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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처럼 윤석열도? 극우가 활개치는 이유

[분석과 대안] 윤 탄핵과 구속에도 내란 지속...11가지 원인과 해소 방안

등록 2025.01.24 16:52수정 2025.01.25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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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 심판 4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 심판 4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기사 수정: 25일 낮 12시 15분]

"역사는 나선형으로 나아간다"라는 표현은 약간 다르지만, 비코에서 마르크스를 거쳐 카아로 이어져 온 말이다. 역사는 유사한 형태가 반복되지만, 좀 더 긴 역사의 시간으로 보면 분명한 발전을 만든다. 이 차이를 만드는 것은 사회경제적 토대와 집단으로서 주체들이 갖는 역사적 자유의지와 지향이다. 그 주체들은 때로 개인의 사건을 사회와 상호 관계 속에서 파악하며 구조적 모순과 원인, 대안을 인식하는 사회의식과 과거의 지혜를 통하여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역사의식을 갖고 자신들의 역사를 만들지만 때로 집단적 무의식이나 정동(affection, 자신의 감정과 신체의 변화가 다른 사람에게 전이되면서 사회적 행동을 유발하는 정서적 충격과 행동 )에 이끌리기도 한다.

극우 대중영합주의자들의 파시즘적 반동이 진행되고 있다

2016~2017년 촛불과 비교하면, 지극히 무능하고 무도한 대통령의 퇴행과 국정농단, 퇴진 운동과 광장의 열림, 탄핵, 이어질 헌법재판소의 인용과 파면, 조기 대통령 선거가 되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계엄 선포, 2030 여성의 주도, 극우 포퓰리스트의 파시즘화, 광장의 분점과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 가운데서도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극우 대중영합주의의 파시즘화다. 윤석열이 탄핵 당한 상태에서 증거 인멸의 확실한 우려가 있기에 구속 수사를 받아야 함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이를 옹위하는 이들은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서부지방법원 청사에 난입하여 갖은 폭력과 파괴 행위를 하였다. 실시간으로 이를 지켜본 국민들은 계엄령에 버금가는 충격을 받았다.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서부지법) 입구 일부가 지난 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일으킨 서부지법 폭동사태로 부서져폐쇄되어 있다.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서부지법) 입구 일부가 지난 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일으킨 서부지법 폭동사태로 부서져폐쇄되어 있다. 권우성

이들은 광장의 정당성을 훼손하고 헤게모니(대중의 설득과 동의를 바탕으로 문화적이고 이념적으로 인정받는 지배적 위치)를 약화하고 언어의 혼란을 부르고 있다.

윤석열은 이 나라의 거의 모든 분야를 퇴행시키는 데서 더 나아가 계엄령을 선포하고 내란을 주도하였다. 헌법과 형법을 위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애오라지 권력을 위하여 나라를 혼란에 빠트리고 전쟁까지 획책한 장본인이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심복조차 사지로 내몰고 낯도 붉히지 않은 채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감행하는 찌질하고 비겁한 악한이다. 국민의 상식으로 보아도 용납할 수 없는 사람이다.


상대적으로 윤석열보다 덜 죄를 저지른 박근혜 때만 해도 여당은 해산 위기에 놓였고 지지자들도 부끄러워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윤석열부터 시작하여 상당수의 국민의힘 의원과 태극기부대까지 극우 유튜버들의 가짜뉴스를 맹신하며 광장의 한 편을 점거하고 폭력적인 행위를 다반사로 하고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혁명, 저항권, 부정선거'등 민주화진영과 민중운동, 사회적 약자들이 정의를 구현하기 위하여 전유하던 용어를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맥락을 제거한 채 자신들의 반민주적이고 반역사적이고 불의한 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으로 뒤집어서 사용하고 있다. 이는 양비론을 형성하며 여당의 지지율을 올리고 대신 광장을 위축시키는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일시적 난동으로 보거나 대선 이후 잠잠해질 것으로 생각하면 퇴진운동에 중대한 착오와 오판을 범할 것이다. 위로는 '재벌-검찰-군부-행정부와 관료-국민의힘-보수언론과 극우 유튜버-근본주의 기독교도-극우 전문가 집단과 지식인'으로 이루어진 수구 기득권의 카르텔이 자본, 정보, 권력, 헤게모니, 담론의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이들은 돈과 권력, 말을 매개로 대중을 선동하고 조작하며 조직화와 대중화에 성공했다. 한국자유총연맹, 한국기독교총연합,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등으로 조직화하고 박근혜 탄핵 이후에는 광장에 100만 명을 동원할 정도로 대중화하였다.

한 예로,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에 10개 산하 조직이 있는데 그 중 자유마을은 3500여 개의 읍면동에 '우파 마을조직'을 결성하였다. 이들의 누리집을 보면, 경기 부천시 원미구 상동에 주민 6만 6553명 가운데 1만 1873명, 대구 서구 평리 3동에 주민 9690명 가운데 9178명, 서울 금천구 독산 제1동에 주민 4만 5144명 가운데 6605명이 회원이다. 심지어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1동에 주민 1만 1637명 가운데 1036명 등 호남에도 상당수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은 10대 강령으로 "이승만 대통령의 자유민주주의·자유시장경제, 박정희 대통령의 개발정신과 반공정신 계승, 진보·민주·평화 등 주사파 세력의 거짓포장 실체 전파, 네오마르크시즘(동성애 등)으로 죽어가는 자유민주주의 부활" 등의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전체 회원이 760만 명이 넘는다고 하며 1천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22대 총선에서 자유통일당이 64만 2,433표(2.26%)밖에 얻지 못한 것을 보면, 이 중 10% 정도만 진성 회원일 것으로 보인다. 경제나 주류 기독교에서 배제된 노인층이 대부분이지만 최근에 청년층의 가입도 늘고 있다. 극우 이데올로기에 조작된 것에 더하여 대다수가 근본주의 기독교라는 종교를 신념으로 하기에 맹신적이고 충성도도 높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왜 윤석열과 그를 지지하는 극우세력들은 허구의 부정선거, 중국 간첩설 등을 실제 벌어진 것처럼 확신하는가. 계엄 선포가 윤석열의 오판과 광기, 망상에 의한 돌연적인 사건이 아니라 그 저변의 요인이 있는 것처럼(관련기사: "비상계엄의 토대" https://omn.kr/2bi1e), 극우집단이 파시즘화하는 것 또한 사회적 토대가 있다.

크게 11가지, 곧 민족 모순, 분단 모순, 극우 이데올로기, 신자유주의와 금융자본주의, 공론장의 붕괴, 지역 모순, 젠더 모순, 보수 양당 체제, 재현의 위기, 대중의 변화, 트럼프의 경험이 이들을 파시즘화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서 미군정, 미국 종속 체제로 이어진 민족 모순은 친일과 친미를 동일화하며 역사를 부정하고 전작권, 사드 배치 등 미국에 대해 자주적인 행보를 취하거나 한반도 평화 체제를 수립하려는 일체의 행위를 '친북'으로 음해하여 무력화시킨다. 분단 모순은 모든 진보적 담론과 집단을 '빨갱이, 주사파, 자유주의의 적'으로 매도하여 배제하는 마르지 않는 샘이다. 그들은 진보세력만이 아니라 여성과 소수자를 포함하여 자신들의 의견에 반대하는 모든 이들을 '빨갱이'로 특정하고 척결할 대상으로 삼는다.

지역 모순은 지역 차별을 정당화할 뿐만 아니라 보수 양당 체제를 굳건히 하고 진보정당을 배제하는 토대를 형성한다. 젠더 모순은 청년 남성들이 2030 여성과 대립적인 이념과 성향을 지향하고 실천하도록 이끈다. 보수 양당은 적대적 공존을 하며 돈, 권력, 정보를 양분하여 점유하고 법을 어기고 위성정당까지 만들어가면서까지 진보정당을 궤멸로 끌고 갔다. 이 바람에 소수자의 목소리는 차단되고 노동자와 민중의 이익은 늘 뒷전으로 밀리면서 다양성이 자리 잡을 토양 자체를 없애 버렸다. 획일화의 장에선 국민의힘이든 민주당이든 파시즘을 쉽게 싹틔울 수 있다. 더구나 야당의 대표가 사법 리스크가 있다는 점은 이들의 죄의식을 누그러트리고 적반하장할 수 있는 빌미가 되고 있다.

이 토대 위에 반공·종북이데올로기, 자유주의, 근본주의 기독교, 친미·친일 제국주의, 강성 신자유주의, 능력주의 이데올로기가 작동하면서 부조리하고 불의한 모순을 은폐하고 파시즘적인 행위를 합리화한다.

 12.3 윤석열 내란 사태를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집행한 3일 오후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연설하고 있다.
12.3 윤석열 내란 사태를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집행한 3일 오후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연설하고 있다. 유성호

그런데 대중이 변했다. 계급 의식은 희미해지고 다중적 정체성을 갖고 이합집산한다. 조직을 갖고 이성에 따라 실천하는 대중은 주변화하고 정동에 따라 휘둘리기도 하고 모이기도 하면서 변화를 모색한다.

이런 토대에서 무엇보다 극우 파시즘이 발흥한 중요 토대는 신자유주의 체제와 금융자본주의, 공론장의 붕괴와 트럼프의 사례다. 신자유주의 체제가 30여 년 진행되면서 비정규직과 불안정 노동자가 1000만 명에 이르고, 상위 01.%와 하위 20%의 소득격차가 1400배나 될 정도로 불평등이 심화하였다(<파이낸셜뉴스>, 2023년 3월 21일). 20대 청년이 서울 아파트 한 채를 사는 데 저축 가능액을 모두 모으면 86.4년, 월급을 몽땅 모으면 24.76년이나 걸린다(이한진, <부동산 폭등기 청년 가구 재정 변화 분석>). 청춘의 꿈과 열정을 뒤로 한 채 밤을 새우며 공부했지만, 99.9%가 패배자로 전락한다.

경제 위기와 사회적 격차가 심화한 상황에서는 소수의 의식이 있는 이들은 사회적 모순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만, 다수의 대중들은 나치 때 독일 국민처럼 불만과 불안을 더 큰 권위에 의존하거나 특정 집단을 타자화하며 배제와 혐오를 증대하고 희생양으로 삼는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엘리트층이 제조업을 주변화하고 금융자본주의 체제와 인공지능을 비롯한 4차 산업혁명으로 이행하자 이에서 배제되어 몰락한 노동자들이 애꿎은 이주민과 이주노동자에 대한 혐오와 배제를 표출하며 극우화하고 있다. 그처럼 가난하거나 배제된 한국의 청년과 노인들은 주사파로 대상을 특정하고 그 범주에 민주당과 사법부도 포함하며 이들을 타자화하고 적대한다.

17세기부터 교회 바깥에 시민 사회가 형성되었다. 시민들은 이곳에 공론장을 만들고 과학적 객관성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진리를 수렴하였고, 이는 중세 봉건제에서 근대 민주주의로 이행하는 토대가 되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 체제가 30년 동안 지속되면서 언론과 자본의 유착이 심해지고 언론도 기업화하였다. 디지털 혁명이 일어나자 수많은 가짜뉴스들이 인터넷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매개로 양산되고 퍼졌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플랫폼은 보고 싶고 듣고 싶은 정보만을 확대재생산하고, 가짜 영상은 진실과 허위의 구분마저 무너트렸다.

이에 조작되거나 마취된 대중은 반향실 효과(echo chamber effect)를 서로 증대하며 확증 편향을 키웠다. 여기에 현실과 가상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는 재현의 위기(the crisis of representation)가 더해진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까지 칼로 살해한 자신의 동생을 게임 속의 악마로 착각하는 게임 중독자처럼, 이들은 극우 유튜버들이 만든 가상의 세계를 실제 현실로 착각하는 망상을 형성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3차 변론 출석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3차 변론에 출석할 것으로 알려진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경찰이 경계를 서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얼굴 사진을 박은 옷을 입은 윤 대통령 지지자가 손에는 태극기를 든채 길을 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3차 변론 출석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3차 변론에 출석할 것으로 알려진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경찰이 경계를 서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얼굴 사진을 박은 옷을 입은 윤 대통령 지지자가 손에는 태극기를 든채 길을 가고 있다. 이정민

트럼프의 경험이 이들의 행위에 확신과 희망을 주고 있다. 트럼프는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의회 쿠데타를 선동한 극우 포퓰리스트다.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며 다자주의 질서를 무시하고 보호무역주의를 고집하며 전 세계를 각자도생의 질서로 전환했다. 그는 인종이나 소수자, 정치적 반대자를 거짓까지 동원하여 차별하고 혐오하는 망언과 망동을 서슴지 않았으며, 재임 기간에 하루에도 수십 번 거짓말하고 가짜뉴스를 만들어 전파한 극우 파시스트다. 그는 도덕성은 차치하고 여러 차례 법을 어긴 범법자다. 그런데도 그는 또다시 세계 최고 강대국의 대통령이 되었고 사법적 판결과 징계는 유보되었다.

이에 고무된 윤석열과 극우 세력들은 어떤 나쁜 거짓말과 궤변을 늘어놓더라도 전파만 잘하면 진실과 비등하게 양비론을 형성하고 이것이 여론을 바꾸고 결국에는 권력도 갖게 만든다는 것을 지켜본 것이다. 거짓말을 할수록 극우 유튜버들은 유명해지고 억대의 돈이 들어오고, 대중들은 확증편향에 빠져 이를 퍼나르며 불만을 해소한다. 착시도 있지만, 이 악순환 속에서 윤석열과 극우세력의 지지율은 올라간다.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한국 사회가 중세, 근대, 탈근대가 뒤섞여 동시에 공존하는 것처럼, 한국의 파시즘도 고전적 파시즘과 탈근대적 파시즘이 중첩되어 있다.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고 대중을 거짓말로 선동하고 추종자를 신화화한다는 점에서는 고전적 파시즘을 닮았다. 반면에 관리된 민주주의에 더 의존하고 대중들을 탈정치화하고 자본과 유기적 관계를 맺고 능력주의에 기대고 대중이 정동에 이끌리며 여성 혐오를 표출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활용한다는 점은 탈근대적 파시즘과 유사하다.

이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은 단호한 처벌을 하고 공론장을 복원하는 것이다. 포퓰리스트의 거짓말은 강한 권력 의지의 표출이다. 이들의 전술은 거짓을 반복하여 사실로 믿게 하여 양비론으로 부상시켜 진실을 무력화하는 것이며, 전략적 목표는 권력을 얻는 것이다. 그러기에 포용이나 화쟁(대립되는 것을 서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더 높은 차원에서 하나로 아우르는 것)은 이들의 전략과 전술에 말려드는 것이다. 과학과 합리성에 입각하여 객관적 사실로 거짓임을 드러내고 맥락을 부여해야 한다. 화쟁도 파사현정(破邪顯正, 삿된 생각을 논파해 올바름을 드러낸다) 연후에 단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 부정선거가 이루어질 수 없는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고 부정선거는 이승만과 같은 독재자들이 여론의 지지를 잃어 권력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을 때 권력을 유지하려고 권력을 이용해 조작한 것이라는 당시의 역사적이고 정치적인 맥락을 부여한다. 그러면 오히려 부정선거할 가능성이 있는 이는 윤석열이 된다. 아울러, 검찰과 국정원을 동원한 윤석열식 공안통치와 언론장악이 재발하지 않도록 퇴진 운동 과정에서 언론의 완전한 독립과 자유를 철저히 보장하는 언론개혁을 수행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4차 변론기일인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지지자들이 탄핵무효 시위를 벌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4차 변론기일인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지지자들이 탄핵무효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다음으로 이데올로기를 비판하거나 대항이데올로기(counter-ideology)를 만들어야 한다. 탈근대 파시즘과 윤석열 정권의 핵심 이데올로기가 능력주의와 자유주의다. 한국은행이 2024년에 발표한 <입시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와 대응방안>에 의하면 "2018년 서울과 비서울 간 서울대 진학률 격차 중 8%만이 학생 잠재력 차이로 설명되고 나머지(92%)는 부모 경제력과 사교육 환경 등을 포괄하는'거주지역 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이 주장한 능력주의와 공정이란 실은 기득권의 특권이고 불공정이다. 그가 취임식에서부터 마르고 닳도록 외쳤던 자유와 자유주의도 개인의 구속과 억압으로부터 자유를 뜻하는 소극적 자유(freedom from)만을 뜻할 뿐이다. 윤석열과 극우 세력들이 노동을 통한 진정한 실현을 이루는 적극적 자유(freedom to), 타자를 자유롭게 하였을 때 진정으로 자유로운 대자적 자유(freedom for)를 소거하였음을 밝히고 세 가지 자유를 종합한 자유주의를 주장한다.(이도흠, <인류의 위기에 대한 원효와 마르크스의 대화>)

또한 참여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한다. 파시즘은 한두 명의 포퓰리스트들에게 권력이 집중될 때 구사된다. 이의 근본적인 대안은 직접·참여 민주주의를 강화하면서 숙의 민주제를 종합하는 것이다. 마을 단위에서부터 주민자치원회를 만들고 구·군, 시, 국가에 민회를 설치한다. 감사원, 국정원, 국세청, 기획예산청을 국회에 소속시키거나 시민위원회를 두어 통제하고 그 대표를 국민이 직접 선출한다. 검찰의 권력은 기소독점에서 나오므로 공수처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별로 효과가 없다. 시민의 검찰 통제, 곧 검찰총장과 지검장 직선제, 사소제(피해자가 소추할 수 있는 제도), 부대공소제(피해자나 변호사가 검사와 공동으로 소송에 참가할 수 있는 제도)를 추진하고 검찰에 시민위원회를 두어 정치·사회적으로 중요한 사안은 시민위원회에서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파시즘의 토양인 획일화를 깨는 방안은 무지개의 아름다움으로 수놓는 것이다. 다양한 사상과 이념을 공론장에서 마음껏 펼치고 장애인, 노인, 여성, 이주민, 성소수자 등 소수자의 목소리를 광장에 들리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를 정책으로 수렴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든다.

윤석열 탄핵 투표 가결, 꺼지지 않는 응원봉 2024년 12월 14일 오후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 범국민 촛불 대행진'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탄핵 투표가 가결된 뒤 응원봉을 흔들며 노래를 합창하고 있다.
▲윤석열 탄핵 투표 가결, 꺼지지 않는 응원봉 2024년 12월 14일 오후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 범국민 촛불 대행진'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탄핵 투표가 가결된 뒤 응원봉을 흔들며 노래를 합창하고 있다. 이정민

진보도 성찰해야 한다. 진보의 무능과 분열이 파시즘을 키웠다. 지금 극우 파시즘의 가장 굳건한 토대는 신자유주의 체제다. 비정규직과 대량해고 철폐, 사회공유소득, 자본세, 살찐 고양이법 등 진보가 하나가 되어 신자유주의를 극복할 진정한 대안을 제시하고 세상을 바꾸는 사회대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파시즘의 가장 폭력적인 양상은 대량 학살이다. 한나 아렌트가 '악의 평범성', 스탠리 밀그램이 '권위에 대한 복종' 때문이라 주장하지만, 아렌트는 아이히만의 연기에 속았고, 밀그램은 실험을 조작하였다. 그들에게 묻고 싶은 것은 "아이히만이 독일 우파 중산층을 학살하라는 명령을 받았어도 아무런 생각 없이 이를 수행하였을까?"다. 백인 어린이는 때리지도 못하는 신부가 마야족이나 잉카족 어린이는 별 죄책감 없이 죽였다. 대량학살에 앞서서 상대방을 타자화하는 혐오 발언이 행해진다.

근본적인 원인은 동일성이다. 대중과 대중영합주의자가 자신들을 '백인/기독교도/우파/다수자/남성'으로 동일화하면, '유색인/이슬람/좌파/소수자/여성'은 죽여도 좋은 타자가 된다. 그러기에 파시즘의 대안은 동일성을 근본적으로 해체하는 사유와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이다. 설혹 상대방을 때리러 간 사람일지라도 그의 눈동자에 비친 내 모습인 눈부처(둘이 서로 마주 볼 때 상대방 눈동자에 비친 자신의 모습)를 본다면 멈출 것이다. 이처럼 나와 너의 경계를 해체하는 타자성(alterity)의 사유, 쿠란에서 성경의 가르침을 읽고 성경에서 무함마드의 목소리를 듣는 식의 화쟁의 교육, 약자들의 아픔을 자신의 병처럼 아파하는 공감과 연대가 필요하다.

이번 퇴진운동이 2016~2017년 촛불보다 조금이라도 진전이 있으려면, 몫이 없던 이들의 목소리를 들리게 하고, 그들이 좀더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을 향하여 단 한 걸음이라도 전진하여야 한다.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가장 희생당한 노동자와 서민, 자영업자, 소수자, 2030여성들이 주체가 되어 열 사람의 한 걸음으로 신자유주의 체제 저 너머 새로운 세계에 대해 상상하고 세상을 바꾸는 사회대개혁을 추진할 때 그것은 현실이 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 이도흠은 한양대 교수로 학계를 대표하여 윤석열 정권 퇴진운동본부의 공동대표를 맡았었으며, 지금은 '윤석열 퇴진! 세상을 바꾸는 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극우파시즘 #윤석열 #전광훈 #태극기부대 #서부지방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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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현직: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백기완 노나메기 재단 부설노나메기연구소 소장, 윤석열퇴진운동본부 공동대표 ㅇ 역임: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상임의장, 한국기호학회 회장, 한국시가학회 회장, 한국언어문화학회 회장, 정의평화불교연대 상임대표, (계간) 문학과 경계 주간, (계간) 불교평론 편집위원장, 한국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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