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병대예비역연대가 9일 오전 박정훈 대령의 1심 무죄 선고 직후 서울 용산구 군사법원을 출발해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까지 행진했다.
김화빈
행진 선두에 선 정원철 회장은 "어떻게 나라를 위해 봉사한, 30년을 복무한 군인 박정훈을 항명수괴로 몰 수 있단 말인가. 누가 우리 해병대를 정권과 싸우게 만들었나"라며 "(법대로) 고 채상병 수사를 제대로 이첩했더라면 우리가 이렇게 나설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간 박 대령을 1년 넘게 항명수괴 혐의로 몰았지만, 시민들은 물론 군인들도 (그간) 누가 부당했는지 다 안다"며 "(12.3 내란 사태 이후) 내란수괴인 윤석열이 지시해도 경찰과 군인은 말을 듣지 않는데, 오직 경호처만 윤석열의 사병처럼 굴고 있다. 그러니 우리가 나서야 한다"고 했다.
정 회장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2차 집행에 대비해 지난 6일 관저 앞을 지켰던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을 두고도 "내란에 동조한 45명 의원들이 아직도 윤석열에게 충성하고 있다"며 "쪽팔려서 못 살겠다. 정신 나간 이 정당도 처단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박정훈 대령 '무죄'에 난리난 대통령관저 앞 ⓒ 김화빈
이날 행진 후 관저 인근에 마련된 연단에 오른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 대령의 1심 판결을 인용하며 "(위법·부당 명령의 주체가)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그 명령이) 국민과 나라를 배신하는 것이라면 불복종하는 것이 헌법정신임을 이번 판결로 재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도 "이 타이밍에 '부당한 명령에 복종하지 말라'는 판결의 의미를 지금 누가 들어야 하나"라며 "적법하게 발부된 영장에 저항하는 건 위법이니 명령을 거부하라는 걸 경호처에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윤석열이 '조직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할 때 국가와 헌법에 충성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는 본인이 스스로 왕인 줄 아는 반헌법적 인물이었다"며 "아직 내란은 종식되지 않았다. 우리 경호처 공무원들은 오늘 판결 정신을 꼭 기억하시라"고 당부했다.
박 대령 변호인단 소속 김규현 변호사는 "누구도 수사에 부당한 외압을 가할 수 없고, 그런 명령을 받으면 저항해야 한다는 것을 국방부 장관 밑에 있는 군사법원 군 판사들이 선언한 것"이라며 "박 대령을 감옥으로 보내려고 했던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 이하 군 검사들과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 등은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해 "이 모든 것의 흑막이자 대통령실 뒤에 숨어서 광기의 전화를 해댄 사람, 박 대령이 (적법하게) 사건을 경찰로 이첩하자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세 번이나 전화질을 했던, 관저 뒤에 숨어 있는 그 사람도 이제 우리 수거할 때가 됐다"며 "사건의 매듭이 풀어지고 있다. 부당한 명령을 했던 모든 이들 전부 재판대에 세워 정의가 이뤄지는 날까지 쉬지 않고 달릴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국방부, 항소 포기하고 박정훈 복귀시켜야"

▲'무죄' 선고 받은 박정훈 대령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항명과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군사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뒤 어머니 김봉순씨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지역군사법원은 이날 항명,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 대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박 대령은 지난 2023년 7월 19일 발생한 해병대 고 채상병 사망사건의 조사 결과를 김계환 당시 해병대사령관의 명령에 반해 경찰에 이첩했다는 이유로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해병대 사령관 지휘감독 범위에 이첩 중단을 명령할 권한이 없어 '수사기록 이첩 명령'은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선고 직후인 오전 10시 30분께 법정 앞은 국방부의 항소 포기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수녀, 어린이, 대학생, 군에 자식을 보낸 어머니, 시민 등 400여 명은 저마다 손에 붉은 장미꽃을 들고 "국방부는 박정훈 무죄판결에 항소를 포기하라"고 외쳤다.
"박정훈이 이겼다!"
"국방부는 박정훈을 원대 복귀시켜라!"
박 대령은 이들을 만나 눈물을 잠시 글썽인 뒤 "지난 1년 반 오직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이 있었기에 정의로운 재판 결과를 받을 수 있었다"며 "수근이 네 죽음에 억울함이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갈 길이 험하겠지만,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그것이 정의이자 법치의 길"이라고 말했다.
사건 초부터 박 대령의 변호를 맡은 김정민 변호사는 "(군사법원이) 대통령의 (수사) 개입 여부를 명시적으로 판시하지 않았지만, 법리적으로 큰 무리 없이 판단했다"며 "남은 문제는 군검찰의 항소인데, (김선호) 국방부 차관이 항소를 포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박 대령을 해병대 수사단장과 군사경찰 병과장으로 복직시켜야 한다"며 "(박 대령과 함께 했던) 수사단 인원들도 거의 매장되다시피 했는데, 이들도 다시 살려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현장] 박정훈 대령 '무죄' 받자 대통령실 달려간 해병대들 ⓒ 김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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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앞에 겸손하겠습니다. 사회부 법조팀 김화빈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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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무죄에 한남동 간 해병들 "수괴 윤석열 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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