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다른 우리, 차이 속에서 연대 만들어 나가는 주체 될 것"

윤석열OUT성차별OUT페미니스트들, 페미니스트 시국발언대 개최

등록 2025.01.21 09:36수정 2025.01.2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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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OUT성차별OUT페미니스트들(아래 '윤OUT페미들')은 1월 18일 토요일 오후 2시, 페미니스트 시국 발언대를 개최했다. 윤OUT페미들은 지난 12월 7일 '윤석열 퇴진! 페미니스트 투쟁 선포 기자회견 & 긴급행동'을 시작으로 매일 집회 참여, 페미니스트 피켓 및 응원봉 제작, 간식 나눔 등 페미니스트의 이름으로 윤석열 탄핵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100개 이상의 단체와 1500명 이상의 개인이 연서명에 참여하여 함께하고 있다.

 지난 1월 18일, 윤OUT페미들 주최로 페미니스트 시국 발언대가 개최되었다.
지난 1월 18일, 윤OUT페미들 주최로 페미니스트 시국 발언대가 개최되었다. 서울여성회

이날 시국 발언대에서는 현장 발언 신청을 포함하여 총 13명의 페미니스트들이 발언하였다.

이날 첫 번째로 마이크를 잡은 박지아 서울여성회 성평등센터장은 "윤석열 탄핵 파면과 윤석열을 가능하게 했던 무수한 사회 문제들을 함께 이야기하는 장을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페미니스트 시국 발언대를 개최하고 있다. 남들이 우리에게 계속해서 이름을 붙이며 여성들이 왜 광장에 나왔는지를 대신 설명해주기 전에, 우리가 스스로 마이크를 잡고 우리 이야기를 하자. 우리는 민주주의를 수호하고자 하는 시민이자 성차별을 몰아내고자하는 페미니스트로서의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굉장히 다양한 차이가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 공동의 목표를 사수하면서도, 다양성 속에서 연대할 방법을 만들어나가는 주체가 되길 바란다"며 발언을 열었다.

 박지아 서울여성회 성평등센터장이 발언하고 있다.
박지아 서울여성회 성평등센터장이 발언하고 있다. 서울여성회

뻔한 말, 빈약한 논리의 힘이 다할 때까지

스스로를 20대 시민으로 소개한 발언자는 "대학 신입생 시절, 학교 선배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촬영을 당했고, 그렇기에 대한민국 현행법이 요구하는 만큼 저항하지 못했다. 이후 가해자가 한 말은 정말 뻔했다. '여자애가 남자 집에 오면 어떡하냐, 네가 나 좋아한 거 아니었냐, 네가 날 자꾸 피하면 진짜 강간이 될 수 있다'. 참 뻔했지만, 대학 생활 4년은 이 뻔한 말들의 힘을 확인해야 하는 시간이었다. 페미니즘 백래시가 몰아쳤고, 미투라는 단어는 농담거리가 되었다. 권성동 의원은 나와 같은 사람을 '의사 표시도 제대로 못하는 미성숙한 존재'이자 '남녀갈등을 과열시키는 주범'이라 불렀다"며 피해자가 당당히 목소리낼 수 없게 만드는 여성혐오와 백래시 조장 문화를 만든 세력이 대가를 치를 때까지 싸우자고 소리쳤다.

현장발언을 신청한 이서정 웹소설 작가는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을 끊임없이 이해하고자 하는 전 과정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떤 것은 영원히 이해할 수 없다. 지정성별과 성별정체성이 일치하는 시스젠더인 나는 논바이너리 친구를 완벽히 이해할 수 없겠지만, 그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은 가능하다"며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말로 모두를 포용하는 정책을 지지할 수 없다는 말이 저편에서 내세우는 혐오의 논리적인 근거처럼 쓰이는 현재의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서정 웹소설작가가 발언하고 있다.
이서정 웹소설작가가 발언하고 있다. 서울여성회

공학대학 여대생 연대 모임 들불의 양지안 회원은 "2022년, 윤석열 정부, 즉 안티페미니즘 정부가 들어서고, 매번 대통령을 바꾸고 싶었다. 여성혐오 범죄는 매일같이 뉴스화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여성혐오 단어들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혐오적 댓글이 넘쳐난다. 학교를 다니면서 딥페이크 당하기 싫다, 몰카 당하기 싫다 이야기하면 '남자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지 말라'는 앵무새 같은 남성중심적 지적만 돌아온다"며 이런 사회에서 살고 싶은 여성이 어디있겠냐고 반문했다.


다시 고개드는 극우세력, 더 큰 연대와 페미니스트 정치세력화로 맞서자

안티페미니스트 정치인들과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극우세력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정의당 페미니스트 여성정치클럽 최윤이 대표는 "정의당에서 진행했던 시민이 선정하는 윤석열 내란 방탄 국힘 5적 투표 결과가 나왔다. 권성동, 추경호, 윤상현, 나경원, 김민전이 순서대로 뽑혔다. 우리는 윤석열 뿐만 아니라 내란 방탄 국힘 5적까지 청산해야 한다. 그런데 이들을 지키려는 세력이 점점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스멀스멀 다시 높아지고 있는 윤석열 지지층에 맞서기 위해 우리는 더 결집해야 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외쳤다.


 정의당 페미클럽 최윤이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정의당 페미클럽 최윤이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서울여성회

서페대연 전수진 회원은 "이번 12.3 내란 사태 이후에 이준석 의원이 인터뷰를 하고 대한민국 한 정치인을 대변하는 것처럼 비추는 매체의 행동이 모두 사라져야 한다. 이준석은 청년 정치인을 표방하면서도 계엄령 당일 국회 담장 앞에서 소리만 버럭 지르고 정작 계엄해제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윤석열을 대통령에 당선시킨 장본인이다. 이렇게 이준석 같은 인물이 계속해서 정치권에 등장하면 여성혐오가 주류인 사회, 안티페미니스트가 당당한 사회를 더욱 고착화될 것"이라 주장했다.

가부장 윤석열을 탄핵시키고 가부장제도 같이 탄핵시키고 싶어서, 정치 주체로서 주권을 되찾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는 서울여성회 이유진 회원은 페미니스트 정치세력화를 강조하며 "지금 국회에 여성을 대변할 수 있는 정치인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대의민주주의조차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대의민주주의에서 나아가, 직접민주주의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성차별에 반대하고, 구조의 문제를 집단의 힘으로 해결한다는 전제 하에 모두가 연대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거대한 구조와 맞서 싸워서 이긴 유일한 방법이 연대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윤석열이 입이 닳도록 외치는 자유, 민주주의에 여성들은 해당된 적 없다. 여성들이 자신의 요구를 정치에 직접 반영하고,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고 스스로를 경제적으로 책임질 수 있도록 문화적,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사회, 그 어떤 성별도 사회가 만든 성역할에 가두지 않는 그런 민주주의가 우리에게 자유"라는 말을 덧붙였다.

 서울여성회 이유진 회원이 발언하고 있다.
서울여성회 이유진 회원이 발언하고 있다. 서울여성회

이름 붙이기는 또 하나의 정치, 혐오 없는 기록으로 투쟁할 것

이름 붙이기, 명명은 정치 싸움이라며, 윤석열을 가능케한 혐오 기반의 단어 및 사건 정의를 우리가 바꿔야 할 문제로 꼽은 발언자도 있었다. 페미위키 시카 활동가는 "클릭만 해도 남초 커뮤니티의 수익을 올려주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는 한 온라인 백과사전에 최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의 투쟁이 '전장연 여객열차 운행 방해사태'로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페미위키는 그곳이 기록한 '청해진 해운 세월호 침몰 사고'를 '세월호 참사'로, '클로저스 티나 성우교체 논란'을 '넥슨 성우 계약해지 사건'으로, '부사관 성전환 사건'을 '트랜스젠더 부사관 강제 전역 사건'으로, '서울우유 협동조합 젖소비유 광고논란'을 '서울우유 여성혐오 광고'로 기록하고 있다"며 페미위키는 앞으로도 명명의 정치로 저항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페미위키 시카 활동가가 발언하고 있다.
페미위키 시카 활동가가 발언하고 있다. 서울여성회

대통령도 체포되는 시국, 대학이 걷고 있는 퇴행의 길

대통령도 체포되는 마당에 대학은 민주주의 퇴행의 길을 걷고 있다며,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잡은 자본주의와 안티페미니즘은 역시 윤석열 한 명의 퇴진만으로는 절로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일깨워준 발언자도 있었다.

동덕여대 졸업생 소양은 "지난 15일, 온 세상이 내란수괴 체포 소식에 주목하고 있을 때, 동덕여대 본부는 2025 입시 준비를 위한 '교내 정상화' 및 '환경 미화'를 명목으로 대자보를 뜯어내면서 교정에서 학생들의 목소리를 지워냈다. 대자보 훼손은 학생들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그리고 지난 2022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헌법 제21조 22항에 위배되는 인권침해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동덕여대는 지난해 이미 공동재물손괴와 공동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학생들을 고소하고 본관 점거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 이어 지난 1월 9일과 13일, 재학생 10여 명에게 징계 심의에 대한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교육기관인 대학이 학생들을 고소 고발하고, 법적 공방으로 학생 시위를 억압하는 것"이라며 학내 민주주의 퇴행을 고발했다.

 소양 동덕여대 졸업생이 발언하고 있다.
소양 동덕여대 졸업생이 발언하고 있다. 서울여성회

전국대학원생노조 성평등위원회 강수연 위원장 역시 "내 일상은 여전하다. 윤석열이 체포되었다고 해서 내가 속한 학내 조직의 부조리가 일거에 사라지지 않는다. 학내에선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페미니스트의 정체성을 내비치는 것만으로 실질적인 위협을 받는다. 기업화된 대학에서 여성학과 인문학, 순수학문들이 설 자리는 가파르게 좁아지고 있다"며 의견을 더했다.

 전국대학원생노조 성평등위원회 강수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전국대학원생노조 성평등위원회 강수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서울여성회

이날 페미니스트 시국 발언대가 마무리된 후, 참가자들은 한 마음으로 <다시 만난 세계>를 합창하고, 이후 이어진 4시 윤석열 퇴진 본집회에서도 함께하며 추위를 뚫고 연대의 마음을 모았다.

'윤OUT페미들'은 오는 25일 토요일 오후 2시에도 광화문 인근에서 페미니스트 시국발언대를 이어갈 예정이다.

 페미니스트 시국발언대 웹자보
페미니스트 시국발언대 웹자보 서울여성회

21일에는 이화여대 강의실에서 <깃발과 불꽃: 대학 사회 페미니즘과 탄핵 광장> 페미니스트 대학생 집담회를 진행한다. 광장에서의 경험부터 학내 백래시, 학내 디지털 성폭력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페미니스트 대학생 집담회 웹자보
페미니스트 대학생 집담회 웹자보 서울여성회
덧붙이는 글 <윤석열OUT성차별OUT페미니스트들>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광화문 의정부시 역사공원에서 페미니스트 시국발언대를 진행합니다. 시국발언대 이후 윤OUT페미들 깃발 아래 범시민대회행진에 함께 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윤석열OUT성차별OUT페미니스트들>과 함께 하기
신청 링크: https://bit.ly/yoonout_femi

<깃발과 불꽃: 대학 사회 페미니즘과 탄핵 광장> 페미니스트 대학생 집담회 참여하기
신청 링크: https://bit.ly/yoonout_univ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서울여성회 #윤OUT페미들 #서페대연 #윤석열퇴진 #페미시국발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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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성회는 서울 여성들의 자기성장, 성평등한 마을 만들기, 폭력과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활동하는 생활인 여성들의 공동체입니다. 2007년 7월에 창립하여 서울여성문화축제, 서울여성아카데미, 지역아동센터 성교육 및 부모교육, 지속 가능한 생태 지킴이 활동과 식량주권운동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합니다.


이 기사는 연재 12·3 윤석열 내란 사태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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