비가 내린다. 먼지 알갱이에 수증기가 달라붙기 때문이다.
남극 펭귄 생포 작전
허관 (지은이),
비룡소,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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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에서 24년간 근무했다. 현대문학 장편소설상과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최근작『남극 펭귄 생포 작전』(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블루픽션-85)은 2024년 경기문화재단 경기예술지원 사업에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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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트기까지 술 마셨다는 대통령 그리고 새하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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