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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 변호사 된 공대생, 그가 '정치권력' 원한 이유

[1막보다 화려한 2막] 내란 시국에 '거침없는 비판' 내놓는 김광민 경기도의원

등록 2025.01.25 16:18수정 2025.01.2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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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사 출신 김광민 경기도 의원.
변호사 출신 김광민 경기도 의원. 이민선

김광민. 그와 처음 접촉한 것은 2022년 2월 어느 날이었다. 변호사가 재개발 지역에서 '방화범'으로 몰려 곤경에 처했다는 제보를 받고 서둘러 전화를 걸었다. 제보는 사실이었다. 김광민 변호사(사람사이 법률사무소)는 방화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 돼 8시간 넘게 억류됐다가 풀려났다. 그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이었다.

당시 김 변호사는 기자에게 "명도 집행관 측 용역이 나를 방화범으로 지목했다는 데, 이것만으로 변호사를 긴급체포하고 변론을 금지한 건 경찰이 조합과 결탁했다는 것 외에는 설명이 안 된다"라며 "사건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철거민과 가장 깊은 신뢰관계가 형성된 제 변론을 방해하기 위해 그런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의 혐의는 나중에 벗겨졌다(관련 기사 : [단독] 경찰, 재개발 철거민 보호 변호사 8시간 억류 논란 https://omn.kr/1x8fh ).

당시 그는 기자에게 "경기도의원에 도전한다"라고 지나가는 말처럼 툭 던졌다. 한편으로 '정말 출마할까' 의구심도 들었다. 변호사가 국회의원이나 시장이 아닌, 광역의원에 도전하는 건 상대적으로 드문 일이었기 때문.

그와 다시 접촉한 것은 최근이다. 그가 비상계엄에 이은 탄핵 정국과 관련해 소셜미디어에 거침없이 자기 견해를 밝히면서다. 지난 22일 경기도 부천에 있는 그의 사무실로 향했다. 변호사 사무실이니 으레 법원 근처일 줄 알았는데, 닿은 곳은 낡은 건물이 즐비한 시장통이었다.

"혹시 거리의 변호사같은 별명을 얻고 싶어서 이런 곳에 사무실을 얻은 건지?" 농담반 진담반으로 물었는데 그는 "대외적으로 홍보할 때 가끔 써먹긴 한다"라며 농반진반으로 답했다. 그런데 이어지는 설명을 듣고 보니 그같은 의도는 아니었다. 건물이 아버지 소유였는데, 외진 곳에 있어 임대가 안 돼 연로한 아버지에 임대료를 주고 입주한 것이었다.

'변호사 사무실이면 법원 앞이어야 영업도 될 것 같다'고 말하자 그는 "알고 있지만, 돈 많이 버는 건 오래전 포기한 일이라 괜찮다. 내가 돈 버는 데 소질이 없다"라고 남 이야기하듯 말했다.

"비대한 대통령 권력이 '친위 쿠데타' 원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참석한 김광민 경기도 의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참석한 김광민 경기도 의원. 김광민
 김광민 더불어민주당 경기도 의원, 이태원 참사 당시 서울 시청 광장 집회 참석.
김광민 더불어민주당 경기도 의원, 이태원 참사 당시 서울 시청 광장 집회 참석. 김광민

"문제는 비정상적인 대통령제입니다. 너무 많은 권력을 갖고 있어요."

친위 쿠데타라 불리는 12.3 비상계엄에 대한 그의 견해다. 비대한 대통령 권력 때문에 비상계엄 사태가 터졌다는 진단.


"일반적인 대통령제에서는 대통령을 의회가 강력하게 견제하는데, 한국의 대통령제에선 의회 권력이 행정부 안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국회의원들이 장관도 하고 그러잖아요. 또 여당이란 이름의 지지 기반도 가지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 일반적인 대통령제보다 훨씬 막강한 권력을 갖게 되는 거죠.

또 대통령과 가까운 검찰 같은 특정한 엘리트들이 권력을 독점하고 있고... 이렇게 모든 걸 갖고 있는 인간(대통령)이 본인과 다른 생각을 하는 이들을 거슬린다는 이유로 이런 짓(비상계엄)을 벌인 거죠. 그런데 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제왕적 대통령이 되고 싶었던 것 같긴 한데, 그럴만한 능력은 없었던 것 같아요. 능력 대비 욕심이 너무 많았던 거 같습니다."

김 도의원은 탄핵정국 이후 비정상적인 대통령 권한 축소와 함께 검찰개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무조건 해체해야죠"라는 발언도 나왔는데, '해체'라는 말 속에는 수사권, 기소권, 공소유지권 등 검찰이 가지고 있는 막강한 권력을 일부 내려놓게 해야 한다는 의미가 녹아 있었다.

"대한민국은 수사와 기소, 그리고 사실상 재판까지 검찰이 하는 이상한 나라입니다. 검찰이 맘만 먹으면 못 할 게 없는 거예요.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잘못할 수도 있잖아요? 하지만 이것을 바로잡기 쉽지 않아요. 검찰 권력을 견제할 장치나 세력이 없어서예요. 그러다보니 검찰이 유죄 주고 싶으면 대부분 유죄가 나오죠."

김 도의원은 무소불위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검찰에 있는 수사권을 경찰에게 넘기고 기소권만 남겨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기소청이 되는 것이니까, 검찰 해체라 말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은 현재 이런 시스템"이라면서 수사권 분리의 타당성을 강조했다.

사제 꿈꾸던 소년, 변호사 거쳐 정치인 되기까지

 민주 노총 특강, 자본의 직장 폐쇄 권리에 대응하는 노동자의 파업권을 설명하는 김광민 경기도 의원. '공장을 멈추자'는 글은 파업을 의미한다.
민주 노총 특강, 자본의 직장 폐쇄 권리에 대응하는 노동자의 파업권을 설명하는 김광민 경기도 의원. '공장을 멈추자'는 글은 파업을 의미한다. 김광민

김 도의원의 어린 시절 꿈은 변호사나 정치인이 아니었다. 고등학생 김광민의 꿈은 사제(신부님)였다. 중학교 때 만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신부님이 멋있어 보여 사제가 되려는 꿈을 꿨고, 실제 가톨릭대 신학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3개월 만에 자퇴했다. 이유를 묻자 그는 "거기는 정말 성스러운 사람들이 가는 곳이었어요"라고 답했다. 종교인이 될 만큼 신앙심이 깊지 못하다는 걸 대학 가서 깨달았다고.

재수해서 들어간 곳은 홍익대학교 화학공학과였는데, 꿈을 찾아서 간 것은 아니었다. 소질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취직 잘하려면 공대'라던 아버지 말을 따른 결과였다. 그는 전공 공부보다는 학교 신문사 활동, 총학생회 활동을 더 열심히 하다가 졸업한다. 졸업 이후에도 전공을 살려 취업하는 대신 시민단체 상근 활동가로 일한다. 서른이 넘은 나이에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해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됐다고.

'서른 넘어 로스쿨에 간 걸 보니 학창시절에 공부 꽤 잘했나 봐요?'라고 추임새를 넣자 그는 "공부요?"라고 정색했다.

"학창 시절에 공부를 해본 적이 별로 없어요. 중고등학교 생활 기록부를 보면 271명 중에 267등 하고 그랬어요. 제 뒤에 있는 친구들은 육상부, 축구부였고요. 사실상 꼴등이죠. 그러다가 고3 여름방학 때 사제가 되기 위해 처음 공부라는 걸 시작했어요."

목표가 생기면서 공부를 시작했다는 말. 그는 로스쿨에 진학해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일련의 과정을 '공부 열심히 해서'가 아닌 '운이 좋아서'라는 말로 겸손하게 정리했다. 그런데 변호사가 됐다고 해서 탄탄대로가 난 건 아니었다. 첫 직장이 하필 노동조합 탄압으로 유명한 회사 측 변론을 주로 하던 법무법인이었던 탓이었다.

"급여도 괜찮고 해서 들어갔는데, 결국은 넉 달만에 그만뒀어요. 파업 같은 거 할 때 과격하게 행동하는 노조원들에 손해배상 청구하는 일이었는데... 도저히 할 수가 없었어요. 회사 기물을 파손하는 등 폭력적인 영상을 보면 분노가 치밀어야 하는데, 저는 거꾸로 '오죽하면 저러겠나'란 생각이 드는 거예요."

"무식한 변호사, 얼만큼의 권력 있는지도 모르고 도의원 도전"

 김광민 경기도 의원, 행정 감사 모습.
김광민 경기도 의원, 행정 감사 모습. 김광민

월급 많이 주는 직장 때려치우고 그가 택한 곳은 부천시가 운영하던 '청소년 법률지원센터'였다. 보람은 있었지만 월급이 채 300만 원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그는 그곳에서 6년여 일한 뒤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하고, 2022년 지방선거 때 당선해 정치인의 길에 발을 들였다.

"도의원을 한 이유요? 이 질문 받을 때마다 난감한데, 솔직히 말하면 권력이 필요해서였어요. 무식한 변호사가, 도의원에게 얼마만큼의 권력이 있는지 모른 채 도전했던 겁니다. 물론 누구를 공격하기 위한, 내 맘대로 세상을 쥐락펴락 하기 위한 권력을 원한 건 아니고요. 노동자나 재개발 철거민 같은 분들 변호하면서, 내게 정치권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어요."

힘 없는 이들을 주로 변호하던 그였다. 기득권이라는 벽에 부딪힐 때마다 정치권력에 대한 갈증을 느꼈으리라는 걸 능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변호사와 정치인 중 어느 쪽이 더 체질에 맞느냐는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 "제가 세상에 대고 할 말이 많은 사람인지라, 변호사보다는 정치인이 더 잘 맞는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도의원 이란 게 생각했던 것보다 권한이 많고, 짧은 법률지식을 갖고도 경기도민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참 많다는 걸 그동안 깨달았다"라고 덧붙였다.

40대 중반이지만 그에게 정치는 사실상 '인생 2막'이다. 그의 목적지가 궁금했다. 그 역시 잠시 생각을 정리한 뒤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시장에 출마할 건지, 국회의원에 출마할 건지 같은 걸 물어보는 거 같은데요...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고요. 다만 정치인으로서 하고 싶은 일을 최선을 다해서, 눈치 보지 말고 시원하게 해보자는 생각입니다. 목적지가 있다면, 이게 그 목적지입니다. 그 과정에서 정치권력을 적극적으로 쓸 계획이고요."
#김광민 #정치인 #윤석열탄핵 #검찰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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