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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고, 막고… 탄핵심판 진두지휘하는 '피청구인 윤석열'

[윤 탄핵심판 4차 변론] "저는 기억하는데…" 유도성 질문에 경고성 계엄 장황설도

등록 2025.01.23 20:57수정 2025.02.1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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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연일 헌법재판소에 출석, 탄핵심판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최측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증인신문에서 직접 질문도 하고, 답변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때에는 "국방부 장관에게 얘기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에 이어 23일 서울시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4차 변론기일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심리 초반, 그는 눈을 감고 변론을 듣는 등 한 발 물러선 모습이었다.

그런데 계엄 당시 국회에 투입된 병력 규모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국회 경내 전체에 280명 들어갔고, 본청에는 12명밖에 안 된다'는 답변을 듣고 싶었던 윤 대통령 측 변호사와 달리 김 전 장관이 "280명이 국회 본관 안에 들어갔다"고 말하자 지켜보던 윤 대통령의 웃음이 터졌다.

어긋났던 첫 번째 직접질문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직접 출석해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직접 출석해 있다.헌법재판소 화면 캡춰

김용현 전 장관 직접심문하는 윤석열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해,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직접 심문하고 있다.
김용현 전 장관 직접심문하는 윤석열 대통령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해,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직접 심문하고 있다.헌법재판소 화면 캡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직접 출석해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직접 출석해 있다.헌법재판소 화면 캡춰

답답했던지, 곧이어 직접 김 전 장관에게 물었다.

- 윤석열 대통령 "저도 사진 보고 알았는데, 본회의장과 국회 관계자들 사무실이 있는 본관 건물이 있고, 국회 마당이 있고, 담벼락 바깥에 경찰이 있지 않았나. 그런데 특전사 요원들이 본관 건물 안으로 한 20여 명 들어가는 사진을 봤다. 거기서 (국회 보좌진, 당직자 등이) 소화기를 쏘니까 다들 나오던데, 특전사 요원들이 우리 장관님 보시기에 본관 건물 바깥 마당에 주로 있었나. 아니면 본관 건물 안으로 많은 인원이 다 들어가 있었나."

다분히 유도성 질문이었지만, 김 전 장관의 답변은 이번에도 어긋났다.


- 김용현 전 장관 "280명은 본관 안쪽이든, 복도든 곳곳에 가 있었다."

이렇게 첫 번째 윤 대통령의 직접 등판에서는 김 전 장관과 호흡이 맞지 않았지만, 두 번째부터는 영점이 맞춰진 모습을 보였다.


두 번째부터는 완벽 호흡... "우리 장관"이라 호칭하며 질문하면 맞장구

 구속중인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구속중인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했다.헌법재판소 화면 캡춰

윤 대통령은 포고령에 관한 질문을 하면서도 '경고성 계엄'이었다는 기존 주장을 강조했다.

그는 "제 기억에는 12월 1일 또는 2일 밤에 우리 장관께서 제 관저에 갖고 오신 걸로 기억된다"며 "어차피 이 계엄이라는 게 길어야 하루 이상 유지되기도 어렵고, 어떤 상징적이라는 측면에서, 집행가능성도 없지만 (김 전 장관이 작성한 포고령 문구를) 그냥 놔두자고 한 것 기억 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 전 장관은 "평상시보다 꼼꼼하게 안 보시는 걸 느꼈다"면서 "지금 말씀하시니까 기억난다"고 맞장구쳤다.

윤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당사와 방송인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여론조사업체에 계엄군을 보낸 것도 김 전 장관 뜻이었다며 "계엄 선포한 날 저녁에 그 얘기를 저한테 해서 '절대 하지 마라, 그건 안 된다'(라고 말했다)"고도 얘기했다. 이에 김 전 장관은 "예, 나중에 들었다"고 답변했다.

직접 장황한 설명... 끼어들다가 재판장에 제지당하기도

윤 대통령은 또 김형두 재판관이 핵심 쟁점인 '최상목 문건'에 관해 물었을 때 "국방부 장관에게 얘기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 "결국 저런 것 아니겠나"라며 끼어들다 제지당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애초에 경고성 계엄이었기 때문에 평화적으로 끝났고, 투입된 군인들에게 부당한 명령을 내리지도 않았다'는 취지로 장황한 발언도 쏟아냈다. 그는 "이 계엄이 무슨 실패한 계엄이라고 소추인 측이 주장하면서, 군인들이 현장에 와보니까 맞닥뜨린 상황이 국회라는, 그런 민주정치라는 것 때문에 군인들이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것이란 말씀을 하셨는데, 저도 마찬가지"라고 운을 뗐다.

"저나 우리 장관이나 군 지휘관이나 지금 실무급 장교들이 다 정치적 소신이 다양하고, 반민주적이고 부당한 일을 지시할 때 따르지 않을 것이란 것은 저희들도 다 알고 있고, 그런 전제 하에서 비상계엄 조치를 하고 그에 따라 필요한 소수의 병력 이동을 지시한 것이고, 그 지시는 합법적인 것이기 때문에 군인들이 거기 따른 것이고, 이 사람들이 오바하거나 불법 행위를 한 게 아니다.

그래서 이건 실패한 계엄이 아니라, 좀 얘기한다면 저도 빨리 끝날 것이라곤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좀 더 빨리 끝났다. 그 이유는 국회가 계엄해제 요구를 아주 신속하게 한 것도 있고, 저 역시도 계엄해제 요구 결의가 나오자마자 장관, 계엄사령관 즉시 제 방으로 불러 군 철수를 지시했고, 바로 1층 브리핌룸으로 가서 군을 철수를 시켰고, 국무회의 정족수가 갖춰지면 거기 따라 계엄해제하겠다고 선발표했다. 그렇게 해서 끝난 것이지…"

윤 대통령은 증인신문 말미에 최상목 문건에 나왔던 '비상입법기구'를 놓고도 긴 설명을 내놨다. 그는 "(군사정권이 국회 권한을 부여, 좌지우지 했던) 국보위 말씀을 자꾸하는데, 그러면 기재부 장관한테 얘기한다는 자체가 완전 난센스"라며 "국보위를 하는 상황이면, 옛날에 재경분과위원회라는 게 있는 걸로 안다. 그런 데서 해버리면 된다. 더군다나 이걸(비상계엄 선포) 반대한 장관에게 준다는 게 앞뒤가 안 맞는다"고 주장했다. 거듭 국회 출입도 통제하지 않았다며 '국회 기능 마비 시도'를 부인했다.

헌법재판소는 2월 4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증인신문도 이어간다. 재판부는 내일 재판관 평의를 열어 윤 대통령 쪽에서 추가로 신청한 증인들의 채택 여부와 '부정선거 의혹을 입증하겠다'며 요청한 선거관리위원회 서버 검증 신청을 받아들일지 말지 결정할 예정이다.

매우 정돈된 윤석열의 머리... 구치소 수용자 번호표도 안달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한편 이날 같은 구치소 수감자 신분인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외모는 꽤 차이를 보였다. 장기간 염색을 하지 않은 표시가 확연한 김 전 장관과 달리 윤 대통령은 매우 정돈된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대통령실과 헌법재판소가 협의한 대기 공간 내에서 교도관의 입회 하에 간단한 모발 정리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서울구치소 측에서 협조한 바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사전에 대통령실의 협조 요청이 있었다면서 "현직 대통령 신분인 점 및 이전 교정시설 내 선거방송 촬영 시 후보자 분장 등에 협조한 사례가 있어 특혜라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한 법무부는 "미결수용자 사복 착용 시 수용자 번호표 착용 여부는 관계 규정에 따라 구치소장의 재량 사항"이라고 밝혔다. 과거 박근혜와 이명박의 경우 구속 상태에서 형사재판에 출석할 때 수용자 번호표를 착용했는데, 이날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은 번호표를 착용하지 않았다.
#윤석열 #김용현 #탄핵심판 #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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