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이 재발부된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출입문 안쪽을 버스 바리케이드로 막고, 바닥은 윤형철조망이 설치, 출입문은 쇠사슬로 묶여 있다.
권우성
당초 박 처장이 이날도 출석에 불응할 경우, 경찰은 박 처장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하려 했던 상황이다. 앞서 윤 대통령 역시 수사기관의 3차 출석 요구까지 거부하면서 체포 영장이 떨어졌다. 경찰 내부에서는 전날 박 처장이 변호인을 선임한 점을 두고 3차 출석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박 처장의 자진 출석이 예상보다 빠르고 수월하게 이뤄졌다는 반응이다.
경찰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사실상 두 손 들고 투항한 것"이라며 "박 처장이 경찰 출신이었던 만큼 그간 경호처와 경찰 사이에서 압박을 크게 받았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 전직 총경은 "경호처 내 강경파들이 더 적극적인 대치를 주문할 때 그간 박 처장이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했다는 얘기가 많다"라며 "박 처장 입장에선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고 대통령 체포 문제에서 손을 떼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다른 현직 경찰관은 "경호처장이 경호 구역을 버리고 제 발로 순순히 경찰 조사에 임하는 모습이 연출된 만큼, 경호처 내부 동요도 커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박 처장의 이탈이 의도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어떻게든 체포 영장 집행을 막아보겠다는 윤 대통령 입장에서 경찰 출신의 온순한 성향으로 알려진 박 처장보다는 경호처 '실세'로 불리는 김성훈 경호처 차장이나 이광우 경호처 경호본부장 등이 더 믿을 만하다고 본 것 아니냐는 것이다.
박 처장은 지난 2010~2011년 경찰청 차장까지 지낸 인사로, 지난해 9월 대통령 경호처장에 임명됐다. 경호처 실세 강경파로 지목되는 김성훈 차장이나 이광우 본부장은 경호처 '늘공' 출신으로, 김건희 여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가까운 '김건희·김용현 라인'으로 거명된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박 처장 자진 출석 소식이 전해진 뒤 곧장 기자단에 공지를 보내 "금일 박종준 경호처장이 경찰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고 있다"라며 "경호처장이 경호구역 밖에 있으므로 경호처장이 조사를 마치고 복귀 시까지 규정에 따라 경호차장이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경호처와 관련한 직무 대행 체계 전환을 왜 직무정지 된 대통령 변호인이 언급하나"라며 "미리 짜여진 계획에 의해 박 처장이 밀려난 것 아닌가 하는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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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저 버리고 자진출석 경호처장..."사실상 백기투항""경호처 동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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