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골단? '반공청년단'으로 불러달라" 최근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반대하는 한남동 관저 앞 집회에 참여해 '백골단'으로 회자된 반공청년단 단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반공청년단 출범 기자회견을 연 뒤 흰색 안전모를 챙겨 나서고 있다. "최근 민주노총의 윤 대통령 불법 체포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시위를 벌인 청년들"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들은 "일부 언론은 저희를 백골단으로 소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김정현 반공청년단 단장은 "우리 조직의 공식 명칭을 '반공청년단'으로 하기로 결정했다"며 "'백골단'은 반공청년단의 예하 조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위협하고 국론 분열을 초래할 수 있는 (윤 대통령) 탄핵 절차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윤 대통령에 대한 무리한 체포 시도를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남소연
사회적 혼란과 극단주의 잔재
과거 백골단을 두둔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적어도 그들은 반공청년단과 달리 '경찰조직'의 일원이었다는 사실을 밝혀두고자 한다. 반공청년단은 '외세의 침입가능성'과 '사회 극도의 혼란'을 막기 위해, 그리고 '대통령의 안전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안전'에 대비하기 위해 조직을 결성했다고 주장했다. 마치 본인들이 국가조직이라도 되는 양 행동하는데, 이들은 경찰 조직도, 군 조직도, 정부 기관 어디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다. 자발적인 단체일 뿐이다. 따라서 무장하고, 무력을 사용했던 백골단으로 본인들을 칭하는 것은 그야말로 국가 안보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는 문제적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이들은 '백골단'보다 100년 전 일본 간토대지진 당시의 자경단의 모습과 유사하다. 1923년 9월 1일, 도쿄와 요코하마를 강타한 7.9의 대지진은 4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고, 수십만 채의 가옥을 불태웠다. 지진으로 인해 사회적 혼란이 극에 달하던 그때,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 '조선인이 방화를 저질렀다' 등의 근거 없는 유언비어가 간토 전역에 퍼졌다.
지진 발생 이튿날인 9월 2일, 일본 당국은 계엄령을 선포하며 군대를 투입했다. 이들은 지진 피해를 복구하기보다는, 조선인에 대한 차별과 멸시를 적극 조장하여 사람들의 불만을 조선인에게 돌리려는 속셈이었다. 일본 내무성 경보국장은 각 지방 정부에 '조선인이 각 지역에서 불화하고 불령의 목적을 수행하고 있다'는 내용의 전문을 발송했다. 이로써 뜬소문에 불과했던 조선인의 방화와 폭동이 당국에 의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확정되었다. 지진으로 폐허가 된 사회에서 일본인이 가졌던 두려움과 공포는 조선인에 대한 분노로 타올랐다. 지진도, 화재도, 혼란도 모두 '조센징' 탓이 된 것이었다.
자경단은 바로 사회적 혼란과 당국의 계엄령 속에서 등장했다. 자경단은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킬 것이라 주장하며 스스로의 무장을 정당화했고, 조선인을 색출하기 시작했다. 자경단이 조선인으로 지목한 사람들은, 자경단 앞에 얼굴을 비추고 '쥬고엔 고줏센(15엔 50전)'을 정확히 발음해야만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발음이 틀리거나, 일본인과 다른 얼굴이면, 그 자리에서 죽창이나 쇠고리로 잔혹하게 학살 당했다. 자경단은 조선인뿐만 아니라, 소위 '주의자'라 불리는 일본인 노동운동가와 중국인들까지 살해했다.
최소한의 법치와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행위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시민을 향해 총구를 겨눌 수 있다던 윤석열은 이제 법의 심판대에 서야 한다. 윤석열의 체포는 사회적 혼란을 가중하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적 질서를 바로잡는 첫 걸음이다. 질서를 회복한다는 명분으로 힘을 앞세웠던 자칭 백골단들은, 그 힘을 통해 차별과 폭력을 정당화했던 100년 전 간토대지진 당시의 자경단의 행태에서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것이다. 매서운 칼바람 속에서도 광장의 불빛은 환하게 빛나고 있다. 광장에 등장한 응원봉은 힘과 공포의 정치와 작별하고, 연대와 존엄으로 민주주의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그러니 제발 계엄, 백골단, 하얀 헬맷과 같은 구시대적 독재의 유물을 끄집어내지 말길 바란다.

▲ 도쿄 부흥 기념관에 걸려있는 그림 <자경단>
이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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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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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골단이라 불리는 반공청년단, 100년 전 일본의 자경단이 어른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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