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행정 명령에 서명하기 전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우리의 관심은 대북정책이죠.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있던데 맞나요?
"아니요. 한국에서 잘못 이해하는 부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트럼프가 정확히 쓴 표현이 '뉴클리어 파워'라는 건데요, 북한이 핵 능력이 있으니까 영어 표현으로 '뉴클리어 파워'라고 얘기합니다. 물론 정책 당국자가 공식 석상이거나 문서에서는 굉장히 조심스럽게 얘기하죠. 뭐라고 얘기하냐면 '북한은 사실상의 핵보유국', 혹은 더 확실한 의미를 부여하려면 그 앞에 '북한은 불법적인 핵보유국'으로 써요. 근데 아시다시피 트럼프라는 인물이 단어 자체를 그렇게 신중하게 쓰는 사람도 아니잖아요. 그리고 이건 취임사에 들어간 게 아니라 집무실에서 기자의 질문에 나온 답변이에요.
그리고 피터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똑같은 표현을 썼어요. 그래서 그것도 한참 문제가 됐죠. 근데 헤그세스의 상원 인준 청문회 다 들어보면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라고 부르긴 했지만, 북한의 핵을 인정하겠다는 얘기는 단 하나도 없어요. 거기에 보면 북한의 핵 대응하는 거에 대해 굉장히 자세하고 단호하게 얘기를 합니다.
두 가지를 얘기하는데 하나는 미사일 방어 체계를 훨씬 더 강화해서 북한의 핵을 막겠다고 얘기하고 두 번째는 트럼프 1기 때 시작된 우리가 저위력 핵 혹은 전술핵이라고 불리는 거 있죠. 그 현대화 작업을 더 가속하겠다는 거죠. 그러니까 전체 내용을 보면 북한의 핵을 억제하겠다는 것이 훨씬 강하게 얘기 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연합뉴스에서 미 백악관에 문의한 결과 명백하게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도 완전한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으로 얘기했습니다."
- 트럼프 행정부 대북정책은 뭐가 있을까요?
"큰 틀에서 트럼프가 유세 기간 내내 얘기 했고 지금도 얘기하는 것처럼 김정은과의 소통 채널을 구축하려고 할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우리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되는 게 소통 채널을 만들고 재개하고 한다는 것이 2018~19년에 했던 식의 바로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느냐면 저는 그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생각해요.
일단 트럼프가 북한에 계속 관심을 보이고 얘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러우 전쟁에 북한이 파병했잖아요. 그리고 트럼프 대외 정책의 가장 우선순위는 러우 전쟁입니다. 러우 전쟁을 원래는 24시간 내에 끝내겠다고 했다가 그건 불가능하고 비현실적이니까 6개월 내에 종전하겠다고 얘기 하고 있잖아요. 러우 전쟁을 종전하기 위해서는 일단 북한군 파병부터 철회해야 됩니다. 제 판단에는 트럼프가 일단 김정은과 소통 채널을 복구해서 러우 전쟁의 파병 문제를 먼저 다룰 가능성이 있죠."
- 김정은 위원장과 소통 채널 복원이 가능할까요?
"미국과 북한 사이에 소통 채널이 있습니다. 그래서 김정은과 트럼프 사이에는 계속 친서가 오고 갔죠. 그런 식의 소통 채널을 복구할 수는 있다고 판단되는데 문제는 김정은이 과연 그걸 원하느냐죠. 김정은은 당장 트럼프가 말하는 걸 할 생각이 없어요. 아주 명백하게 김정은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2018~19년과 달리, 사전 조건을 달고 있습니다. 그것을 공식화한 것은 2019년 12월부터입니다. 7기 5차 전원회의 때 북한이 '정면 돌파전'이라는 것을 발표해요.
김정은 입장에서는 2018~19년 트럼프와 사실상 회담 3번이나 했는데 원하는 게 안 된 거죠. 특히 하노이에서 2019년 2월에 굴욕을 당했지 않았습니까? 나름대로 복기했겠죠. 핵 능력이 더 발달돼야 된다는 걸 이유 중의 하나로 찾았고 또 하나는 아무런 조건 없이 트럼프와 1대 1 대화하는 게 너무 힘들다는 거죠. 정면 돌파전 내용 보면 핵심은 북한의 핵 능력을 고도화할 것이고 앞으로 미국과의 대화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선 철회해야만 가능하다는 걸 공식화했습니다.
그렇다면 김정은은 트럼프와의 어떤 형식으로든지 대화하기에 앞서서 최소 수준의 미국의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할 거예요. 그게 김정은의 조건인데 트럼프는 그런 얘기 하나도 안 하고 '나 너랑 관계 좋아'라고 하고 심지어는 '내가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걸 김정은도 반길 거야'라고 얘기한 거죠. 표현이 거칠지 모르지만 '야 내가 전화할 테니까 너 전화받아'예요. 김정은은 전화 받을 생각이 없거든요. 근데 트럼프의 말 뒤에는 이런 게 있죠. '너 내가 전화하면 전화 받아. 너 전화 안 받으면 재미없어'라고까지 있는 거거든요. 이건 김정은 입장에서 폭력적으로도 들릴 수 있고 굉장히 큰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는 협상을 이미 시작했어요. 그런 면에서 김정은은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미국이 북한 적대시 정책 포기할 가능성 있나요?
"제가 우려하는 것 중의 하나는 한미 연합훈련 일시 중단 가능성은 있어 보여요. 그게 이른바 쌍중단이라는 거죠. 쌍중단이라는 게 미국은 한미 연합훈련과 전략 자산 전개를 중단하고 대신에 북한은 대륙간 탄도 미사일 ICBM과 핵실험을 유예하는 거죠. 저는 이 가능성 없지 않다고 생각하는 게 알다시피 트럼프가 이런 비용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잖아요. 김정은 입장에서는 연합훈련과 전략 자산 전개가 이전과는 굉장히 달라요."
- 뭐가 다른가요?
"이게 훨씬 더 북한에 대한 핵 억제에 맞춰져 있습니다. 지난 1년 반 동안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가 확장 억제 제도화를 했잖아요. 그 제도화의 핵심이 바로 연합훈련과 전략 자산 전개인데요. 예를 들어 작년 8월에 있었던 을지 자유의 방패 연합훈련에서는 처음으로 북한 핵에 대해 억제를 넘어 북한 핵에 대한 대응 훈련이 됐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이 핵을 쐈을 때 어떻게 한미가 대응할 것인가가 처음으로 훈련이 된 거예요. 그리고 전략 자산도 예전과는 다르게 한미가 맞춤형 확장 억제에 따라서 핵과 재래식 전력을 통합하는 CNI(conventional nuclear integration)에 맞춰서 전략 자산이 옵니다.
그러니까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연합훈련과 전략 자산 전개가 계속될수록 자신이 개발하고 있는 핵의 효용성이 굉장히 낮아지는 거예요. 그래서 최근 연합훈련과 전략 자산 전개에 대해 더욱 반발하는 거죠. 그러니까 역으로 한국의 입장에서는 연합훈련과 전략 자산 전개가 돼야 북한 핵에 대한 억지 능력이 지속적으로 유지 강화되는 건데 그 부분을 트럼프의 거래 비용적 동맹관으로 인해서 건드려질 가능성이 있죠.
근데 이것도 어떻게 봐야 되냐면 비용의 문제입니다. 트럼프는 사실은 양수 겹장 협상이 가능하죠. 이걸 통해서 뭔가 북한을 대화로 끌어들일 수도 있고 동시에 한국을 압박해서 방위비 분담금 더 받아낼 수도 있어요. 근데 한국 입장에서는 이것이 건드려지면 확장 억제가 약화되는 거고, 그렇다면 한국 내에서 핵무장론이 다시금 불같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북미 대화 쉽지 않을듯... 양측 긴장 조성 될 가능성도 높아"

▲ 북한 제4차 조선인민군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 대회가 지난 2024년 11월 14-15일 평양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대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틀차 행사에서 '조성된 정세와 공화국무력 대대장·대대정치지도원들의 임무에 대하여'를 주제로 연설했다고 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선 포기한 게 있지만 효과가 없었는데 이게 영향 있을까요?
"그렇죠.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2018~19년 자기가 굉장히 많이 양보했다고 얘기하죠. 특히 2018년 4월 전원회의에서 핵과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 미사일 시험 유예를 선포했잖아요. 그러고 나서 요구했던 게 연합 훈련인데 연합훈련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이루어지긴 했습니다만 연합훈련이 완전히 중단된 건 아니죠. 그리고 자기는 또 나름대로 보여주기식이기는 하지만 그런 조치를 했다고 생각하니까 그런 면에서 트럼프와의 2018~19 협상에서 김정은 입장에서는 자기가 너무 크게 손해 봤고 뒤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하니까 이번에는 2018~19년식의 협상이 아닌 다른 협상을 할 겁니다. 오히려 사전 조건들을 제시하고 그 조건들에 대한 논의가 된 후에 일정 수준 합의를 하고 그다음에 마지막 순간에 정상 간에 뭔가 서명 하는, 흔히들 말하는 바텀업 방식이죠. 그런 식의 접근을 할 가능성이 오히려 크다고 생각합니다."
- 그럼, 톱다운 방식이 아닌 바텀업으로 할까요?
"바텀업으로 하는 걸 김정은은 좀 더 선호하겠죠. 그리고 만약 그렇게 하자라고 얘기 하면 트럼프 쪽에서도 안 된다고 얘기할 것 같지는 않아요. 다만 그다음 이야기로 넘어가야 되는데 그렇게 해서 미국과 북한 사이에 의미 있는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까죠. 일부에서 얘기하는 스몰딜 달성하기가 쉬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 왜 그렇죠?
"트럼프에 대해서 대부분 잘못 이해하는 부분이 있어요. 무슨 말씀이냐면 트럼프는 부동산업자잖아요. 그러면 자기가 분명하게 이득을 취해야 돼요. 트럼프 입장에서 최소한도로 자기가 이득을 볼 수 있는 건 북한의 핵 능력 중에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핵 능력 제한하는 거고 그게 미국 우선주의와도 맞는 거거든요. 그러려면 북한이 지금 개발하고 있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확실히 폐기해야 되고 폐기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걸 개발하는 경로까지 다 없애버려야 돼요. 그게 트럼프가 원하는 최소 수준의 거래 조건이 될 겁니다. 문제는 이걸 김정은은 받을 수 있느냐인데 못 받아요. 김정은이 미국 본토에 대한 공격 능력 개발을 포기하는 순간 개발하는 핵의 효용성이 완전히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 북미 대화가 가능할까요?
"일단 트럼프는 소통 채널을 만들려고 할 텐데 그 소통 채널을 김정은이 응하지 않기는 어렵지 않을까 해요. 근데 그간 미북 간의 대화를 보면 늘 좋은 환경에서 서로 좋게 합의해서 대화가 되지 않았고 긴장이 최대한 극대화된 상황 이후에 대화로 넘어갔죠.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어 보기는 합니다만 대화할 가능성은 있어 보이기는 합니다."
-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하세요?
"앞으로 전망은 쉬워 보이지 않아요. 그리고 말씀드린 것처럼 대화로 넘어가기 전에 양측 간의 긴장 조성이 될 가능성이 있어 보여요. 대화로 넘어가더라도 미북 간의 의미 있는 합의를 도출하기는 쉬워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제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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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만나도 의미 있는 합의 나오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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