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이 재발부된 가운데, 지난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정문에서 태극기, 성조기, 'STOP THE STEAL' 손피켓을 든 지지자들이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권우성
하필, 오늘(20일), 미국 트럼프 당선인의 섬뜩한 '농담'이 알려졌습니다.
CBS 방송이 트럼프 당선인이 사저에서 참모들과 나눈 사담에서 "모두가 나를 혼돈 자체라고 하지만 한국을 봐라"고 했다죠. 내란 우두머리 혐의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멈춘다면 그를 만날 수 있다는 말과 함께요. 2600 단어 짜리 기사에서 우리나라와 관련된 언급은 32단어, 그 내용이 이랬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하필, 오늘'입니다. 외신들도 대대적으로 주목한 서부지법 폭동사태 직후 트럼프의 이 발언이 알려졌습니다. 해당 발언이 정확히 언제 나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탄핵이 멈춘다면"이란 발언을 감안하면 폭동사태 이전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더 섬뜩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트럼프의 발언이 있었던 당시보다 우리나라가 훨씬 더 혼란스러울 뿐 아니라 심지어 폭력적인 상황에 처했다는 것을 세계 사람들이 똑똑히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국제신인도와 직결된 문제입니다. 치명적입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그동안 대내외적으로 여러 차례 강조했던 바를 떠올려봐도 그러합니다.
지난해 12월 12일, 그러니까 윤석열에 대한 탄핵안 가결 전 최 대행은 S&P, 무디스, 피치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들과의 화상면담에서 "헌법, 시장경제, 위기관리 등 한국의 모든 국가시스템은 종전과 다름없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9일에도 이들과 화상면담이 있었는데요. 그때 강조한 것이 "한국의 헌법과 법률 시스템이 정상작동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신용평가사들 반응은 대체로 최 대행 말에 신뢰를 보내는 분위기였다고 하는데요.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12.3 내란 당시는 물론 그 후 46일 동안 '서부지법 폭동'과 같은 폭력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으니까요. 오히려 '응원봉'으로 상징되는 평화로운 시위는 우리나라 시스템이 정상 작동하고 있을 뿐 아니라 향후 상황에 대해서도 국제사회가 신뢰를 보내는 결정적인 근거로 작용했습니다.
다시 말해 응원봉 시위는 우리나라 경제와도 직결됐던 방식이었던 겁니다. 피의자 윤석열에 대한 체포영장 재집행과 관련해 최 대행이 지난 13일 "폭력적 수단과 방법을 사용하는 일만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강조한 맥락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외신인도가 유지되려면 "모든 사안이 민주적 절차에 따라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했던 말입니다. 폭력적 상황은 곧 우리나라 대외신인도 추락이라는 치명적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였던 것이죠.
그 신뢰를, 역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도 너무도 소중한 신뢰를 19일 새벽 '도둑질' 당했습니다. 그것도 많은 국민들이 눈뜨고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말입니다. 참담합니다. 이미 엎질러진 물입니다.
"2021년 미국 의회 의사당 폭동을 연상시키는 이번 사태는 외신을 타고 전 세계로 타전됐다. 대외 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치고 한국 시장 이탈을 고민하는 해외투자자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20일자 한국경제 사설)
피의자 윤석열을 지지하는 '그들'이 손에 들었다는 'STOP THE STEAL(도둑질을 멈춰라)', 미국 의사당을 침탈한 폭도들의 주장이기도 했죠.
알려진 바에 따르면 미국 의사당 폭동으로 인해 당시 미국 경제가 입은 손실은 27억 달러(약 4조 원)라고 합니다. 폭동 이후 FBI는 폭도들을 추적하고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웹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미국 법원이 경찰관을 공격해 최소 두 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았던 폭도에게 선고한 형량은 징역 20년형이었습니다.
국가적인 도둑질을 당한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피해자들입니다, 우리는.

▲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후문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부순 현판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다음은 <오마이뉴스> 경제부가 소개하는 그 외 오늘의 경제뉴스.
한국은행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6∼1.7%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판단했던 날짜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지난 16일이었다고 합니다. 서부지법 폭동사태 사흘 전입니다.
기획재정부 노동조합이 '2024년 닮고 싶은 상사' 선정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3명이 선정됐다고 해서 주목을 받았는데요. 뭐, 여러 사정이나 상황이 있었겠지만, 그래도 꼭 오늘이어야 했을까요.
올해 연말정산부터 장기주택저당차입금(주택담보대출) 이자 상환액은 최대 2000만 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총급여 8000만 원 이하 근로자의 월세도 최대 150만 원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국세청이 오늘 안내한 주택자금공제 유의사항입니다.
내일(21일) 새벽,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열립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방미단은 김석기 외통위원장을 비롯해 김기현·윤상현·인요한 의원(이상 국민의힘), 조정식·김영배·홍기원 의원(이상 더불어민주당) 등 7명입니다. 국민의힘에서는 나경원·강민국·조정훈·김대식 의원도 간다고 하는데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서부지법 폭동사태까지 마주한 국민들의 참담한 심정을 헤아려준다면 정치인들은 모쪼록 말을 가려 해줬으면 합니다. 그도 안 되면 차라리 '입꾹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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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지법 폭동사태, 트럼프의 농담(?)이 더 치명적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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