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12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5년도 예산안 수정안을 의결해 재석 278명 중 찬성 183명, 반대 94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되고 있다.
유성호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감세를 위해 정부가 제출한 상속세·증여세법(상증세법) 개정안을 부결시키면서 올해 약 3조 원가량의 추가 세수가 예상됐음에도 세출 예산을 증액하는 대신, 다른 항목의 세입 예산을 깎은 '2025년도 예산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국회 예산정책처가 추계상 올해 세금이 3조7000억 원 정도 덜 들어올 수 있다고 해 이를 고려해 세입예산안을 짰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예산안 단독 처리 과정에서 추가 세수를 본 예산에 반영할 수 없으니 단순히 추가 세입 부분을 깎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상속세·증여세법 개정 부결로 '+3조' 세수 예상됐는데...
21일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는 지난해 12월 10일 당초 정부가 작성했던 세입 예산 규모 그대로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를 통과시켰다.
예산 규모는 같지만 엄밀히 말해 '원안'이 통과된 것은 아니다. 정부안은 상증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고 가정하고 짠 예산안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상증세 최고세율을 기존 50%에서 40%로 낮추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안이 '초부자 감세'라고 보고 지난해 12월 10일 본회의에서 부결시켰다. 이로 인해 상증세 약 2조4000억 원을 포함해 총 3조 803억 원 가량의 추가 세수가 예상됐다.
그런데 민주당은 이와 1원 단위까지 똑같은 금액 만큼 세입예산안에서 감액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추계한 올해 세입신고분에서는 1조 7253억 원, 상속세와 증여세에서는 각각 4192억 원과 2826억 원을 줄였다. 또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인지세에서 각각 2469억 원과 3813억 원, 248억 원을 줄였다. 결국 상증세법 개정 실패로 늘어나게 될 세입이 없는 것처럼 장부상 숫자를 맞춘 것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상증세법 개정안 부결로 세입이 늘어나는 것까지 고려했어야 했다는 건 일리 있는 지적"이라면서도 "추가 세수분을 영(0)원으로 만든 건 국회 예산정책처가 올해 세금이 3조 7000억 원 가량 덜 들어올 수 있다고 얘기해, 이를 고려해 세출예산안에 반영하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전문가들 "세수 추계로 '퉁 친 것'은 잘못"
올해 세수 부족을 예상해 예산안을 조정했다는 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비판이 나온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추가 세입이 들어오면 세출 조정도 뒤따라야 한다"며 "그런데 법적으로 내국세의 20.79%, 19.24%는 무조건 지방교부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배분되게 돼 있고, 이 또한 '증액'의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헌법상 국회에는 예산 증액권이 없기 때문에 머리가 복잡해진 민주당이 세입을 0원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라며 "추가 세입분을 예산정책처 예측 세수 추계로 '퉁 친' 건데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5년도 세입예산안이 온전치 않은 만큼 조속한 추경이 필요하다"라며 "특히 지방정부에 교부할 교부세 및 교육재정교부금이 줄어드는 액수를 고려해 추경 지출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학 교수 역시 "이번 예산안을 편성할 때 무리한 감액이 이뤄졌고 12월에 예산을 늘리지 못했으면서 이제 와 추경을 얘기하는 건 굉장히 어색한 상황"이라면서도 "'12.3 윤석열 내란 사태'로 국민의힘, 정부와 소통할 물리적인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추경을 반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10일 '2025년도 예산안'을 국회에서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당초 정부가 제출했던 677조 4000억 원 규모의 예산안에서 4조 1000억 원을 삭감한 673조 3000억 원 규모의 예산안이다. 계엄 사태가 터진 지 일주일 째로, 정국이 혼란을 거듭하던 시점이지만 야당이 단독으로 감액한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건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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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3조 추가 세수 예상됐는데 추가분 없앤 민주당...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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