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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왜 윤석열 구속 이후 세 번 글 올렸나

강성지지층과 중도층 사이에 선 오 시장의 딜레마... 비윤석열·반이재명 전략 고수?

등록 2025.01.20 16:24수정 2025.01.2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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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4일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2.26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4일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2.26 연합뉴스

"한 지도자의 무모함으로..." → "이재명도 구속하고" → "어떤 분노에도 법과 원칙이..."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본인 페이스북에 시차를 두고 3번 글을 올렸다.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구속 결정과 그에 따른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서부지법 폭동사태에 대해서다. 시간 순서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존재한다.

"한 지도자의 무모함으로" 때문에 "기회주의자" 비난 봇물

"한 지도자의 무모함으로 온 국민이 허탈감과 참담함을 마주할 수 밖에 없는 이 아침. 여전히 거대 야당의 압도적인 힘을 정치인 1인의 생존본능을 위해 휘둘러도 막을 방법이 전혀 없는 나라의 아침 하늘은 어둡기만 하다"

오 시장의 첫 글. 이날 오전 8시 22분 게시한 "이제 개헌을 논의합시다" 글의 일부다. "이 아침, 새삼 지난 47일 간의 격랑으로 악몽을 꾼 듯 하다"고 시작한 글인데, 사실상 이 '악몽'의 책임이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모두에게 있다고 지적하는 내용이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호송차량이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타고 있는 뒷좌석이 카메라에 노출되지 않도록 커튼이 쳐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호송차량이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타고 있는 뒷좌석이 카메라에 노출되지 않도록 커튼이 쳐있다. 공동취재사진

서부지법 폭동사태는 '개헌을 논의해야 하는 이유'로 제시됐다. 그는 "법원의 깨진 유리창 사진을 보며 무너져 내릴 수도 있는 나라의 미래를 예감한다"며 "지도자 리스크로 인한 혼란의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나라 운영 시스템을 완전히 개보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 민주당은 개헌 논의에 들어와야 한다"며 "정부와 의회가 건전한 상호 견제로 균형잡힌 국정을 함께 추구하지 않을 수 없도록 통치구조를 만들자"고 요구했다.


개헌 논의. 오 시장이 12.3 내란사태 후 언론 인터뷰 등에서 밝혔던 새롭지 않은 얘기다. 그는 지난해 12월 <중앙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모든 후보가 개헌을 약속하고 임기 단축 3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도 윤 대통령 구속 당일인 19일 긴급 비상대책위 회의를 통해 "개헌을 해야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며 개헌특위 구성 방침 등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반응은 좋지 않았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사실상 윤 대통령을 뜻하는 "한 지도자의 무모함으로" 문장을 문제 삼아 "기회주의자"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두번째 글, "이재명도 구속하고 시작하자!"

오 시장은 같은 날 오전 9시 45분께 "이재명도 구속하고 시작하자!"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또 올렸다. 법원의 윤 대통령 구속 결정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첨언한 것. "현직 대통령을 구속 수사하겠다면 똑같은 잣대가 야당 대표에도 적용돼야 된다"는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같은 입장의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 게시글에도 "뒷북", "보신정치의 대명사" 등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비난 댓글은 계속됐다.

'윤석열 구속'에 지지자들 폭동 흔적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새벽 구속되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서부지법)에 침입해 외벽을 부수고 유리창을 깨는 난동을 부려 법원 청사가 심하게 파손됐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부지법 외곽에서 바라 본 폭동 흔적.
▲'윤석열 구속'에 지지자들 폭동 흔적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새벽 구속되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서부지법)에 침입해 외벽을 부수고 유리창을 깨는 난동을 부려 법원 청사가 심하게 파손됐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부지법 외곽에서 바라 본 폭동 흔적. 남소연

여기에 더해 서부지법 폭동사태에 대한 제대로 된 비판은 내놓지 않고 무작정 '이재명 때리기'를 한다는 비판도 더해졌다.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세훈 시장님. 서부지법 난입 폭동 입장이 먼저입니다"라며 "윤석열 구속 물타기를 위한 이재명 팔이는 이제 그만하라"고 촉구했다.

오 시장은 같은 날 오후 3시 16분 서부지법 폭동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민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법치 파괴 행위이며, 법질서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민주당 진영의 '판사 좌표 찍기'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듯 법원을 향한 '거리의 폭력' 또한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문수 여권 1위' ... 오세훈은 어떻게?

오 시장이 12.3 내란사태 후 여러 현안에 대해 취한 태도를 보면 맥락은 비슷하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엔 반대했지만 다른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들과 함께 탄핵만은 안 된다고 했다. 내란 관련자들의 진술과 증언들이 속속 나오면서 탄핵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내란죄 수사 반대 등 관련 현안에 있어 당 주류와 줄곧 같은 입장을 취했다.

결국 이는 오 시장의 '비(非) 윤석열- 반(反) 이재명' 입장으로 수렴된다. 그는 작년 12월 18일 "계엄에는 반대하지만 '대통령 이재명'도 수용할 수 없는,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국민이 훨씬 많다"며 "(국민의힘은) '확장지향형 정당'의 길로 회생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오 시장은 안철수·유승민·한동훈 등 다른 비윤 대선주자에 비하면 윤 대통령 탄핵 및 수사에 대한 태도가 명확치 않다. 또한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차기 여권 대선주자로 갑작스레 부각되는 등 '윤석열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지지층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즉, '오세훈은 이도저도 아니다'고 당 안팎에서 공격받기 쉬운 상황인 셈.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오마이뉴스>에 "지금과 같은 대치 국면에서는 (오 시장처럼) 메시지가 왔다 갔다 하면 양쪽 모두에게 지지를 잃는다"고 평했다. 탄핵 찬성 등의 입장을 밝히면 강성지지층의 지지를 잃고, 윤 대통령에 대한 우호적 메시지를 내면 중도·무당층의 지지를 잃는 '샌드위치' 같은 상황이라는 것.

오 시장 측은 이러한 페이스북 글들은 전략적 측면에서 나오는 건 아니라고 했다. 오 시장이 '당이 분열되고 나라가 두 동강 나는 건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각 현안마다 솔직한 생각을 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나중에 이런 입장과 표현들, 솔직함들이 제대로 평가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오세훈 #이재명 #윤석열 #내란사태 #서부지법폭동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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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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