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주는 1월 27일 강원도 원주시 국민의힘 당사 장례식에도 다녀왔다. 왼쪽 사진 가운데 저승사자 복장을 한 사람이 바로 인주다. 그는 국민의힘 당사 앞으로 근조화환을 보내기도 했다.
인주(가명)
탄핵 집회 이후, '내 편'을 만나고 나도 '남의 편'이 되어갔다
- 자기소개 때 본인을 '고졸 생산직'이라 칭하셨어요. 사실 한국 사회에서 20대 여성으로는 보기 드문 소개인데요. 혹시 집회를 다니며 '고졸 생산직'이라는 위치에서 느끼는 바도 있으실까요?
"광장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모두 동등한 권리와 평등을 외치고 있잖아요. 그걸 보고 알았어요. 고졸이든, 생산직이든, 비정규직이든 그 무엇이더라도 무시 받거나 소외당해도 괜찮은 사람은 없다는 것을.
그래서 제 탓하는 게 좀 없어졌어요. 이전에는 '남들이 노력할 때 나는 왜 그러지 못했나' 라는 마음도 있었고, 심지어는 '험한 일을 하니까 다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사회가 불공평해서 생기는 일이더라고요."
- 12.3 이후 인주 님에게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어떤 거예요?
"집회를 다니며 내 편을 들어줄 사람, 내 얘기에 힘을 실어줄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니까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어요. 또 무엇보다도 불의를 보면 외면하거나 침묵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배웠어요.
그래서 탄핵과 상관없이, 앞으로도 여러 시위에 최대한 참여해보자 싶어요. 지난 수년 간 해결 안 됐던 각자의 투쟁이 있었더라고요. 저 스스로 '내가 연대 활동을 길게 이어갈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그러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어요."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매일 아침 출근 시간에 이루어지는 전장연 집회는 시민들에게 가장 꺼리는 시위 중 하나였다. 출근길을 불편하게 한다는 이유였다. 서울교통공사의 "'특정 장애인 단체'가 길을 막아서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는 안내 방송은 활동가와 시민의 사이를 더욱 벌려 놓기도 했다.
인주는 이에 반기를 든다. '전장연 집회는 내 삶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장애인 이동권'이라는 개념에 '사람이면 누구나 평등하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가 들어 있다고 했다. 인주에게 '장애인'과 연대하는 일은 곧 자신의 존엄을 지키는 행동으로 느껴졌다.
인주는 다양한 집회에 다니며 이 생각을 더욱 굳혔다. 나의 삶과 동떨어진 사회운동은 없다는 것. 사회운동은 특정한 소수의 책임이 아니라 시민 모두의 일이라는 것. 그러므로 바로 내가 해야 한다는 것. 오늘도 인주는 이 마음을 품에 안고 집회 현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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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여성이 들려주는 생생한 이야기를 사랑한다. nahyun_choi@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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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집회 참가자가 전장연 시위에도 열심히 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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