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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470억 손배소' 관련 대화기구 참여 조건 제시

10일 보도참고자료 통해 "배임죄 우려 해소방안 마련돼야" ... 조선하청지회 관련해

등록 2025.01.10 14:39수정 2025.01.1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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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한화오션

[기사 보강 : 1월 11일 오전 10시 5분]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사내협력업체 노동자들이 가입해 있는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에 제기한 470억원 손해배상청구소송에 대해 배임죄 우려 해소방안이 마련되면 국회 주선의 사회적 대화 기구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하청지회는 옛 대우조선해양 때인 2022년 6~7월 사이 "이대로 살순 없지 않습니까"라며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51일간 파업을 벌였다. 원청인 한화오션은 당시 파업으로 470억 원의 손해가 발생했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현재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에서 맡고 있으며, 두 차례 공판 이후 재판부는 형사사건 판결 상황을 보고 진행하기로 해 다음 공판 일정을 미루었다. 형사사건 선고는 2월 19일 예정되어 있다.

470억 원 손배소와 관련해, 그동안 경남도 사회대통합위원회가 해결을 권고했고,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중앙당 노동국이 나서기도 했지만 아직 실마를 찾지 못하고 있다.

조선하청지회는 470억 원 손배소를 포함해 2024년 임단협 타결을 요구하며 한화오션 서문 쪽 농성에 이어 지난 7일부터 서울 중구 한화 본사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화오션이 10일 "조선하청지회의 왜곡 주장들에 대한 사실관계를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참고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했고, 이 속에 470억 원 손배소와 관련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국회 주선 사회적 대화기구 적극 참여 의사"

한화오션은 "주주권익 반하는 배임죄 우려 해소방안 마련되면, 470억 손배소 해결을 위한 국회 주선 사회적 대화기구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당시 파업으로 생산이 중단되었다고 한 한화오션은 "2022년 당시 추정으로 선박 납기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예상액 271억 원, 조업중단 및 지연에 따른 예상 매출손실 6468억 원, 고정비 예상 지출 1426억 원 등 약 80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해가 예상되기도 하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470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은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이 명백한 회사의 손해 보전 등을 위해 외부 자문사와 충분한 법리 검토를 거친 후 진행한 사안이고, 이는 당시 1억 주(株)가 넘는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의 권익을 위한 조치였다"라며 "때문에 특별한 사정변경 사유가 없음에도 기존 절차를 중단하는 경우 현 경영진의 배임이슈 등 법적문제 제기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고위 임원 등 임직원의 불법행위로 회사에 중대한 손해를 끼친 경우에도 형사고소,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 원칙에 따라 필요한 법적 조치를 다하고 있다"라며 "배임 등 법률적인 이슈 문제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만 마련된다면, 국회에서 주선하는 사회적 대화기구에 적극 참여할 의사가 있다"라고 제시했다.

 김재연 진보당 대표가 8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 건조 중인 선박에서 농성하고 있는 유최안 부지회장을 만났다.
김재연 진보당 대표가 8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 건조 중인 선박에서 농성하고 있는 유최안 부지회장을 만났다.진보당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 지원할 수 있는 부분 적극 검토"

사내협력업체 노사 갈등 관련해, 한화오션은 "외주 단가 인상율을 2023년 7%, 2024년 5%로 책정하는 등 사내협력사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노력을 다하고 있다"라며 "2024년 생산공정 정상화 및 기여 등을 고려해 원·하청 상생협력 차원에서 '생산안정 격려금'과 '생산성 향상 장려금'을 지난해 12월 중에 지급 완료하였다"라고 했다.

교섭 관련해 한화오션은 "사내협력사 노사간 교섭에 관여하는 행위는 협력업체가 마땅히 가져야 하는 경영권 및 인사권에 대한 침해로 판단될 수 있어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으며, 대법원은 이러한 행위에 대하여 파견법상 불법파견의 징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했다.

회사는 "협력사들의 독자적인 경영권 및 인사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협력사들과 조선하청지회 간 교섭의 장이 마련될 수 있도록 당사가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라고 했다.

처우개선 관련해 한화오션은 "조선하청지회가 요구하고 있는 협력사 상용공 고용 확대 요구는 개별 협력사들의 경영적 판단 및 인사권에 관계되는 것으로 한화오션이 관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다만, 협력사들의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기 위해 협력사들이 상용공의 고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했다.

한화오션은 "원·하청 이중구조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며 "공동 근로복지기금의 재원을 기존 10억 원에서 2023년부터 20억 으로 확대하여 협력사 직원들의 복지 재원으로 활용 중이며, 무분별한 재하도급 방지를 위해 2023년 11월부터 재하도급 사전 등록 의무화 및 시스템 관리를 시행하고 있다"라고 했다.

"협력사 인센티브 지급 위해 별도의 예산을 확보했다"라고 한 한화오션은 "협력회사 근로자들에 대한 상여금 지급은 각 협력사들이 재무적 지급여력을 기반으로 근로자 대표와 교섭하고 의사결정해야 하는 협력사 고유의 경영활동이고, 이같은 이유로 상여금 지급 규모 등에 대해 한화오션에 요구하는 것은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회사는 "향후 경영성과 개선으로 얻게 되는 성과를 협력사들과 공유하며 상생하려는 의지는 확고하며, 이러한 노력들은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라며 "2025년부터는 협력사의 경영상황 개선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해 생산목표 달성 여부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을 위해 별도의 예산을 확보하였다"라고 했다.

조선하청지회가 주장한 '블랙리스트'에 대해, 한화오션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블랙리스트 작성 외에도 어떠한 방식으로도 근로기준법에 반하는 취업방해를 한 사실이 없다. 협력사들은 직원채용 및 회사운영 등 경영 전반에 관해서는 한화오션의 간섭없이 고유권한과 판단에 따라 결정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조선하청지회 "한화오션이 하청노동자의 실제 사용자"

 1월 7일 서울 중구 한화 앞,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농성.
1월 7일 서울 중구 한화 앞,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농성.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는 10일 저녁에 반박자료를 냈다. 먼저 한화오션이 법률상 협력사 노조와 단체교섭을 할 의무가 있는 사용자가 아니라고 한 주장에 대해, 지회는 "한화오션 주장은 반만 맞고 반은 틀리다"라며 "과거에는 맞았을지 몰라도 현재와 미래에는 틀린 주장"이라고 했다.

이들은 "2022년 12월 30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한화오션이 하청노동자의 임금 및 노동조건에 실질적인 지배력을 가진 사용자이므로 우리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한 것은 부당노동행위라고 결정했다"라며 "한화오션이 중노위의 결정에 불복해 현재 행정소송 1심이 진행중이므로 확정 판결은 아니지만, 원청이 하청노동자에게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사용자라는 노동위원회와 법원의 판결은 시대적 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원청 한화오션이 하청노동자의 실제 사용자라는 사실은 너무나 명백하다"라며 "단체교섭의 핵심 쟁점인 상여금만 봐도 분명히 알 수 있다"라고 했다.

이들은 "'한화오션이 협력사-하청지회 간 단체협약에 관여하는 것은 협력사의 독자적인 경영권과 인사권에 저촉되는 행위'라는 한화오션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왜 한화오션은 자신들이 체결하지도 않은 단체협약이 정한 상여금을 하청업체가 지급할 수 있도록 재원을 마련해준 것이냐"라며 "상여금 50% 안을 제시한 것도 한화오션이고, 그래서 그 재원을 지급한 것도 한화오션인 것이 진실"이라고 했다.

2022년 파업 관련해, 이들은 "51일 파업을 한 지 2년 6개월이 지났다. 그런데도 한화오션은 2022년 파업이 아직까지도 생산 일정 지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황당한 주장을 한다. 이같은 주장은 한화오션이 얼마나 조선소 경영에 무능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라고 했다.

이들은 "현재 조선소 생산 일정 지연은 매우 중요한 문제 중 하나다. 그리고 이는 한화오션뿐 아니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모두에 해당하는 문제"라며 "그 원인은 2년 6개월 전의 하청노동자 파업이 아니라 '조선업 인력난과 고용구조 악화'에 있다"라고 봤다.

2016년 이후 조선업 불황기 동안 7만 명이 넘는 하청노동자가 조선소에서 쫓겨나거나 조선소를 떠났고, 이제 조선업 호황이 시작되었지만 조선소를 떠난 숙련노동자는 다시 돌아오지 않으며, 젊은 노동자 역시 조선소에서 일하려고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블랙리스트 관련해 조선하청지회는 "블랙리스가 없는데 왜 블랙리스트로 고통받는 노동자는 있는 것이냐"라며 "우리가 지난해 4~6월 하청노동자 400여 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블랙리스트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한 노동자가 76%, '블랙리스트 피해를 당한 노동자를 본적 있다'라고 답한 노동자가 63%, '직접 블랙리스트 피해를 당했다'라고 답한 노동자가 18%나 되었다"라고 했다.

조선하청지회는 "구체적인 블랙리스트 피해 증언이 있었다"라며 사례 2건을 첨부하기도 했다.
#한화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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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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