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직접 출석해 있다.
헌법재판소 화면 캡춰
- 대통령은 요원을 끌어내라고 했는데 군인이 잘못 이해했다고 해요.
"그 부분에서 너무도 분노했습니다. 그것이 변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진 모르겠습니다. 대통령이나 국방부 장관이 '요원'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요? 일상용어가 아니기 때문에 대통령이나 국방부 장관이 그 용어를 사용했을 가능성은 전무후무할 것입니다.
누가 봐도 뻔한 거짓말이 국민들에게 먹혀들어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사실이 정말 신기할 정도입니다. 일전에 '바이든'과 '날리면'이 있었고, 그 이전에 이명박 대통령 때 다스의 소유를 둘러싸고 나경원 의원이 '주어가 없다'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국민들을 업신여기면서 세상을 우롱하는 말장난으로 자기들 행동의 불법성을 가리려는 작태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
- 21일과 23일 윤 대통령이 헌재에 출석하면서 정장 차림에 메이크업도 받고 나왔다던데 구속된 상태에서 이래도 괜찮나요?
"1999년에 헌법재판소가 피의자들은 무죄 추정받는 만큼 그 인격권을 보장하기 위해 법정에 나올 때 구치소의 수의가 아닌 사복을 입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판단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윤 대통령이 헌재 변론에 정장을 하거나 또 약간의 메이크업을 받고 나온 것 자체는 별문제 아니라 할 것입니다.
문제는 그 메이크업을 외부인이 했다든지 혹은 일반적인 경우에 전혀 허용되지 않는 넥타이나 시계를 착용한 경우입니다.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일단 구속된 상태라면 그에 상응하는 통제를 받아야 하며 이 점에서 예외적인 특혜를 누리는 건 법치국가의 틀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더불어 대통령 그 자신도 문제인데요, 이런 행동은 위헌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내란 행위를 하였다는 국민적인 비난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듯한 모습입니다.
아울러 외부인 접촉 가능성도 심각합니다. 대통령이 헌재 변론이 끝나고 국군수도병원으로 직행했습니다. 의료진 등 외부인과 접촉한 것입니다.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있어 구속된 사람이 구치소 바깥에서 자유롭게 외부인과 접촉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요?
만일 이런 행동이 정규적인 절차 없이, 예컨대 법무부의 양해 수준에서 이루어졌다고 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사와 징벌이 따라야 할 것입니다. 실제 극단적인 상황도 가능했거든요. 국군수도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 경호처가 대통령 경호를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신병인도를 거부한다면, 지난번 대통령 체포 당시의 상황이 재발할 수도 있지 않았겠어요?"
- 탄핵 심판 결과는 언제 나올까요?
"지금 헌재에는 두 개의 큰 현안이 걸려 있습니다. 탄핵 심판 사건과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의 임명과 관련한 권한쟁의심판 사건입니다. 둘 다 법적으로나 사실관계의 면에서 별다른 논란이 없는 만큼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듯합니다. 후자와 관련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은 이미 2월 3일 선고기일이 잡혀 있기도 하고요.
다만 헌재 결정에 따라 마은혁 후보가 새로 임명될 경우 재판부가 바뀌는 만큼 그동안의 변론을 다시 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절차상의 애로가 있기는 합니다만 헌재가 지혜롭게 처리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또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을 내란 혐의로 기소했습니다만, 그렇다고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절차를 정지할 것 같지도 않습니다. 결국 탄핵 심판은 최소한 2월 말이나 3월 초 정도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부지법에 대한 폭도들의 난동, 일벌백계의 처벌 있어야"
- 문제는 결과가 나와도 불복할 가능성 아닐까요. 탄핵 심판은 인용 결정이 내려져도 윤 대통령 측이 불복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사실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형식을 빌린 내란 행위는 그동안 잠복해 있던 극우세력이 총집결한 계기이자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탄핵 결정이 나게 되면 이 세력들이 무언가 행동으로 나설 가능성이 많기는 합니다. 그런데 탄핵소추가 인용되면 곧장 본격적인 대통령 선거의 국면으로 넘어간다는 점이 큰 변수일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세력들의 입장에서도 헌재의 결정에 불복하는 것보다 대선을 향한 행동에 나서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국민의힘 등 극우 쪽으로 편향되고 있는 정당에서도 헌재에 대한 불복보다 대선이 더 급한 현안으로 간주될 것이고요. 여기에 우리 국민들의 법 감정도 물리력을 동원하여 국가기관을 공격하는 폭동의 형식은 큰 거부감을 느끼고 있고요. 한마디로 탄핵 결정이 나더라도 극우세력이나 그에 경도된 여당 세력도 정치공학적인 계산을 먼저 하면서 곧장 대선 국면으로 갈아탈 것 같습니다."
- 서울서부지방법원을 대상으로 한 폭동에 대해 일부에서는 국민저항권 행사 운운하면서 감싸고 있는데요.
"파시스트적 성향을 가진 윤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는 것과 같은 논법입니다. 들을 가치도 없는 이야기입니다. 저항권이란 헌법 질서를 바로잡고 민주주의 기본 질서를 수호하기 위하여 국민들이 국가권력에 항거하는 권리를 말합니다.
이번 서부지법에 대한 폭도들의 난동은 그 목적에서부터 저항권과는 정반대 편에 자리합니다. 법치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 자체를 부정하고 헌법 질서를 위태롭게 한, 문자 그대로 집단 소요에 불과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엄중한 조사와 수사를 거쳐 일벌백계의 처벌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 지난 23일 방송통신위원회 2인 체제 의결 강행 등으로 탄핵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 재판관 4대 4 의견으로 탄핵 청구를 기각했는데요.
"외관상 재적 과반수라는 법개념을 둘러싼 해석론의 문제처럼 보입니다만, 우리 헌법재판관들이 자신의 정치적 성향 또는 보다 정확히는 자신을 지명해 준 대통령이나 정당의 정치 성향에 오롯이 충성하는 방식의 의결 행태를 그대로 드러낸 모습입니다. 보수적인 정파에서 지명된 재판관 4명과 다른 정파의 지명 재판관 4명이 각각 그 정파의 요구에 부응하는 의견들을 내었습니다.
사실 헌법재판소는 헌법을 수호하며 민주적 기본 질서를 지켜내야 되는 헌법상의 책무를 가진 기관입니다. 민주적 기본 질서의 핵심에 언론의 자유라는 그런 요청이 자리한다고 보면 헌법재판소가 이진숙 방통위원장의 탄핵을 기각한 것은 상당히 유감스럽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특정한 정파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방송·통신 정책을 이끌어갔던 사람이었고 또 앞으로도 그러할 가능성이 많은 사람이거든요. 탄핵 기각결정은 그 자체로 헌법재판소의 책무를 저버린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 이진숙 위원장의 탄핵 심판 결과가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도 똑같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데요.
"저는 그렇게 보지는 않습니다. 이것은 헌정질서의 기본 틀에 관련된 것입니다. 그래서 헌법재판관들이 자신이나 자신을 지명한 사람의 정치적 입장을 우선할 수 없는 사건입니다. 더구나 이번 대통령 탄핵 사건은 논란의 여지도 없이 명확하고 명정한 증거와 법리가 확보된 사건입니다. 어떻게 보아도 탄핵소추를 기각할 수 없는 사건인 것이지요."
- 최근 보수 쪽에서 개헌 주장이 나오는 데 어떻게 보십니까?
"지금은 개헌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닙니다. 대통령의 친위쿠데타로 교란된 헌정질서를 조속히 회복시키고 헌법적 평화를 찾아야 할 때입니다. 그 연후에야 개헌의 논의가 가능합니다. 탄핵 심판과 내란죄 등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제대로, 조속히 진행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만일 지금 87년 헌법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여야 한다는 과제가 제기된다면 그것은 향후에 어떤 절차를 어떻게 밟아서 어느 기간 내에 개헌하겠다는 우리 모두의 약속 수준에서 멈추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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