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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까지 가는 명절 차 막힘, 이제 걱정 없어요

한번에 가는 길은 너무 힘들어... 여행겸 중간 지역에서 하루 자고 갑니다

등록 2025.01.27 11:53수정 2025.01.2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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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를 살아가는 4050 시민기자가 취향과 고민을 나눕니다.[편집자말]
우리 부부는 명절이 다가오면, 당연한 듯이 경북 지역을 검색한다. '이번에는 어디를 경유해 갈까?' 귀성길에 쉬어갈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다. 끔찍한 귀성길 정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으로 우리가 선택한 것. 바로, 1박 2일의 귀성길 여행 일정을 짜는 것인데, 중간 지점이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지역이다.

우리는 현재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고 있다. 명절마다 찾는 우리 둘의 고향은 부산이다. 두 지역의 대략 중간지점이 경북 지역이다. 따라서 대구, 구미, 문경 등지를 주로 검색한다. 언제나 부산 방향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푸른대구 밝은미래 세계속의 패션대구'라는 거대한 문구를 발견할 때면, '아, 이제 반만 더 가면 도착하겠구나' 하고 안도하곤 했다.


끔찍한 귀성길 정체... 결심했다

 정체 차량
정체 차량 minkus on Unsplash

우리 가족을 제외한 시가 쪽 3남매와 친정 쪽 4남매가 모두 부산, 창원, 양산 등 경남 지역에 모여 산다. 3년 전, 코로나가 성행이던 때, 1년 간격으로 시부모님이 병환으로 두 분 다 돌아가셨다. 하지만 여전히 친정어머니가 부산에 거주하고 계셔서 우리의 부산행은 21년째 한결같이 이루어지고 있다.

세 아이가 어릴 때는 늘 새벽 시간대를 이용했다. 말 많고, 가만히 있는 걸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장거리를 이동할 때는 재우는 게 최선이다. 새벽 세 시쯤 자는 아이들을 자는 모양 그대로 차로 옮기고, 고속도로를 다섯 시간 정도 달리면, 아이들이 잠에서 깰 때쯤에 부산 근처까지 다다를 수 있었다. 귀성길 평균 시간이 일고여덟 시간, 최대 아홉 시간이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그 시간에 고속도로에 갇혀 있지 않아서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리곤 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그 방법도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었다. 새벽에 출발하는 차량이 점점 많아지는가 싶더니, 한밤중에 출발해도 귀성길 시간을 단축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그리고 잠을 포기하고 운전하는 일이 몸에 무리가 되기도 했다. 또한 졸음운전에 노출되어 여간 위험한 게 아니었다. 고속도로 운전이 서툰 내가 남편과 교대로 운전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기차를 이용해 볼까 고민도 해 보았지만, 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고향 집에 가기에는 불편한 점이 너무 많았다. 우리는 결심할 수밖에 없었다.

"하루 만에 내려가지 말고, 중간에 1박하고 천천히 내려가자."


처음엔 그저 하룻밤 쉬어갈 수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1박 할 수 있는 숙박업소를 검색하다 보니, 주변에 즐길 거리에 대한 정보가 함께 떠올랐다. 자연스럽게 기대감이 상승했다.

명절에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였지만, 우리에게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멀리 떨어져 사느라, 1년에 두 번 겨우 만나는데, 가족들 만나는 일을 뒤로하고, 우리 가족끼리 어딘가로 여행 간다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 일이었다. 그런데 가족을 만나러 가는 길에 여행 기분을 낼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여행도 하고 가족도 만나고 1석2조

 몇 년 전 설 연휴에 들른 문경 오미자 터널.
몇 년 전 설 연휴에 들른 문경 오미자 터널. 박정은

고속도로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여행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곳. 그런 곳이 우리의 목표지였다. 주로 경북 문경 지역을 선택하곤 했는데, 그곳의 시골 적 정취는 지친 우리의 심신을 어루만지기에 참 좋은 곳이었다.

국도를 따라 리조트가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은, 사과를 주렁주렁 매단 나무가 장식하고 있다. 산과 논밭이 펼쳐진 길을 느긋하게 지나거나, 느리게 걷는 노인의 곁을 조심스럽게 스칠 때, 왠지 모를 향수에 젖을 수 있다.

1층짜리 초등학교 건물 곁을 지날 때면, 아이들의 즐거운 수다는 더욱 활발해진다. 학교가 귀엽다느니, 알록달록한 건물색이 예쁘다느니, 이 학교에는 몇 명의 학생들이 다닐까 등 이야기 주제가 다량 폭발한다.

지난 추석 때는 경북 칠곡군 왜관을 방문했다. 우리 부부의 은사님이 시골 목회를 하고 계셨기에, 겸사겸사 경유한 것이다. 귀성길 정체도 피하고, 정말 오랜만에 은사님을 만나 소중한 추억을 나눌 수 있어서 참 뜻깊은 시간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귀경길에는 문경새재도립공원 앞에 있는 숙소에 묵었다. 아름다운 자연의 한복판에서 아이들과 의미 있는 대화를 많이 나누기도 했고, 일상에서 벗어나 별세계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한껏 즐길 수 있었다. 곁을 스치는 사람들의 밝은 표정 역시, 저마다 명절을 휴가처럼 보내는 이들의 여유로움과 즐거움을 여실히 드러내 주고 있었다.

이제 명절은 우리 가족에게 더 이상 고통스럽고 두려운 날이 아니다. 가족을 만나러 갈 수 있어 뜻깊은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또한 짧게는 1박 2일, 돌아오는 길의 여정까지 따지면 2박 3일의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된다.

많은 가족이 짧지 않은 귀성길, 귀경길에 오를 것이다. 한 번에 가기보다, 조금은 여유롭게, 쉬엄쉬엄 천천히 가는 것을 계획해 보면 어떨까? 명절이 싫은 이유 중 하나인 귀성길, 귀경길 정체. 그 하나를 해결할 수 있으니, 상황이 되는 분들의 선택을 권해 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페이스북에도 실립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4050 시민기자가 취향과 고민을 나눕니다.
#귀성길 #귀경길 #1박2일일정 #극심한교통체증피하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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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평범한 주부. 7권의 웹소설 e북 출간 경력 있음. 현재 '쓰고뱉다'라는 글쓰기 공동체에서 '쓰니신나'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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