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 NCT 1기 응원봉 공식이미지 왼쪽 응원봉을 오른쪽과 같이 꾸미는 것을 '봉꾸(응원봉꾸미기)'라고 한다. '믐꾸(믐뭔봄 꾸미기)'라고도 한다.
(왼) yes24 (오) 푸심칠
믐뭔봄 "사실 난 탄핵을 위해 태어났던 거야"
우리가 추적한 한 믐뭔봄의 탄핵 시위 데뷔 일자는 12월 6일이다. 이 믐뭔봄의 주인인 푸심칠씨는 '봉꾸'에 진심이었다. 콘서트용이 아닌 탄핵 시위용 믐뭔봄은 달라야 했던 것이다. 당시 팬카페에서는 인쇄해서 바로 붙일 수 있는 '믐뭔봄 꾸미기 도안'이 있었지만, 푸심칠씨는 직접 그리는 방법을 택했다.
푸심칠씨는 이 믐뭔봄을 가지고 최소 주 2회 시위에 나갔다. 아무리 튼튼한 믐뭔봄이라도 그쯤 되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 믐뭔봄은 남태령 대첩 이전에 이미 한 차례 꺾였다. 국민의힘 당사 앞이었다. 아무래도 더 격하게 흔들다 보니 결국 부러져버렸다.
푸심칠씨는 믐뭔봄을 스스로 수리해야 했다. 이 믐뭔봄은 '1기' 응원봉이었고, 지금은 '2기' 응원봉이 나와서 해당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2기 응원봉만 취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식 수리를 받기 어려워진 상황에 푸심칠씨는 자체 수리를 택했다.
푸심칠씨는 12월 21일 광화문 집회에 참여하기 전에 믐뭔봄에 순간접착제를 붙였다. '뭐 괜찮겠지'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날은 평소와는 달랐다. 푸심칠씨가 광화문으로 가다가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도착한 곳은 '남태령'이었다.
믐뭔봉 작전 기록: 남태령 교전 상황
믐뭔봄과 푸심칠씨는 12월 21일부터 12월 22일까지, 총 16시간을 남태령에서 버텨냈다. 그 기록을 따라가 보자.
12월 21일 오후 4시 55분. 남태령에 도착. 경찰과 트랙터, 시민이 혼재되어있는 풍경을 마주함.

▲ 남태령에 도착한 푸심칠씨가 본 광경
푸심칠
12월 21일 오후 5시. 부서진 트랙터 발견.

▲ 트위터에서만 보던 창문 부서진 트랙터를 실제로 보다
푸심칠
12월 21일 오후 7시 21분. 시위의 사회자, '여기를 남태령 광장으로 하자', '광화문 시위에서 여기로 와달라' 발언.
12월 21일 오후 8시~9시. 경찰들, '시민들 때문에 교통에 혼란을 겪고 있다'고 안내를 시작.
부러진 믐뭔봄 "새하얗게 불태웠어"
12월 22일 새벽 1시, 믐뭔봄의 배터리가 꺼졌다. 1시 45분, 설상가상으로 믐뭔봄의 손잡이가 또 부러졌다. 이미 21일 오후 9시에 순간접착제를 붙인 부분이 부러졌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까 부러진 곳이 아니라 다른 곳이 부러졌다.

▲ 믐뭔봄 최종 부러짐
푸심칠
푸심칠씨는 남은 순간접착제로 부러진 부분을 다시 붙였다. 하지만 급하게 붙인 부분을 잡고 다시 믐뭔봄을 흔드니, 결국 또 부러지고 말았다. 푸심칠씨도 포기하고 부러진 믐뭔봄을 흔들 수밖에 없었다. 어두워서 믐뭔봄의 손잡이가 부러진 것은 아무도 알지 못했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배터리가 없는 줄 알고, 푸심칠 씨에게 aaa 건전지를 쥐여주었다.
22일 새벽 2시 30분, 사회자가 푸심칠씨에게 원하는 곡이 있냐고 물어봤고, 푸심칠 씨가 NCT127의 '영웅'을 신청했다. 2시 38분에 노래가 나왔고, 푸심칠씨와 믐뭔봄은 익숙한 노래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새벽 3시쯤, 어디선가 음식이 들어왔다. 사람들은 뜨거운 어묵 국물, 김밥 등 음식을 먹었고, 다 함께 '잘 먹겠습니다', '잘 먹었습니다'를 외쳤다. 조금 기분이 좋아진 푸심칠씨는 믐뭔봄을 비롯한 굿즈들을 모아놓고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 응원봉 + 응원봉 모양 공식 립밥(믐뭔밤) + 2022년 콘서트 클래퍼 (더링플) + NCT127 모든 멤버 개인 포카 + 올해 컴백 팝업 굿즈 자켓
푸심칠
새벽 3시 21분 '바위처럼' 라이브가 진행되었고, 푸심칠씨는 2열부터 3~4열까지, 앞 자리를 사수했다.
새벽 6시 30분쯤, 푸심칠씨는 지쳤다. 사실 스스로는 지친 줄 몰랐으나, 주저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주변 사람들이 난방버스에서 몸을 녹이라고 했다. 난방버스에 들어가니 푸심칠씨는 스스로 지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30분가량 몸을 녹이고는 다시 나왔다.
7시 20분, 여성 농민 한 분이 '초반부터 있었던 것 안다'며 푸심칠씨를 안아주었다.
8시 45분, 믐뭔봄은 드디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콘서트에서도, 민주주의를 위해서도 빛을 내는 믐뭔봄
집에 돌아온 믐뭔봄과 푸심칠씨는 그대로 누웠다. 푸심칠씨는 계속 남태령을 상황을 주시했다. 그리고 믐뭔봄을 다시 고쳤다.
믐뭔봄은 이후에도 시위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가장 행복했던 건, 2025년 1월 19일, 드디어 콘서트에서 빛을 냈던 것이다.

▲ KBS 음악방송 보러갈 때 푸심칠은 ‘탄핵’ 중 ‘핵’ 한 글자를 떼어냈다. 콘서트를 보러갈 때 다시 붙일까 했었는데 ‘굳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콘서트에 ‘탄핵봉’ 그대로 가져온 팬들이 많았다.
푸심칠
믐뭔봄이 있어야 할 자리는 어디일까? 언제나 콘서트, 사전녹화 같은 곳에서만 빛을 내면 좋겠지만, 그 추운 산자락도, 탄핵 시위도 모두 믐뭔봄이 존재하는 자리다.
푸심칠씨는 여러 번 부러진 믐뭔봄을 몇 번이고 다시 붙이며 함께 시위에 나간다.

▲ 1월 4일 한강진역 집회 인증샷
푸심칠

▲ 2월 1일 광화문 집회 행진 인증샷
푸심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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믐뭔봄의 재탄생: 덕질하다 민주주의까지 지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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