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윤석열 내란사태를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집행한 3일 오후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연설하고 있다.
유성호
이런 고민들이 성서에 나오는 '탕자의 비유'를 떠올리게 한 것이다. 탕자가 다시 집에 돌아와 아들의 지위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회개', 즉, 자기의 잘못을 깨닫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만일, 그것이 없었다면, 그는 먼 지방에서 돼지가 먹는 콩깍지도 맘껏 얻어먹지 못하면서 비참한 삶을 살다가 생을 마감했을 것이다. 탕자가 회복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자기의 잘못을 깨닫고 회개하고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갈 용기를 내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본인뿐 아니라, 가짜 뉴스를 양산해 내는 유튜버, 태극기부대, 백골단, 맹신적으로 내란에 동조하는 이들이 용서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고 회개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때론, 매를 맞아가면서라도 자기의 잘못을 깨달아야 할 것이고, 그래도 깨닫지 못한다면 파멸의 길을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상징적으로 지금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나 그 지지자들은 매를 맞고 있는 중이다, 매를 들기 전에 자각하고 바른 길을 갔었더라면 좋았겠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기에 국민이 매를 든 것이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궤변으로 내란우두머리와 그 수하들을 더 감싸서 깊은 구렁텅이로 내몰지 말고, 그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깨닫게 하는 그를 진정 위하는 길을 걸어가길 바란다. 물론, 죄가 너무 커서 당장에는 용서가 안 되겠지만, 진심으로 뉘우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서서히 국민 마음도 녹지 않겠는가? 그래야, 이 나라도 극심한 분열로부터 화해와 일치로 나아가지 않겠는가?
새는 좌우의 두 날개로 난다. 하나를 잘라내야만 살 수 있다고 우긴다면 새는 날 수 없고, 심지어는 날개를 잘라내다 죽을 수 있다. 그리고 날지 못하는 새는 더 이상 새라고 할 수도 없다. 한 국가를 구성하는 다양한 이들의 생각이 어찌 획일적일 수 있겠는가? 어느 쪽으로든 '극'으로는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중도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진보일 수도 있고, 보수일 수도 있다. 어떤 사안이든 진보적인 시각도 필요하고 보수적인 시각도 필요하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분단의 세월을 살면서 진영논리에 사로잡혀있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기 보다는 반목하는 데 익숙한 것이다.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일련의 사태는 여기에서 기인한 것이다. 무릇 권력을 가진 자들이나 지도자들은 이런 상황을 잘 이해했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과 권력을 위해서만 힘을 썼다. 명백한 불법과 내란행위가 자행되었음에도 여전히 내란동조세력이 되고자하는 것은 여전히 국민이나 이 나라의 미래에는 관심이 없다는 증거다. 이들은 반드시 깨어있는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목회자로서 고민이 깊다. 탕자의 귀향을 바라는 것이 허망한 꿈일 것 같아서이다. 그래도 꿈은 꾸라고 있는 것이고, 희망이란 늘 '그럼에도 불구하고'이므로 꿈을 꿀 수밖에 없다. 그래야만, 이 나라가 극과 극으로 분열되지 않고 화해와 일치의 길을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아서이다. 그런데 사실, 정치인들이나 맹신자들보다도 교회가 부끄럽다. 그들을 지지하던 교회와 목사들이 이런 시점에서도 여전히 회개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이참에 불의한 권력과 짝을 하고, 권력의 단맛에 취해 살던 교회들과 목사들도 회개하지 않는다면 탄핵을 당해야하지 않을까?
내란 우두머리와 수하들과 동조자들은 지금이라도 잘못을 깨닫고 회개하라. 깨어 있는 국민의 품은 옹졸하지 않아서 기꺼이 안고 갈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끝내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다면 어쩌겠는가? 스스로 자멸하거나 온갖 탕자스러운 것들이 소멸될 때까지 매를 맞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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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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