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들이 안티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탄핵시킨다"

윤석열OUT성차별OUT페미니스트들, 페미니스트 시국발언대 개최

등록 2025.01.15 09:13수정 2025.01.15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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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끝났을 땐 더 이상 페미니즘이 욕으로 쓰이지 않는 사회였으면 좋겠습니다."

남태령에서 한강진, 광화문까지 이어지는 투쟁에 언제나 선두에 서는 이들로 페미니스트들이 있다. 광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로 '연대'라는 단어가 있지만 그만큼 가장 어려운 것이 연대이기도 하다.

윤석열 퇴진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하는 광장에서, 우리는 어떤 연대를 만들어야 하며 윤석열 이후의 세상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어쩌면 지금 페미니스트들이 탄핵 정국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들은, 앞으로 우리가 당장 마주하게 될 우리 사회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것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이들은 광장으로 나왔다.

사회를 보는 서울여성회 윤미영 사무처장 페미니스트 시국발언의 사회를 맡은 서울여성회 윤미영 사무처장이 진행하고 있다.
▲사회를 보는 서울여성회 윤미영 사무처장 페미니스트 시국발언의 사회를 맡은 서울여성회 윤미영 사무처장이 진행하고 있다. 서울여성회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페미니스트 시국발언대에 참여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페미니스트 시국발언대에 참여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울여성회

윤석열OUT성차별OUT페미니스트들(아래 '윤OUT페미들')은 1월 11일 토요일 오후 2시, 페미니스트 시국 발언대를 개최했다. 윤OUT페미들은 지난 12월 7일 '윤석열 퇴진! 페미니스트 투쟁 선포 기자회견 & 긴급행동'을 시작으로 매일 집회 참여, 페미니스트 피켓 및 응원봉 제작, 간식 나눔 등 페미니스트의 이름으로 윤석열 탄핵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100개 이상의 단체와 1500명 이상의 개인이 연서명에 참여하여 함께하고 있다.

이날 시국 발언대에서는 현장 발언 신청을 포함하여 총 9명의 페미니스트들이 발언하였다.

"우리는 광장에서 페미니즘을 더 많이 말하고 들어야 한다"

여는 발언으로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아래 서페대연)의 강나연 운영위원이 발언하였다. 강 운영위원은 "광장이 아닌 일상과 다른 공간에서 여성들이 페미니스트임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세상"이라며 "윤석열 탄핵 이후 원하는 세상은 언제 어디서건, 페미니즘을 당당히 얘기할 수 있고 성평등을 주장할 수 있는 사회"라고 발언하였다.


그러면서 윤석열 탄핵과 더불어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이 광장이 모두가 환영받을 수 있는 공간이 되게끔 하는 것", "반복되는 여성폭력으로 인해 여성들이 내 주변인들을 의심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성차별 문화에 대한 해결"을 강조하였다.

은평여성회 이수정 사무국장의 발언 이수정 은평여성회 사무국장이 발언 중이다.
▲은평여성회 이수정 사무국장의 발언 이수정 은평여성회 사무국장이 발언 중이다. 서울여성회

다음으로 은평여성회 이수정 사무국장은 "3.15 부정선거를 위해 선거전위대로 동원된 깡패조직 '대한반공청년단'과 이름이 똑같은 '반공청년단'이 1980~1990년대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진입하고 체포했던 사복경찰부대였던 '백골단'이 떠오르게 하는 하얀 헬멧을 쓰고 지난 9일 국회 소통관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했다"며 최근에 있었던 '백골단 기자회견'에 분노하였다.


그러면서 페미니스트들이 이번 사건을 보며 똑같이 떠올린 '신남성연대'에 대해서도 "'이번에 알려진 '남성연대 여론정화방'을 보면 이들이 반공청년단과 다름이 없음을 알 수 있다"며 "보수와 극우들이 권력을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는 더욱 단단히 우리의 연대를 지켜낼 것"이라며 목소리 내었다.

황재희 서울여성회 회원의 발언 황재희 서울여성회 회원이 발언 중이다.
▲황재희 서울여성회 회원의 발언 황재희 서울여성회 회원이 발언 중이다. 서울여성회

자유발언이 처음이라는 황재희 서울여성회 회원은 "윤석열이 없어진 세상은 윤석열로 대표되는, 우리를 힘들게 하는 모든 것들, 자본주의, 학벌주의, 정상가족 이데올로기, 가족중심주의, 이성애중심주의, 외모지상주의, 연령차별주의, 서울중심주의, 인간중심주의를 조장하는 사람들이 퇴장한 세상"이라고 이야기하였다. 그러면서 "나에 대해 밝히는 것이 아무렇지 않기 때문에 질문하는 것도 아무렇지 않아지는 세상을 원한다"며 "어떤 질문은 스몰토크 하듯이 가볍게 넘기고, 어떤 질문을 통해서는 서로에 대해 더 살뜰히 알고, 내 친구의 상황에 필요한 것을 더 다정히 챙겨주고, 함께 고민해 줄 수 있는 세상을 원한다"고 밝혔다.

"남태령의 여성들 잊지 않을 것... 농민과 여성 하나 되어 이겨내자"

"전봉준 투쟁단 트랙터 행진에 보내주신 지지와 응원! 잊지 않겠습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강원도연맹에서 게시한 연대의 현수막
▲"전봉준 투쟁단 트랙터 행진에 보내주신 지지와 응원! 잊지 않겠습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강원도연맹에서 게시한 연대의 현수막 서울여성회
발언 중인 김덕수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강원도연맹 춘천농민회 회장 김덕수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강원도연맹 춘천농민회 회장이 발언 중이다.
▲발언 중인 김덕수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강원도연맹 춘천농민회 회장 김덕수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강원도연맹 춘천농민회 회장이 발언 중이다. 서울여성회

이날 김덕수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강원도연맹 춘천농민회 회장도 "12월 21일 저녁부터 남태령으로 몰려들었던 수많은 여성들의 지지와 응원을 절대 잊지 않겠다", "남태령 투쟁은 농민 운동사에 한 획을 그을 역사적 한 장면이 될 것"이라며 연대의 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성평등이 가장 실현되기 어려운 농촌사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보다 높아지고 있는 여성 농민들의 지위를 언급하며 "농민운동에 있어서 여성 농민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더 커지고 있듯, 한국사회 정치운동에 있어서도 여성들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발언하였다. 끝으로 "이 광장에서 농민과 여성들이 함께 윤석열정권 퇴진을 위해 같이 이겨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언 중인 이경희 정의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이경희 정의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이 발언 중이다.
▲발언 중인 이경희 정의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이경희 정의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이 발언 중이다. 서울여성회

이어서 이경희 정의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경희 부위원장은 "체포영장 집행이 공수처와 경호처의 대립의 문제라 언급하며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최상목 권한대행, 특검에 찬성할 거면 국민의 힘 탈당하라는 권성동, 스스로 내란 수괴의 방패가 되어 영장 집행을 가로막겠다 나서는 국민의힘 의원들, 급기야 반공청년단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도록 마이크를 내주는 의원, '내란 수괴의 탄핵심판 방어권을 철저히 보장하라'는 내용을 담은 '긴급 안건'이 상정된 국가인권위원회" 등을 언급하며 "지금 우리가 싸우고 있는 대상은 윤석열 하나가 아니라, 그동안 차별과 억압으로 구축된 부패하고 부당한 권력집단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윤석열과 그 동조세력의 그악한 발악은 그렇게 차별과 억압으로 쌓아 올린 기득권의 존망의 기로에서 마지막 발악"이라며 "그런 자들이 감히 권력의 언저리에도 들지 못하게 완전히 끝장낼 각오로 싸워서 이길 것"이라고 밝혔다.

차다희 서페대연 집행위원의 발언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서페대연)의 차다희 집행위원이 발언 중이다.
▲차다희 서페대연 집행위원의 발언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서페대연)의 차다희 집행위원이 발언 중이다. 서울여성회
이성음 공학여대생연대모임 들불 대표의 발언 이성음 공학여대생연대모임 들불 대표가 발언 중이다.
▲이성음 공학여대생연대모임 들불 대표의 발언 이성음 공학여대생연대모임 들불 대표가 발언 중이다. 서울여성회

대학생 페미니스트들의 발언도 돋보였다. "안전하고 평등한 학교를 원한다"는 차다희 서페대연 집행위원은 "학교 본부에서 성폭력 예방 체계나 반성폭력 교육을 만들고 시행해야 한다"며 학교 본부의 대응과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정부 차원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그러면서 "페미니즘 관점 없이는 성차별과 성폭력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성차별 사회와 싸울 것을 주장하였다.

이성음 공학여대생연대모임 들불 대표는 "공학대학교의 에브리타임에서는 '페미니스트'가 욕으로 쓰인다", "여학생 비율이 남학생보다 높은 학교임에도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학대학교의 성차별적 문화를 문제제기하였다. 그러면서 "광장에 나오는 이유는 우리의 존재를 더욱 알리기 위함"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끝났을 때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들이 더 이상 욕으로 쓰이지 않았음 좋겠다"고 발언하였다.

"성차별 없이도 윤석열 탄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이번 탄핵 집회가 첫 집회 참석이라는 한 익명의 페미니스트도 현장 발언 신청을 하였다. 집회 참석을 통해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게, 페미니스트 활동을 한다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는 그는 "그저 나와서 내가 존재함을 확인받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연대는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김건희의 잘못을 비판할 때 그가 여성임을 비하하는 사람들, 국민의 힘 여성의원을 두고 '아줌마'라는 멸칭을 쓰는 사람들, 신남성연대" 등 "우리에겐 싸워야 할 성차별이 이곳에 남아있다"며 "박근혜를 암탉으로 비유하던 구시대는 지났다", "성차별 없이도 윤석열을 탄핵할 수 있다는 걸, 페미니스트들이 안티페미니스트 대통령을 탄핵시켰다는 걸 역사로 기록하자"고 소리 높였다.

그림 그리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서대문구 40대 페미니스트 발언자도 이날 현장 발언을 통해 "남태령에서 연대하러 온 수많은 여성들을 보고 울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대문구 구청장이 국민의 힘 소속이기 때문에 외주 디자인작업을 맡을 때마다 '모든 포스터를 붉은색으로 바꾸어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며 웃지 못할 사연을 소개하였다.

이후 시국발언대 참가자들은 구호를 함께 외치고, 다음주에도 있을 시국발언대에 참여할 것을 결의하였다.

윤석열OUT성차별OUT페미니스트들 페미니스트 시국발언대에서 다양한 페미니즘 깃발들이 휘날리고 있다.
▲윤석열OUT성차별OUT페미니스트들 페미니스트 시국발언대에서 다양한 페미니즘 깃발들이 휘날리고 있다.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가 요구한다, 윤석열 즉각 파면!" <윤석열OUT성차별OUT페미니스트들>에서 페미니스트 피켓을 들고 행진 중이다.
▲"페미니스트가 요구한다, 윤석열 즉각 파면!" <윤석열OUT성차별OUT페미니스트들>에서 페미니스트 피켓을 들고 행진 중이다.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가 요구한다!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윤석열 OUT! 성차별 OUT!'

'윤OUT페미들'에서는 이어지는 1월 18일 토요일과 25일 토요일 오후 2시에도 광화문 인근에서 페미니스트 시국발언대를 이어갈 예정이다.

페미니스트 시국발언대 윤OUT페미들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페미니스트 시국발언대를 이어나간다.
▲페미니스트 시국발언대 윤OUT페미들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페미니스트 시국발언대를 이어나간다. 서울여성회
덧붙이는 글 <윤석열OUT성차별OUT페미니스트들>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광화문 의정부시 역사공원에서 페미니스트 시국발언대를 진행합니다. 시국발언대 이후 윤OUT페미들 깃발 아래 범시민대회행진에 함께 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윤석열OUT성차별OUT페미니스트들>>과 함께 하기
https://bit.ly/yoonout_femi
#페미니즘 #탄핵 #퇴진 #2030여성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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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성회는 서울 여성들의 자기성장, 성평등한 마을 만들기, 폭력과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활동하는 생활인 여성들의 공동체입니다. 2007년 7월에 창립하여 서울여성문화축제, 서울여성아카데미, 지역아동센터 성교육 및 부모교육, 지속 가능한 생태 지킴이 활동과 식량주권운동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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