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허은아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내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5.1.12
연합뉴스
"현재 개혁신당 사태의 본질은 간단합니다. 저 허은아 대표가 이준석 의원의 '상왕 정치'에 순응하지 않고 사무총장 임명권을 행사하려 했기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그 밖에 저에 대한 음해와 모략은 모두 거짓입니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해 말 이준석 의원의 최측근이었던 김철근 전 사무총장을 해임한 뒤 불거졌던 '당 내홍'과 관련해 처음으로 공개 입장을 내놨다. 이준석 의원이 사무총장을 통해 당의 '실세' 역할을 하려 했다며 이 의원을 저격한 건데, 이 의원은 "허은아 지도부 출범 후 절대 먼저 의견을 낸 적도 없다"라고 반박했다. 허 대표는 "민주적 해결을 소망한다"고 밝혔지만 당 내홍은 이날부로 더 극심해지는 모양새다.
참고로 개혁신당은 지난해 연말부터 줄곧 내홍을 겪어왔다. 허 대표가 지난해 12월 16일 사무총장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당헌·당규 개정안이 특별한 보고 없이 최고위원회의에 오른 데 반발해 김 전 사무총장을 경질한 이후다. 이후 일부 최고위원들은 허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고, 이 의원은 최근 허 대표의 해임을 추진하려는 의도로 '당원소환제'까지 언급하고 있다.
허은아 "당 대표 허수아비 만드려는 이준석... 상왕정치 중단하라"
허은아 대표는 1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는 이준석 의원의 부하가 아니"라는 말을 일성으로 내뱉었다. 허 대표는 "최근 개혁신당 사태로 인해 시끄럽다. 침묵을 지키는 것이 당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그러나 지난 7개월간의 주요 경과와 최근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게 당을 살리는 것이라 생각하게 됐다"고 입장 표명 배경을 설명했다.
허 대표는 "현재 개혁신당 사태의 본질은 간단하다. 제가 이 의원의 상왕 정치에 순응하지 않고 사무총장 임명권을 행사하려 했기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5월 19일 당 대표로 선출된 뒤 "이 의원이 먼저 이주영 정책위 의장과 김철근 사무총장을 추천했다"며 "이주영 정책위 의장은 적절하다고 판단해서 수용했으나 김철근 사무총장은 거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의원이 김 전 사무총장 임명을 강하게 요구해왔고 결국 '수용'했다는 게 허 대표의 입장이다. 이 의원이 주장해왔던 "당무 개입을 한 적 없다"는 주장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허 대표는 이 대표와 산업은행 이전과 관련해 이견을 보인 이후 이 의원이 "매우 불쾌해 했다"고 회고한 뒤 "이후 6월 27일 총선 이후 첫 개혁신당 워크숍이 예정된 자리에서 이준석 의원은 불참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이 의원과의 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대표로서 김 전 사무총장에게 업무 지시를 내리면 '이 의원에게 확인하라'는 답변이 돌아왔고 이 의원과 상의하기 위해 전화와 카톡을 하면 응답하지 않았고, 사무총장을 통해서만 지시가 전달됐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김 전 사무총장은 대표 권한을 무시하고 월권하기 일쑤였다. 사무처 직원들이 제게 개별 보고나 소통하는 것을 차단했다"며 김 전 사무총장 해임과 관련해 "사무총장의 임명권은 당 대표의 정당한 권한"이라고 주장했다. 또 김 전 사무총장이 허 대표를 '허수아비'로 만들기 위해 기존 '사무총장은 당 대표의 명을 받아 사무처를 지휘한다'는 당헌·당규 내용을 '사무총장은 사무처를 지휘한다'는 문구로 바꾸려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 전 사무총장 해임 이후 "당 대표 권한에 대한 부당한 박탈 시도가 자행됐다"며 "지난해 12월 19일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천하람 원내대표 등 이준석 의원과 가까운 사람들에 의해 대표 권한 박탈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도 대표에 대한 부당한 축출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 의원이 저에 대한 좌표 찍기를 한 뒤 천하람 원내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들, 사무처 직원들의 공격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허 대표는 "개혁신당 사태의 본질은 간단하다"며 이 의원을 향해 "더 이상 상왕 정치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사태는 권력 다툼이 아니다. 합당파와 독자파의 갈등도 아니"라며 "이 의원의 상왕 정치에 대한 과도한 집착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이 의원은 여전히 개혁신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민주적 해결을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준석 "엄정중립 지켰다... 허은아, 망상 버려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2024년 11월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남소연
하지만 이준석 대표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허 대표 기자회견을 정면 반박하며 그를 '직격'하는 강도높은 메시지를 내놨다. 이 대표는 허 대표의 '당권 개입' 주장과 관련해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총선이 끝난 뒤에 그동안 고생한 사람들에게 역할을 나눈다는 의미로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았다"며 "전당대회 기간에도 엄정중립을 지켰다"고 주장했다.
특히 허 대표를 향해 "오직 이준석 까는 것만 주특기로 삼아 전당대회에 임한 사람에 대해서도 싫은 내색 한번 안 했다"며 "제가 누군가를 당선시키려고 했으면, 또 떨어뜨리려고 했으면 그렇게 할 수 있었을 테지만 그 영향력을 자제하는 것이 당의 외연을 넓히는 길이라고 확신했다"고도 말했다.
특히 김 전 사무총장 임명을 추천했던 데 대해 "(허 대표가) D씨를 사무총장에 임명하겠다고 하기에 '그를 추천한 인사'가 부담스러우니 다른 사람이 좋겠다고 했다"며 '그가 누군지 공개되면 정말 황당할 것'이라는 문구도 덧붙였다.
허 대표와의 대화가 단절된 데 대해서도 "본인이 필요할 때만 묻는 형식으로 찾아온 다음, 저와의 대화를 대상자에게 노출해서 난처한 상황들을 유발해 일정 시점 이후로 물어봐도 답을 하지 않은 것"이라며 "그랬더니 의원실 문을 벌컥벌컥 열고 들어오는 일이 빈번했다"고 반박했다. 당 워크숍 불참과 관련해서도 "화성 아리셀 사고 때문에 지역구가 침통한 상황에서 당 워크숍에 가서 술 먹고 안 놀아 줬다고 뭐라고 하는 것은 패륜적 발상"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망상으로 계엄한 광인 하나 때문에 국가가 혼란한데 망상을 버리라"고 조언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0
공유하기
"상왕정치 더는 못 참아" 이준석-허은아 정면충돌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