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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논두렁 잔디' 광주FC 홈구장, 월드컵경기장으로 바꾼다

'164억 리모델링' 광주축구전용구장 사실상 문 닫아

등록 2025.01.24 13:16수정 2025.01.2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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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효 광주FC 감독.
이정효 광주FC 감독.연합뉴스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의 힘' 프로축구단 광주FC가 올해부터 홈구장을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광주월드컵경기장으로 바꾼다.

'논두렁 잔디'와 '관중석 안전성 문제'로 선수단 경기력을 떨어트리고 구단 이미지를 해친다고 지적받던 광주FC 축구전용구장은 준공 4년여만에 결국 문을 닫게 됐다.

24일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광역시와 광주시체육회, 광주FC 구단은 이날 오전 시청에서 회의를 열고 K리그1 2025 정규 라운드 광주FC 홈경기를 광주축구전용구장이 아닌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르기로 했다.

2월 한 달 동안 예정된 리그 1경기, 아시아챔피언스(ACLE) 2경기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르고, 법률적 검토 등의 절차를 거친 뒤 3월부터 본격적으로 광주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광주FC는 오는 2월 15일 수원FC와의 K리그1 홈 개막전부터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른다.

2020년 7월부터 광주FC가 홈구장으로 사용해 온 광주축구전용구장은 사실상 문을 닫게 된다.

해결되지 않는 문제 축구전용구장 '논두렁 잔디'


 2024시즌 개막전 당시에도 좋지 않은 잔디 상태였던 광주축구전용경기장.
2024시즌 개막전 당시에도 좋지 않은 잔디 상태였던 광주축구전용경기장.한국프로축구연맹

가장 큰 이유는 '논두렁 축구' 원인으로 지목받던 잔디 문제다.

164억 원을 들여 기존의 광주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을 리모델링한 광주축구전용구장은 잔디를 조성한 지 20년이 지났다. 잔디 연식이 오래되다 보니 침전물이 쌓여 잔디 생육 난도가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 여름 유례없는 폭염으로 잔디 관리가 어려워지며 잔디가 크게 손상돼 정상적인 훈련과 경기를 소화할 수 없는 환경에 이르렀다.

광주FC 관계자는 "잔디관리연구소와 잔디 관리 업체 등 전문가들에게 컨설팅받았는데 땅을 모두 갈아엎고 잔디를 다시 깔지 않는 한 매년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강화된 경기장 최소 기준에 못 미치는 전용구장

 광주광역시 서구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홈팀 광주FC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광주광역시 서구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홈팀 광주FC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안현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올해부터 강화한 K리그1 경기장 시설 최소 기준도 홈구장을 변경할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연맹이 새롭게 제시한 기준은 유료 좌석 1만 석, 축구장 골대에서 골대까지 길이 105m 등이다. 광주축구전용구장은 총 1만 7석이지만 W석 2층은 판매하지 않아 유료 좌석 8000여 석, 축구장 길이 97m로 이에 미달한다.

유예 기간인 오는 2027년까지 유료 좌석 수와 축구장 길이를 기준에 맞추지 않으면 K리그1 경기를 치를 수 없지만, 건폐율과 안전상의 문제로 더 이상의 증축은 불가능하다.

간이화장실·천막 매점 등 팬심도 홈구장 변경 요구

 응원하는 광주FC 서포터즈
응원하는 광주FC 서포터즈매거진G

서포터즈를 비롯한 팬들도 편의시설 부족 등을 이유로 홈구장 변경에 힘을 싣고 있다.

광주축구전용구장은 4칸에 불과한 간이화장실, 천막에서 운영하는 매점과 구단 오프라인 스토어(MD 삽), 관중석 비가림막 미설치 등 부족한 편의시설과 불편한 관람 환경 때문에 경기 때마다 팬들의 원성을 사 왔다.

광주FC 관계자는 "시설 문제를 해결하려 해도 건폐율 문제 때문에 증축을 할 수 없다"며 "홈구장을 옮기는 데 선수단과 서포터즈와 소통하며 동의를 구했다. 전용구장과 축구센터를 연습경기장으로 활용하고 실제 경기만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다면 잔디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FC는 광주축구전용구장 일부 시설을 선수단 클럽하우스, 트레이닝룸 등으로 활용할 방안을 광주시와 논의할 계획이다.

광주FC 관계자는 "K리그1 팀 중 클럽하우스가 없는 구단은 광주를 포함해 3곳뿐"이라며 "전용구장을 클럽하우스로 리모델링하면 현재 원룸에서 생활하고 있는 유소년 선수들을 위한 숙소로 사용할 수 있고, 프로 선수들도 넉넉한 공간에서 근력 훈련 등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관람석, 전광판 등을 활용한 시민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대관 사업 등 광주FC 수익성 개선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FC #전용구장 #광주월드컵경기장 #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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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광주전라본부 상근기자. 기사 제보와 의견, 제휴·광고 문의 guggy@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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