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에 비해 오늘날의 탄핵 정국은 극단적인 형태로 흘러가고 있다. 8년 전과 달리 판세를 극단으로 몰고 간 주된 요인은 미디어 환경의 차이다. 지금은 그 때에 비해 유튜브로 뉴스를 보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10월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에서 발행한 <디지널뉴스리포트 2024 한국>에 따르면 한국인이 뉴스영상 소비에 가장 많이 이용하는 채널은 유튜브가 56%로 1위다. 함께 조사한 47개국 평균 24%에 비해 압도적이다. 오늘날 한국 미디어는 유튜브 저널리즘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스를 시청하는 채널과 함께 매체도 달라졌다. 탄핵 정국에서 개인이 운영하는 '유튜브 매체'의 주목도가 급상승했다. 17일 유튜브 통계 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1월 초 국내 슈퍼챗(실시간 후원) 수익 상위 10개 채널은 <신의 한수>, <고양이뉴스>, <그라운드 씨> 등 개인 정치 유튜브로 가득하다. 계엄 선포·탄핵안 가결·대통령 체포 등 주요 시점에서 유튜브 매체가 시청자 수로 기성 언론을 압도하기도 했다.
문제는 유튜브 매체 상당수가 편향적이면서 가짜뉴스를 걸러내지 못한(않는)다는 점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싶어 하는 심리를 저격한 검색 알고리즘과 유튜브 매체는 탄핵 정국에서 어느 한쪽으로 생각을 굳히는 '확증 편향'을 양산하고 있다. 유튜브 매체가 생산한 자극적이고 편향적인 메시지를 접한 집단은 극단적이고 폭력적으로 변모하는 단계에 올랐다. 윤석열 구속영장 발부로 터진 유례없는 법원 폭동을 유튜브 매체가 부추겼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뉴미디어의 위험성을 국내 정세가 여러모로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여권 지지 선호도 1위로 고용노동부 장관 김문수가 꼽히고 있다는 사실은 극단적 사고가 주류가 되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는 건국절 논란의 선두에 있었으며, 윤석열 내란을 옹호하는 '극우' 인사이기 때문이다. 과거 극우 정치 유튜브 <김문수TV>를 운영하기도 했다. 어쩌면 더 이상 '극우'가 '극단적'인 이데올로기가 아닌지도 모른다.
2017년 탄핵 정국에서 같은 시기 여권 선호도 1위 인사는 반기문이었다. 당시 새누리당 전략은 비교적 진보적인 인사를 앞세워 여론을 환기하는 것이었다. 지금 여당은 그때와 달리 대통령을 버리지 않았고, 극우 집단의 집결과 확산을 적극 이용하고 있다. 법원 폭도들의 사면을 요구하는가 하면 극우 유튜버들에게 설날 선물을 뿌리고 있다. 여당이 유튜브 매체의 확증 편향을 앞세운 선전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편향된 신문·방송 대신 유튜브에서 잘 정리된 정보를 보라"고 했던 윤석열의 사고가 보수 정치의 주된 사고로 자리 잡기에 이르렀다.
확증 편향의 확산에 양극화의 골 또한 깊어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1월 셋째 주 한국갤럽여론조사에 따르면 양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9%, 민주당 36%이다. (1월 14~16일 전국 유권자 1001명을 상대로 실시한 전화면접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16.3%)
국민의힘은 남성 42%, 여성36%의 지지를 받는 한편, 민주당은 남성 32%, 여성39%의 지지율을 보인다. 지난 대선에 이어 남녀 지지층 차이가 갈수록 진해지고 있다.
탄핵안 가결 당시 집회 참여도는 더욱 극명하게 갈렸다. 특히 20대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가장 많이 참여한 집단이 20대 여성이었던 반면, 20대 남성은 가장 적게 참여한 집단이었고 둘의 수적 차이는 약 5배나 났다. 유튜브 매체의 확산과 양극화 간의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밝혀진 바 없지만, 둘 사이의 부정적이고 유효한 시너지가 분열의 골을 깊게 파내고 있음은 분명하다.
유튜브 매체가 생산하는 선전적인 메시지는 자극적이다. 자극적인 것은 다시 말해 '끌리는 것'이기도 하다. 유튜브 매체는 대중을 끌어당기는 '자력(磁力)'을 갖고 있다. 그 자력 때문에 우리 사회는 어쩌면 자석처럼 쪼개지고 쪼개져도 또다시 양극으로 나뉘게 된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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