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세종교육감 "대통령 체포, 학생들에 반면교사 교과서로 삼아야"

[전문] 최교진 교육감 소셜미디어에 소회... "누가 법 무너뜨렸는지 생각해본다"

등록 2025.01.15 15:58수정 2025.01.15 15:59
1
원고료로 응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세종시교육청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한 소회를 통해 "누가 법을 무너뜨렸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라고 일갈했다.

최 교육감은 15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보면서'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지경까지 온 상황에 착잡한 마음을 억누르기 힘겹다"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은 권력을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라는 헌법 66조의 의무를, 책임을 지고 실천하는 자리"라고 지적했다.

최 교육감은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모든 불법과 위법을 분명히 밝히고, 그에 따라 처벌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며 대통령도 예외가 될 수 없다"라며 "정당한 절차에 따라 이뤄지는 조사에는 충실히 응하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이 지녀야 할 태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무엇보다 비상계엄으로 훼손된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과정을 우리 학생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며 "역사적 장면은 학생들이 시민으로 성장하는 반면교사의 교과서로 삼아야 한다"고 썼다.

"더 나은 민주주의의 길을 찾아야 한다"

윤 대통령이 '우리나라 법이 모두 무너졌다'는 언급에 대해서는 "누가 법을 무너뜨렸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더 나은 민주주의의 길을 찾아야 한다"라며 "권력 분산과 관련한 개헌 논의부터 87년 체제를 극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논의를 이어가면서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교육감은 또 다른 글을 통해서는 15일 자로 김성장 서예가가 쓴 '동학혁명 이후 가장 화려한 꽃이 필 봄이 오고 있습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온갖 못나고 못된 짓을 벌인 뒤에 불법 계엄 43일 만에 현직 대통령이 체포된 오늘이 신영복 선생님 9주기 되는 날"이라며 "김성장 서예가는 신영복 선생의 글씨체인 '민체'를 연구하고 정성을 쏟고 있다"라며 "(이 글귀는) 우리들이 열어갈 희망을 가리키는 듯하다"고 소개했다.

 15일 김성장 서예가가 쓴 '동학혁명이후 가장 화려한 꽃이 필 봄이 오고 있습니다'
15일 김성장 서예가가 쓴 '동학혁명이후 가장 화려한 꽃이 필 봄이 오고 있습니다' 김성장

최 교육감은 박정희 정부때인 1975년 충남 공주사대에서 시국사건을 주도하다 학교에서 최초로 제적됐고 군대에 강제 징집됐다. 1981년 교사로 첫 발령을 받은 뒤 참교육 운동을 벌이다 전두환 정부때인 1984년 해직됐다. 이후 충남민주운동청년연합 의장, 충청민주교육실천협의회 의장을 맡아 일하다 1987년 6월 항쟁에 참여한 일로 구속됐다.


1988년 복직됐지만 이듬해 전교조 결성에 참여해 해직됐다. 이후 전교조 수석부위원장, 전교조 충남지부장을 지냈다. 이후 10년 만에 복직했지만 2003년 전교조 활동으로 또 해직됐다. 2014년 세종시교육감으로 취임했고, 재선과 3선으로 세종시교육감을 맡고 있다.

아래는 이날 최 교육감이 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보면서' 제목의 글 전문이다.

[전문]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보면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 공수처 도착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종합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들어가고 있다. 2025.1.15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 공수처 도착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종합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들어가고 있다. 2025.1.15 공동취재사진

'스칸디나비아라던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아름다운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업을 가진 아저씨가 꽃리본 단 딸아이의 손 이끌고 백화점 거리 칫솔 사러 나오신단다. 탄광 퇴근하는 광부들의 작업복 뒤주머니마다엔 기름 묻은 책 하이데거, 러셀, 헤밍웨이, 장자. 휴가여행 떠나는 국무총리 서울역 삼등대합실 매표구 앞에 뙤약볕 흡쓰며 줄지어 서 있을 때 그걸 본 서울역장 기쁘시겠소라는 인사 한마디 남길 뿐 평화스러이 자기 사무실 문 열고 들어가더란다' (신동엽의 시 <산문시1> 중에서 일부)

새벽부터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관련 뉴스특보가 이어졌습니다. 대통령이 체포되고 공수처로 이송되는 생중계를 보는 분들의 감정은 매우 복잡할 것으로 짐작합니다. 이 지경까지 온 상황에 착잡한 마음을 억누르기 힘겹습니다.

오늘 아침에 시인 신동엽의 시를 읽으면서 대통령의 자리를 생각해 봤습니다. 대통령을 직업인으로 바라본 시인의 시각을 통해 우리는 많은 직장인과 자영업자가 지켜가는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됩니다.대개의 직장인은 개인 역량을 키우고 승진에 신경을 쓰면서도 조직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합니다. 자영업자는 매출을 늘리기 위해 늘 고민하면서 감정노동으로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부양할 가족을 생각하면서 제 역할의 무게를 견뎌냅니다.

대통령은 권력을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책임을 지고 의무를 실천하는 자리입니다. 헌법 66조를 보면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라고 명기되어 있습니다. 책무는 책임과 의무를 말하는 것입니다.

지난 12.3 비상계엄 이후, 여전히 정국은 혼란스럽고 불안합니다. 진영 간 대립과 갈등도 첨예합니다. 정치권의 아전인수식 해석도 정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비상계엄과 관련한 모든 불법과 위법을 분명히 밝히고, 그에 따라 처벌을 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법 집행과 관련해서는 대통령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정당한 절차에 따라 이뤄지는 조사에는 충실히 응하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이 지녀야 할 태도입니다.

비상계엄 이후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의견과 주장 그리고 쟁점을 휘발성 구호로 날려 보내지 않아야 하고, 민주주의 발전의 소중한 거름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울러 현재 나타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사실을 왜곡하고 가짜뉴스를 확산시키는 것이 결코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명심해야 합니다. 편 가르기와 지역갈등 조장도 사회적 통합을 방해할 뿐입니다.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더 나은 민주주의의 길을 찾아야 합니다. 권력분산과 관련한 개헌 논의부터 87년 체제를 극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각계의 의견을 진지하게 수렴하고, 더욱 진전된 방향으로 논의를 이어가면서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모두 우리가 할 일이자 책임입니다.

무엇보다 비상계엄으로 훼손된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과정을 우리 학생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의 역사적 장면들은 학생들이 시민으로 성장하는 반면교사의 교과서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법이 모두 무너졌다'는 대통령의 영상 발언을 보면서, 누가 법을 무너뜨렸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윤석열 #체포 #최교진세종교육감 #신영복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2년 전 800만 원이 지금 2천... 시집갈 때까지 기다릴 걸 2년 전 800만 원이 지금 2천... 시집갈 때까지 기다릴 걸
  2. 2 미국 유학파 건축가가 주차장서 벌인 일, 성수동이 뒤집어졌다 미국 유학파 건축가가 주차장서 벌인 일, 성수동이 뒤집어졌다
  3. 3 태어나보니 백기완 손주였다 태어나보니 백기완 손주였다
  4. 4 "다주택자들 못 버티게 하는 방법은 보유세밖에 없다" "다주택자들 못 버티게 하는 방법은 보유세밖에 없다"
  5. 5 각 잡고 만든 대작, 복수극 좋아하면 참기 힘들 겁니다 각 잡고 만든 대작, 복수극 좋아하면 참기 힘들 겁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