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1일 부산 서면 동천로에서 부산 100여 개 단체로 꾸려진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부산비상행동의 '윤석열 즉각 체포구 속 부산시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시민 2000명이 참가했다. 롯데 팬이 들고 나온 자체 제작 깃발
김보성
계엄 이후 열여섯 번째에 이른 이날 집회(주최 측 추산 2000명)에서도 헌재의 신속한 탄핵 인용과 동시에 즉각 체포, 구속을 촉구하는 자유발언이 주를 이뤘다. 하루 전 관저를 지키던 박종준 경호처장이 사직서를 제출한 뒤 경찰에 출석하자 시민들은 "다른 경호원들도 결단하라"며 경호처가 내란수괴(우두머리)의 친위대로 전락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 전 처장의 뒤를 이어받은 김성훈 경호처 차장은 경찰의 세 번째 출석 요구를 거부했다.
관저에 겹겹이 차벽과 철조망을 쌓아 뒤로 숨은 대통령을 비판한 이주형(20)씨는 "이에 동조하는 것도 내란범"이라며 경찰을 향해서 "지연 없는 재집행"을 요구했다. 그는 "윤석열이 체포, 구속돼야 대한민국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일 공세로 탄핵을 무력화하려는 여당에 대한 강한 분노도 터져 나왔다. 특히 '백골단'을 자처한 '반공청년단' 기자회견을 주선한 김민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극우로 치닫는 여당 비판
80년대 학번인 김병철(57)씨는 "내란 동조세력들이 국민을 쇠파이프로 때려 죽이던 백골단을 부활시켜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있다"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기장군에서 왔다는 시국모임의 유하영(49)씨는 지난 6일 관저에서 체포를 막은 45인 중 한 명인 정동만 국회의원을 소환해 "왜 부끄러움은 기장군민의 몫이 되어야 하느냐"고 탄식했다.
농민들의 트랙터 시위, 이른바 '남태령 대첩'에서 배달연대 등 숨은 활약으로 주목받았던 라이더 노동자들은 다음주 14일부터 부산·창원을 시작해 헌법재판소까지 민주주의·안전 대행진에 나서겠다고 선포했다. 콜을 멈추고 참석한 이상진 라이더유니온 조합원은 "다음 주 윤석열이 체포 구속되면 헌재에 파면 촉구 배달을, 동시에 배민·쿠팡 본사 갑질에 대한 탄핵도 배달하러 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각양각색 깃발은 이날 집회의 또다른 관심거리였다. 사회자 이지희 '청년 오늘' 사무국장은 자체 제작 깃발 가운데 일부를 참석자들에게 소개했다. 롯데팬이 든 '마 함 해보입시다', 이상 작가를 지지하는 '전국이상협회', '마법소녀노동조합', '내란 때문에 근손실, 피크민 러닝크루' 등이 하나씩 언급되자 환호가 쏟아졌다. 이 사무국장은 "이들이 오늘 집회를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다"라고 감사를 표시했다.
마지막은 모두의 합창이 무대를 장식했다. 부산민예총 음악위원회의 '아름다운 사람(김민기)', '이래야 나라다(윤민석)' 등을 함께 부른 시민들은 노래를 끝낸 뒤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부산시청으로 향했다. 두 갈래로 나뉜 참석자들은 송상현 광장을 거쳐 약 3㎞ 구간의 거리를 걸어 시청광장에 도착했다. 주최 측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부산비상행동은 '내란수괴 국민의힘', '내란집단 국민의힘'이라 적힌 가로·세로 6m 길이의 대형 펼침막을 각각 꺼내들었다. 행진을 마친 이들은 보란듯 이를 갈기갈기 찢었다.

▲1월 11일 부산 서면 동천로에서 부산 100여 개 단체로 꾸려진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부산비상행동의 '윤석열 즉각 체포구 속 부산시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시민 2000명이 참가했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의 '백골단' 논란에 부마민주항쟁 관련자들이 들고 나온 손팻말.
김보성

▲1월 11일 부산 서면 동천로에서 부산 100여 개 단체로 꾸려진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부산비상행동의 '윤석열 즉각 체포구 속 부산시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시민 2000명이 참가했다.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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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집단 국힘' 찢은 부산시민들 "윤 즉각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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