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촛불청소연합 “우리는 쓰레기 청소로 묵묵히 연대합니다”
냠냐
- 현장에서 후원 물품 관리하는 법을 알려주세요. 남태령 오픈카톡방에 '선결제 완료했다'는 메시지가 쏟아지더라고요. 그렇게 많은 걸 어떻게 다 챙기셨나요?
"자봉러와 후원자의 협업이에요. 전 현장에서 배송기사에게 물건 받는 일을 주로 담당했어요. 제 전화번호는 오픈카톡방에 공개되어 있었고요, 후원자가 배송기사에게 제 전화번호를 알려줘요.
그러면 전 온종일 전화 받고, 물건 받으러 뛰어다니고, 다른 자봉러한테 여기로 오라고 소리치고, 같이 옮기는 일을 하는 거예요. 최종적으로 남태령역 각 출구에서 집회 참가자에게 나누고요.
말씀하신 대로 현장에서 자봉러가 다 챙기기에는 분명 어려움이 있었어요. 말 그대로 물건이랑 음식이 쏟아지거든요.
그래서 후원자도 배송기사에게 도착 여부를 확인해요. 오픈카톡방에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요. 특정 위치에 두었다고 한다, 파란색 모자를 쓴 사람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요. 내용을 남겨 주면 자봉러들이 피드백해요. 받았으면 받았다, 누가 찾아달라 이렇게. 사실 정말 정신없어요. 그래도 누락은 없다고 생각해요. 모두가 노력했으니까요."
- 혹시 현장에 리더가 있어요? 봉사자들이 뭘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사람.
"아니요. 없었어요. 오픈카톡방에서 각자 '이거 뭔데요?' '저거 뭔데요?' '지금 몇 번 출구에 인력 모자라요' '보조 배터리 남는 것 1번 출구로 갖다 주세요' 말하는 거예요. 그렇게 질문하고 답하면서 일을 처리하는 거였어요. 그래서 저는 그때 모두가 리더였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 해산 후 남은 물건을 '디딤센터(여성노숙인시설)'에 후원하셨죠? 과정이 궁금해요.
"남태령이랑 한강진에서 받은 물건이 많이 남았어요.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정말 난감했어요. 차가 없어서 옮길 수도 없었고요. 그래서 트위터에 글을 썼어요. 생리대, 핫팩이 많이 남았다, 추천할 물품 후원처가 있느냐, 그리고 차량 이동 봉사자를 구한다 이렇게요.
누군가 여성노숙인시설 '디딤센터'를 알려주더라고요. 차량 이동 봉사자는 두 분 오셨는데, 모두 여성이셨어요. 지나가던 여성 한 분도 도와주셨어요. 여성 대여섯 명이 그걸 했죠. 물품을 후원처로 보내고 일을 마무리하니 '정말 여성들은 단단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냠냐 님은 한밤중 다른 여성들의 도움으로 후원 물품을 ‘디딤센터’로 보냈다
냠냐
- 마지막까지 고생한 냠냐님을 집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일명 '남냐님 배송작전'이 펼쳐졌죠?
"네. 국회의사당 청소 봉사 요청했던 오픈카톡방에서요. 저를 다 아시거든요. 그래서 제가 일하느라 오픈카톡방을 못 봤던 사이에 '냠냐님 배송 작전', '냠냐님 귀환 작전' 이런 일이 벌어진 거예요.
오픈카톡방의 몇몇 참가자가 차량 이동 가능자를 구하고, 각 지점을 연결해서, 국회의사당에서 저의 집까지 가는 경로를 만들었어요. 뒤늦게 계획을 알았어요.
그래서 '저 밖에서 자도 돼요. 괜찮아요'라고 했어요. 밤늦게 죄송하잖아요. 그런데 다들 '아니요. 절대 안 돼요. 집에 가서 쉬세요' 이러셨어요. 여러 루트를 거쳐서 2시 반쯤 집에 도착했어요."
- 한강진에서 3박 4일 계셨죠? 현장에서 봉사자들끼리 아주 돈독해졌을 것 같아요.
"네, 정말로 그랬어요. 심지어 한강진에서 남태령 자봉러를 만나기도 했어요. 깜짝 놀랐죠. 정말 반갑더라고요. 3박 4일 동안 같이 일하고, 못 자고, 못 씻고, 못 씻어서 머리카락이 기름기로 번들번들한 모습까지 보니까 안 친해질 수가 없어요. 저희끼리는 '바닥까지 다 봤다' 했죠.
잠시 쉴 때는 자연스럽게 관심사도 공유했어요. 적극적으로 연락처도 교환하고요. 다음엔 집회 현장이 아닌 곳에서 볼 것 같아요. 봉사하며 형성된 관계가 제 본진이 된 느낌이에요."

▲ 자봉러들은 한강진 집회 당시 한남동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지하에서 주로 일했다
냠냐
- 무엇이 3박 4일간 그 자리를 지키게 했을까요?
"모두가 한 고생이요. 은박담요 덮고 자리 지키는 분, 자유발언 하는 분, 그리고 물품이랑 음식 후원하는 분, 그리고 봉사자들. 모두 정말 고생 많이 하고 있잖아요. 현장에 있으면 모두가 다 연결되어 있다는 게 실감 나요. 연대하려는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거.
솔직히 제 눈에는 광장에 나온 사람도 여자고, 후원자도 여자예요. 자봉러도 대다수 여자예요. 전 자봉러로서 광장과 광장 밖의 여자들을 연결하고 싶었어요. 그러니까 물품이나 음식을 전달하는 일을 하면서 광장과 광장 밖을 잇는 거예요.
각 위치에 있는 여자들에게 '당신이 여기 있는 걸 응원하는 사람이 저기 있다, 그리고 당신이 응원하는 사람이 저기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었어요. '당신이 여기서 혼자가 아니고, 당신이 거기서 혼자가 아니다' 그런 거요. 그 맛을 한 번 보면 현장을 떠날 수가 없어요."
지난 한 달, 언론은 탄핵 집회 현장의 많은 여성에 주목했다. 여성이 많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때 조명되는 여성은 주로 광장의 시위 참여자였다. 남냐님은 "여러분이 남태령을 지킬 때, 저는 남태령을 지키는 여러분을 지키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스갯소리라 덧붙였지만, 제대로 비추어지지 않는 곳의 연대와 힘을 드러내는 중요한 말이었다.
광장의 사람들을 지키는 힘. 인터뷰는 그 힘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냠냐님은 자신이 '여자들을 연결해주는 여자'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냠냐님의 자유발언으로 마무리하면 좋겠다.
"혼자면 그저 미약하게 비칠 빛 하나에 불과하지만, 모이면 반딧불 한 쌍이 되고, 함께하면 반짝이는 야경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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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남태령을 지킬 때, 저는 남태령을 지키는 여러분을 지켰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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