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조용수 민족일보 사장
조용수
<민족일보>의 독특한 편집과 진보적인 주장으로 창간 초기부터 국민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갓 창간한 신문이 동아·조선과 비슷한 수준의 5만부를 발행하고, 가판에서는 단연 1위를 달렸다.
<민족일보>는 국민의 호평을 받으며 발행하다가 5.16쿠데타로 된서리를 맞았다. 쿠데타 이틀 후인 18일 조용수 사장을 비롯 간부들을 체포하였다. 그리고 다음날 지령 92호로 <민족일보>를 폐간시켰다. 쿠데타 세력의 하수인이 된 검찰은 조용수·안신규·송지영에게 사형을 구형하고 법원의 사형 판결 후 박정희가 3명 중 조용수만 형을 확인하여 12월 21일 서대문형무소에서 사형을 집행하였다. 다시 31세였다. <민족일보> 창간사이다.
민족일보 창간에 즈음하여
이미 허다한 신문들이 발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민족일보라 제호하는 또 하나의 일간신문을 세상에 내놓으려 하는 것입니다. 이에 즈음하여 우리는 이 신문이 발행되는 몇 가지 말씀할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흔히 신문은 경세의 목탁이라고 찬양하는 사람이 있으나 필연 이것은 정당한 평가일런지요. 일부분의 신문은 오늘날 그 소유자들과 집필자들에 의하여 부당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국가와 민족의 이익을 자기의 이익으로 생각하는 신문경영자, 집필자가 몇 사람이나 될런지 이것은 하나의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종류의 신문을 또 하나 늘릴 생각은 터럭 끝만치도 없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이 나라의 현실은 역사적으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비참한 상태에 있습니다. 국토의 양단, 민족의 사상적 분열, 생활의 도탄, 사회악의 창궐, 이것을 광정(匡正)하는 것이 이 나라 이 백성의 이익이 되는 것이나, 이 점을 망각하거나 고의로 무관심한 사람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제 우리가 가지려는 또 하나의 언론기관 민족일보는 이와 같은 현실을 자신의 문제로 확신하고 민족의 봉화가 될 것을 자처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민족일보는 결코 어떤 개인, 어떤 정당정파의 이익을 위하여도 봉사하지 않을 것이며 오로지 이 나라와 이 나라 전 인민의 이익과 행복만을 위하여서만 그 활자 하나하나를 참되게 살리려고 하는 것입니다.
전 민족의 비원인 이 나라의 통일문제는 민족일보가 가장 열렬이 정력을 바치려는 대상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민족간에 유혈의 전쟁을 고취하고 평화적 통일을 반대하는 자들에게 대해서는 가장 준엄한 비판자가 될 것이며 조국의 통일을 위하여 성실히 노력하는 민주적 애국자들에 대해서는 가장 열정적인 지지를 보낼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조국이 자주적인 독립국가로서 하루속히 번영과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절실히 염원하면서 선구적 구실을 담당할 것을 사양치 않으려 하는 것입니다.
민족일보는 명칭 그대로 우리 민족의 대변지가 될 것만은 기도함으로 민족의 이익에 배치되는 모든 부정과 부패에 대하여는 가장 가열한 고발자로서의 입장을 고수할 것입니다. 또한 민족을 오도하는 모든 비과학적 신비주의적 주장에 대하여는 예리한 감시자가 될 것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 민족일보는 언제나 비정상적인 것과의 타협을 긍정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즉 민족일보는 혁신적이라고 불리워도 좋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이와 같은 각오와 취지가 어떠한 열매를 열게 할 수 있을지 그것은 오로지 독자 여러분에 달려있다고 하겠습니다. 그것은 이 신문이 본질적으로 여러분의 신문이기 때문입니다. 민족일보는 우리네 살림살이와 마찬가지로 넉넉지 못합니다. 다만 여러분의 지지와 편달을 얻어 앞날의 발전을 기하고자 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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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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