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직접 출석해 있다.
헌법재판소 화면 캡춰
나는 사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이런 행태에는 국민도 국가도 없기 때문이다. 선거철엔 넙죽 절하면서 자칭 '머슴'이라고 자신을 낮추던 이들이 당선만 되면, 국민이나 국가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만 봉사한다. 지지율이 떨어지면 납작 엎드리다가도 조금만 올라가면 곧바로 군림하는 행태를 보인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조기대선의 가시화'를 두고 소위 '잠룡'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그들이 움직이는 이유는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법학자가 아니더라도 비상계엄을 선포해 구속 수감된 상태에서도 갈라치기를 하며 사실상 나라를 내란 상태로 만들어버리고 경제를 초토화시킨 주범을 대통령의 자리에 돌려보내지 않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왜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과 결별하지 않고, 끝까지 지키려는 행태를 보이는 것일까? 그들에게는 아직 내세울만한 후보도 없고, 조기대선의 결과가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나라와 국민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여당 프리미엄'을 놓치게 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그들의 정치적인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이다. 그들은 지금 윤석열 대통령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고 어깃장을 놓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기에, 윤석열의 손을 놓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 국민의힘은 '못된 정치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지지율 믿고 경거망동하지 말길
'그렇다면, 야당은 100% 잘하고 있는가?'라고 질문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아니다. 그런데 100% 잘하지 못했다는 것이 '비상계엄' 선포의 조건이 되거나, 종북좌파빨갱이, 간첩으로 규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 시작 후 늘 이런 식으로 야당을 범죄 집단 대하듯 했으니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실종된 것 아닌가? 정치적인 대타협의 물꼬를 풀어갈 실마리를 쥐고 있는 집권 여당과 대통령이 그것을 꽉 쥐고 풀지 않은 상태에서 야당은 무엇을 할 수 있었겠는가?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일반 접견이 허용된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 관계자를 만났고, 곧 국민의힘 의원 등과의 접견도 이어질 것이란 소식이 전해진다. 그들 중엔 윤 대통령에게 '국민과 국가를 위해 잘못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라'는 충직한 조언을 하는 이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아마도 어떻게 하면 윤석열 대통령의 논리를 확산시켜 탄핵심판에서 기각을 이끌어내고, 형사재판과정에서 무죄를 받게 할 것인지 골몰하는 쪽에 더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당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31일 "헌법재판관들의 정치적 성향이 드러난 과거 행적들과 특정 정치 세력과의 특수관계 등이 속속 드러나면서, 법치의 최후 보루라고 할 수 있는 헌법재판소를 국민들이 믿지 못하게 되고 있다"라며 헌재 흔들기를 본격화하고 나섰다. 이는 사실상 법치주의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로, 못된 정치의 진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이익만 좇는 국민의힘에 경고한다. 앞으로 국민, 국가 좀 그만 팔길 바란다. 지금은 당신들의 시간이 아닌, 헌재의 시간이고 법의 시간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지지율에 눈이 멀어 경거망동하지 말라.
국민이 그렇게 호락호락해 보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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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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