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 스님
김병기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탄핵 반대 집회도 열리고 있다. 언론들은 태극기, 성조기, 심지어 이슬라엘기까지 들고 나와 구호를 외치는 이들을 '보수 인사'라고 쓴다. 명진 스님은 "흔히 보수는 애국과 전통, 우애, 의리 등의 가치를 중시하는데, 윤석열이 그간 보인 행동에서는 이런 가치를 눈 씻고 찾아볼 수가 없다"면서 이렇게 부연했다.
"이준석 의원은 본인이 대통령이 되는 데 1등 공신이죠. 그런데 이준석을 버렸어요. 안철수도 단일화 과정에서 본인이 대통령이 되는 데 일조 했잖아요. 그런데 또 버렸어요. 나경원 의원도 당 대표로 나오려고 했을 때 압박해서 주저 앉혔지요. 나중에는 홍범도 장군 동상 이전 문제가 나왔을 때 이종찬 광복회장도 버렸습니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인 이 회장이 반대한 건 당연하죠. 그런데 이 회장은 윤석열 아버지의 친구였고, 본인 친구의 아버지였어요. 그럼 아버지나 진배 없죠. 소위 보수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장유유서'니 '삼강오륜'이니, 이런 걸 좀 따지잖아요. 안동이나 의성... 경북 지역에 가면 유생들이 세운 서원도 많은데, 그런 곳에서 어떻게 저런 망나니를..."
명진 스님은 "옛날에 어르신들이 동네에서 몹쓸 짓을 하는 사람을 '망나니' '개망나니'라고 불렀는데, 자주 술을 먹고, 위장 출퇴근하고, 자기 부하들은 다 감옥에 가 있는데 자기만 살겠다고 경호처를 앞세워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는 자에게 망나니라고 이르는 건 절대 심한 말이 아니다"면서 "요즘 사람들은 이런 자를 '양아치'라고 표현한다"고 했다.
명진 스님은 이어 "봉은사 주지 시절에 MB정부를 파렴치, 몰염치, 후안무치한 '3치 정권'이라고 불렀는데, 윤석열에게는 '양아치'라는 말을 한 개를 더 붙여야 한다"면서 "이준석 의원 말로는 대놓고 '이새끼, 저새끼'하면서 욕을 입에 달고 살고, 미국의원들을 향해서도 '이 새끼들이 승인을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떻하냐'고 내뱉은 말을 되레 거짓말이라고 우기는 이 자를 어떻게 대통령으로 뽑았을까"라고 말하며 탄식했다.
명진 스님은 지난해 3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조폭 두목 정도하면 딱 맞을 사람... 대통령된 게 비극"(https://omn.kr/27q2o)이라고 일갈한 바 있다. 명진 스님은 "당시 제 말은 취소하겠다"면서 "조폭 두목감은 전혀 아니고, 멋모르고 앞에서 칼을 휘둘러대는 행동대장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고 말했다.
[왜 비상계엄 선포했나?] "지지율 지지부진... 전쟁을 획책한 자는 극형에"
'명태균 황금폰'이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을 것이라는 등의 비상계엄 선포 배경을 둘러싼 추측성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향후 수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이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했을 것이다. 명진 스님은 "처음에는 김건희와 싸운 뒤 술을 먹고 홧김에 계엄령을 선포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웃음)"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통령이 된 뒤에 지지율이 바닥을 찍었잖아요. 그런데 윤석열은 별로 걱정을 안 하더라고요. 저런 지지율로는 차기 정권 창출이 도저히 불가능한데도 말이지요. 그래서 지인에게는 '아마 서해쪽에 국지전을 일으키고 계엄령을 선포하겠다는 심중 같은 것 말고는 저렇게 자신 있게 갈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명진 스님은 "윤석열이 떠받들었던 미국도 한반도 상황이 그런 식으로 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심지어 북한도 대통령 관저를 도청해서 윤석열의 막가파식 욕망을 파악하고 있었던 건지 잘 모르겠지만, 드론이나 오물 풍선 등에 남쪽의 도발 행위에 대해 대응을 하지 않았던 것은 천만 다행"이라고 말했다.
명진 스님은 이어 "6.25 전쟁 때 400만 명이 죽었는데, 만약 북쪽에서 판단을 잘못하고 방사포라도 쐈다면 전면전으로 갈 수 있었던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면서 "윤석열은 정권 유지와 차기 정권 창출을 위해 우리 민족이 절멸할 수도 있었던 전쟁을 획책한 자이기에 극형에 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말을 고분고분하게 잘 듣는 대통령이 윤석열이죠. 미국이 요구하는 건 한미일 공조를 통해 우리나라를 일본 하부조직으로 집어넣는 겁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이번처럼 위급한 상황이 발행하면 자위대가 한반도에 상륙할 수 있다는 논문까지 썼잖아요. 미국의 구미에 딱 맞는 대통령인데, 국민들의 지지를 너무 못 받았죠."
명진 스님은 "그런데 미국조차도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데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면서 "윤석열 정부에 대해 미국의 조야와 관계가 있는 사람들의 인식이 나빠졌고, 명태균 사건이 터진 뒤에 조중동조차 태도가 바뀌었기에 윤석열은 정권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계엄령이라는 자충수를 뒀다"고 말했다.
[백골공주 vs. 백설파] "슬픔과 분노의 2030연대... 우리 미래 밝다"

▲명진 스님
김병기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백골단'을 국회로 불러들인 뒤 '백골공주'라는 별칭을 얻었다. 명진 스님은 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하는 국민의힘과 탄핵반대 집회를 주도하는 사람들을 '백골파'라고 불렀다. 최근 영하의 날씨에 아스팔트 위에서 은박지를 뒤집어 쓰고 밤을 새면서 광장에서 윤석열 탄핵을 외쳤던 이들이 있다. 일명 '키세스단'으로 불리는데, 명진 스님은 '백설공주'라고 칭했다.
명진 스님은 "백골공주와 백설공주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요"라고 기자에게 반문한 뒤 "설이 지나면 윤석열에게 대운이 찾아온다는 말도 회자되고 있지만, 백설파가 지금도 이기고 있고 앞으로도 이길 것이기에 앞으로 국민들에게 대운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응원봉을 들고 여의도와 남태령을 넘나드는 백설파들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어요. 지금 변화의 물결을 이끄는 2030세대들입니다. 한총련, 전대협 같은 학생운동가들은 아니었어요. 또 사회운동 단체도 아닌 그야말로 조직화되지 않는 대중들입니다. 이 분들이 광장에 100만, 200만 명이 모인다는 게 이상하지 않나요?"
명진 스님은 이들을 광장으로 이끈 건 '슬픔과 분노의 연대'였다고 규정했다. 2030세대는 10년 전 세월호가 추운 바닷물 속에 잠기는 것을 실시간으로 바라보면서 트라우마를 겪었던 17세 내외의 젊은이들과 비슷한 또래이다. 이태원 참사로 인해 멀쩡한 사람들이 죽어갔는데, 아무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았던 정부에 분노했던 젊은이들이기도 했다. 명진 스님은 "구명조끼도 없이 급류에 휩쓸려간 채 해병도 20대 초반이었다"고 말했다.
"한남동의 백골 공주 일당과 백설공주의 연대된 힘, 어느 기운이 이길까요? 저도 김건희나 건진처럼 '영적 대화'를 하는 사람인데(웃음), 영적으로 봐도 도저히 용납이 안 되는 거거든요. 왜냐하면 젊은 백설공주들을 보세요. 이태원에서, 세월호에서 트라우마를 겪었던 젊은이들, 또 채 해병의 어머니와 같은 분들의 한숨, 슬픔, 분노가 바람이 되어서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어요. 젊은 청년들의 맑은 눈빛이 별빛이 되기도 하고 꽃이 되기도 하겠죠. 그분들의 맑은 분노가 지금 광장을 이끌고 있는 겁니다."
명진 스님은 "박정훈 대령을 항명수괴죄로 처벌하려고 했던 자들, 막가파나 건달, 깡패, 양아치도 그런 짓은 하지 않는다"면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윤석열을 옹위하려고 국민의힘 국회의원들, 소위 백골공주의 아류들이 우르르 몰려갔는데, 이 자들은 조만간 '무뇌당'이라는 당을 만들어서 국민의힘에서 나가야만 한국 보수의 궤멸을 막을 수 있다"고 죽비를 날렸다.

▲명진 스님
김병기
명진 스님은 마지막으로 "윤석열의 능력 중 한 가지 탁월한 건 인정을 해야 하는데, 주변에 몰려있는 '인간 쓰레기'들을 수집하는 능력"이라면서 이같이 희망했다.
"지금 상황으로 보면 아마도 내일(15일) 윤석열이 체포될 겁니다. 광장을 가득 메운 백설파들의 연대가 이길 겁니다. 이 도도한 광장의 2030연대는 앞으로도 보수를 참칭하는 양아치들과 싸워서 승리할 겁니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새 틀을 짤 겁니다. 광장에서 보여준 남태령 농민들과의 연대, 힘없는 자, 성소수자들과의 연대, 빈부격차로 인해 고통받는 가난한 자들과의 연대,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젊은이들과의 연대를 이어갈 겁니다. 나아가 민족의 공영을 위해 남과 북이 공존하는 길을 찾아서 자존과 자립의 길을 만들어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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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획책한 '악질 범죄' 윤석열...극형 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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