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미 변호사
이영광
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서울서부지법에 윤 대통령 극렬 지지자들이 난입해 영장 발부 판사를 찾아다녔다. 그 과정에서 창문 등을 깨트리는 등의 폭력을 행사했다. 흡사 2021년 1월 미국 워싱턴에서 있었던 의사당 난입 사건을 떠올리게 했다.
더 큰 문제는 국민의힘이다. 폭도들의 서부지법 난입 사태를 엄히 문제 삼아야 함에도 국민의힘은 경찰도 문제란 식의 양비론을 펼쳤다. 지금 정치권 상황에 대해 들어보고자 전 더불어민주당 법률위 부위원장으로 법무법인 메타 소속인 장윤미 변호사를 지난 22일 서울 교대역 근처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장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윤석열, 책임을 온전히 본인이 부담할 용기와 능력 의지도 없어"
- 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켰잖아요. 변호사 또 정치인으로서 폭동 사태는 어떻게 보셨어요?
"제가 변호사 일을 하고 있잖아요.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저희가 업무 때문에라도 많이 가는 공간이란 말이에요. 이런 공간이 폭도들에 의해 완전히 훼손된 걸 넘어 침탈 당한 거 아닙니까? 이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다고 생각하기도 어려운 일이라고 보고요. 기본적으로 법원은 우리 사회 갈등을 가장 종국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기관이에요. 절차에서 본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물리력을 행사하면 이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남아날 수 없는 거죠. 여기에 가담한 사람들과 이것을 사실상 뒤에서 부추긴 사람들 모두 굉장히 엄하게 법으로 다스려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 배후가 있다고 보세요?
"수사로 드러나야 되겠지만 기본적으로 저는 그런 생각 해요. 직접 지시는 아니어도 윤석열 대통령이 사법부와 수사기관 향해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고 했어요.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어떻게 반응합니까? '대통령이 법원과 판사를 불법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왜 불법 저지르면 안 되냐'고 반문하는 거예요. 그 끝에 바로 이런 폭동이 있었던 거예요. 여기에 대한 정치적 책임에서 전 윤석열 대통령은 결코 자유롭지 않다라고 생각하고요.
또 저희가 여러 형사 사건을 해봐도 일반 사람들이 일반 시민이 경찰을 피가 나도록 폭행하는 건 상상하기 어려워요. 과연 일반 시민들만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도 수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보고요."
- 국민의힘에서는 경찰이 과잉 진압했다고 하는데.
"저는 이런 식으로 폭도들도 잘못했지만, 경찰도 잘못했다는 건 사태를 상당히 호도하고 왜곡하는 거로 생각해요. 거기서 일부 의원들은 심지어 내부에서 강경 진압했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또 한 축에서는 문을 열어줬다면서 공격한단 말이에요. 국민의힘 내부에서 논리적으로 일치하지도 않아요. 이건 a와 b라는 가치가 충돌하는 게 아니에요. 사법 정의를 공격하는 일부의 무리가 있는 겁니다. 그 부분에 대한 사법 단죄를 해야 되는 거지 둘 다 잘못했고 문제가 있다는 건 이 사태를 축소하거나 왜곡시킬 우려가 너무 높은 프레임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경찰의 과잉 진압을 문제 삼은 적 없거든요. 늘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했죠. 더구나 여당이 경찰 대응을 문제 삼는 게 이례적인 것 아닌가요?
"지금 말씀해 주신 질문에 대답이 공감되는 게 이를테면 민주노총을 윤석열 대통령이 뭐라고 불렀습니까? 건폭이라고 했어요. 그래서 사실상 강경하게 대응했죠. 그때 국민의힘이 강경 진압이라고 했습니까? 그리고 이건 강경 진압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는 거예요. 공권력이 무너지는 현장을 진압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죠. 최근 경찰이 어떻게 했습니까? 광화문에서 민주노총 주최 집회와 보수 집회가 같이 열렸을 때 민주노총 집회는 방호복 입고 무장한 채로 강경하게 대응했습니다. 그러나 보수 집회는 질서 유지만 하고 그런 식으로 무장하지 않았죠. 이런 걸 이중 잣대라고 하는 겁니다."
- 앞에서 윤상현 의원 이야기하셨잖아요. 윤 의원이 강남 경찰서에 전화해서 선처를 부탁했다잖아요. 이건 문제없나요?
"너무나 큰 문제가 있죠. 그 현장에 나가 있었어요. 이미 윤상현 의원이 사람들에 훈방 조치 될 거라고 이야기했던 거 아닙니까? 윤상현 의원은 5선 의원이에요. 월담하고 있는 사람들에 안심하라고 신호를 준 거예요. 심지어는 실제로 강남 경찰서장한테 전화까지 했다는 거 아닙니까? 대단히 부적절하죠. 사실상 이런 폭력 행위를 어떻게 보면 종용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거고 이런 분은 정말 정치할 자격이 없어요."
- 윤상현 의원 책임론이 제기되자 윤 의원 해명은 자기가 한 거와 폭도들은 시차가 있으니 상관없다고 하잖아요.
"저는 무책임하다고 생각하고요. 어떻게 그걸 책임 없다고 합니까? 그 시위대한테 신호를 준 건데요. 경찰에서 이 부분을 문제 삼지 않을 거라고 금방 풀려날 거라고 한 건 사실상 그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자극하는 촉매제 역할 했다는 걸 전 부인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수사에 응하지 않으면서도 어제(21일) 탄핵 심판에 출석했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저는 윤석열 대통령이 한 직접 변론의 내용에 상당히 놀랐고 어떻게 자기가 했다는 게 좀 명징하게 증거 그리고 지시를 받았다는 관계자들의 진술로 확인되고 있는데 '아니다. 내가 지시한 적 없다 나는 모른다'고 일관할 수 있는지 몰라요. 누가 이런 표현을 썼던데 '비열하고 비루하고 비겁하다'라고요. 굉장히 공감했습니다."
- 왜 나간 걸까요?
"아마 윤석열 대통령도 법조인이기 때문에 파면을 면하기는 어려운 걸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봐요.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게 본인한테 유리하냐면 시간을 끌어야 됩니다. 그리고 장외전을 펴야 되는 거예요. 그 두 가지 의도가 있다고 봅니다."
- 어제(21일) 변론 중에 중요하게 본 지점이 뭐예요?
"저는 이른바 최상목 대행에게 건넸다는 문건 내용인데요. 그건 최상목 대행이 국회까지 출석해서 대단히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했어요. 이런 명령 대한민국에 단 한 명만 내릴 수 있는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이에요. 누가 썼는지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누가 이런 문건을 쓰게 했는지에요. 굉장히 구체적인 최상목 대행의 진술과 모르쇠로 일관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진술 누구 말이 맞다고 재판부가 생각할까요? 인간적으로 너무 뻔뻔하고요. 책임을 온전히 본인이 부담할 용기와 능력 의지도 없단 생각이 드는 거예요."
- 윤 대통령이 부정선거를 주장하잖아요, 진짜 부정선거라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야당 공격을 위해 부정 선거를 가져온 걸까요?
"저는 윤석열 대통령이 정말 부정 선거를 믿는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여러 차례 심지어 최근 손 편지에서도 '가짜 투표지가 쏟아졌다'는 표현도 나온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리고 국민들한테 영상으로 부정 선거 굉장히 강력하게 이야기했어요. 본인이 그걸 믿지 않으면 단순히 하나의 수단으로만 생각한다면 그렇게 확신 갖고 이야기할 수 없었을 거로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이게 자기도 이 재판 과정에서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자기 확신에 차서 불법 계엄에까지 나왔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이해가 안 가는 게 자기가 전권을 갖고 있고 부정선거 없게 할 책임도 자기한테 있는 건데 부정 선거가 있었다면 자기가 잘못해서 나온 걸 테고 그럼 자기 책임 아닌가요?.
"맞아요. 제가 말씀대로 만약에 정말 부정 선거가 있었으면 그걸 관리할 책임은 정부한테 있는 겁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 마치 자기 정권하에 부정 선거가 계속 있었다고 한다면 그게 본인이 책임을 면하는 건가요? 완전 자기 얼굴에 침 뱉기 성격도 있는 거죠."
"장기화로 국민들 피로감... 민주당 민생에 집중하는 모습 보여야"

▲고물가-불황 속 설맞이설 명절을 앞둔 19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최근 여론조사 보면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역전했죠. 이에 대해 보수가 과표집 된다는 지적도 있죠. 하지만 과표집으로만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제가 많은 생각하고 민주당 분들 만나면 거기에 대한 뭐랄까요? 고민을 많이 나누죠. 기본적으로 보수가 위기 상황이다 보니 여론조사에서도 적극적으로 응해야 한다는 게 이미 표본으로 확인 되기도 하죠. 왜냐하면 진보라고 하는 답변층보다 보수라고 하는 답변층이 훨씬 많이 응답하고 있는 게 나오니까요. 이걸 일시적 현상이라고 차치하고 넘어갈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건 국민의힘이 민심 받들지 못해도 그 민심이 민주당으로 온전히 쏠리지 않다는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거거든요."
- 이유가 뭘까요?
"전 기본적으로 이 국면이 너무 장기화되는 데 국민들의 피로감도 있는 것 같아요. 또 하나는 지금 너무 경제가 어렵습니다. 다들 먹고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이에요. 민주당이 어쨌든 수권 정당을 자임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럼 좀 더 민생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야죠. 물론 이런 부분과 관련한 행보가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만 잘 부각되지 않기도 하고 부족했던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이런 부분이 지지율로 나오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 12.3 윤석열 내란 사태 이후 민주당이 서두른다는 느낌 주는 것도 같거든요. 안정감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그런 지적도 당연히 새겨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를테면 카톡과 관련해서 민주 파출소죠. 카톡 검열이라는 게 민주당이 하려고 했던 게 아닙니다. 검열이라는 건 얼토당토 않는데 이게 받아들이는 시민들에게 오해를 불러온 측면도 있는 것 같아요. 이런 부분은 지금의 국민 의견을 잘 새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민주당은 어떻게 하는 게 국민에게 호소력 있을까요?
"지금 민주당의 지지율과 관련해서 국민의힘으로부터도 지고 이렇게 했을 때 여러 개가 거론이 되죠. 이를테면 입법 독주라는 이야기 그리고 탄핵을 남발했다는 부분이죠. 물론 민주당 안에서도 여러 의견이 있습니다만 그런 의견들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국민들은 권력이 한쪽에 쏠리는 걸 항상 바로잡는 방향이었고 그렇다면 양쪽에 하는 주문은 협치하라는 거예요. 이른바 탄핵이 계속되는 부분도 민주당도 협치에 최선을 다해 나서지 않았다고 보이는 부분이 있을 거거든요. 그렇다면 그 부분에 대한 여론을 잘 받드는 게 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에 대한 2심 판결이 나올 거잖아요. 나오면 영향이 있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법률가로서 지금 문제가 되는 공직선거법 위반 문제는 항소심에서 무죄가 나올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생각하고 만약에 무죄가 나오지 않더라도 이른바 조기 대선 이후에 대법원에서 확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실질적으로 대선 국면이 됐을 때 큰 변수가 되기는 어려울 거로 생각합니다."
- 어제(21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TV 수신료 통합 징수 등 국회가 통과시킨 법에 대한 재의요구권을 행사했어요. 일단 재의요구권은 위헌적인 법에 할 수 있는 거로 생각해요. 더구나 권한대행이잖아요. 재의요구권 너무 남발하는 것 같은데.
"맞아요. 거부권 행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고 대행은 대통령의 적극적인 권한 행사까지 대행해서는 안 된다는 게 헌법학계 일치된 의견이에요. 그런데 너무 거부권 행사를 계속한다는 건 입법부를 무력화하는 겁니다."
- 내란 특검이 남아 있잖아요. 어떻게 전망하세요?
"당연하지만 통과돼야 되는 거예요. 수사권 문제가 정말 일거에 해소되기 위해서라도 특검이 필요하고요. 지금 공수처 인력 부족합니다. 그리고 이 특검으로 아주 관련된 부분까지 정확하게 짚어야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는 거예요. 근데 이걸 왜 거부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국민의힘이 하자는 대로 계속 민주당이 양보해 왔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못한다고 하는 건 하기 싫다는 거죠. 이건 반드시 통과돼야 됩니다."
- 지금 특검법이 공포된다고 해도 공소 유지밖에 할 게 없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지금 검찰도 계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수사하고 있나요? 아니요 그렇지 않죠. 이를테면 또 뭐 외환 유치와 관련해서도 그게 죄가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북을 도발하려고 했던 흔적들이 증거로 나오고 있어요. 정확하게 수사하고 있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걸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 이 부분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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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부정선거에 대한 자기 확신으로 계엄 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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