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성명 강남구청장이 신년인사회에서 올해 개청 50주년을 맞아 강남구의 미래 비전을 선포했다.
강남구청 제공
서울 강남구가 지난 16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각계·각층 주민대표 등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한 신년인사회가 행사 취지와 다르게 지역 국회의원의 정치적 발언과 선거 유세와 같은 서울시장의 시정 방향 설명으로 인해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강남구는 애초 이번 신년인사회를 올해 개청 50주년을 맞는 해에 주민과 만나는 첫 번째 공식 행사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고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행사는 이런 의미와 다르게 지역 국회의원의 정치적 발언과 구청장보다 더 많은 시간을 서울시정 방향에 관해 설명한 오세훈 시장의 발언 때문에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높았다.
이날 지역 국회의원인 박수민(강남을)·고동진(강남병) 의원은 서면으로 새해 인사말을 전해 사회자가 대신 낭독했다. 그러나 유일하게 참석한 서명옥 의원(강남갑)은 공수처 항의 방문을 위해 양해를 구하고 행사 순서를 바꿔 가장 먼저 축사를 한 후 자리를 떠났다.
축사에서 서 의원은 "사회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고 엄중한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대한민국의 헌정질서와 법치가 무너지는 일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라면서 "공정해야 할 국가기관은 원칙도 없고 위법한 행태를 자행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처럼 법체계가 흔들리는 안타까운 현실에 마음이 아프다"라면서 "자유 민주주의와 보수의 가치를 지키며 위대한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함께 해주시고 헌신해 주신 강남구민 여러분께 거듭 감사드린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여러분의 성원과 지지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오세훈 시장은 40분이 넘는 시간을 할애해 서울시의 시정 운영 방향을 소개했다. 강남구와 관련해서는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과 동북권과 동남권을 연결하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등을 설명했다. 특히 강남구청 신청사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서울무역전시장(세텍) 부지를 입체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잘 논의되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주민은 "구정 정책발표와 50주년 비전을 밝히는 자리라 생각했는데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일정 그것도 지역 현안도 아닌 공수처 항의 방문 때문에 순서를 변경해 발언하고 떠나는 모습에 정말 어이가 없었다"라면서 "특히 대한민국의 헌정질서와 법치를 운운하는 발언에 웃음이 나왔다"라고 꼬집었다.
자신이 국민의힘 지지자라고 밝힌 한 주민은 "행사장 오는 길목에서 국민의힘 지지자와 서명옥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싸우겠다'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은 이 행사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라면서 "지지하는 당을 떠나 국회의원이 굳이 정치적 발언을 해야 했는지 다른 국회의원처럼 참석하지 말고 그냥 축하 인사만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말했다.
또한 긴 시간 서울시정을 홍보한 오세훈 시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잘못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주민은 "강남구 신년인사회가 서울시 시무식으로 둔갑할 줄 알았다. 시장은 40분이나 정책설명을 한 것에 비해 구청장은 15분 정도의 원고를 읽어가는 모습이 보기에 좋지 않았다"라면서 "재산세 공동과세 비율 상향으로 강남구 예산을 뺏어간다고 구민 서명받아 가는 마당에 서울시장에 그렇게 긴 시간을 배려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은 "그동안 한 번도 신년인사회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시장이 갑자기 강남에 와서 시정 방향과 자신의 업적을 홍보한다. 이건 선거가 가까워졌다는 걸 의미하는 것 아니냐?"면서 "특히 구청 신청사 문제가 잘 되고 있는 것처럼 선심 쓰면서 대부분 시간을 서울시정을 홍보했지만 강남 주민들은 서울시 행정에 그렇게 큰 관심이 없다. 오히려 오 시장 이미지가 안 좋아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서울 강남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활동지역이 강남으로 한정되어 있어 많은 정보나 소식을 알려드리지 못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기사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공유하기
강남구 신년인사회, 정치인으로 인해 행사 취지 변질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