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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겨냥한 친문 주자들, 자충수? 정치적 승부수?

[분석] 친문 인사들 '포용·통합' 내걸어...친명계 불만에도 '나쁠 것 없다' 의견 나와

등록 2025.02.05 20:51수정 2025.02.05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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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임종석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임종석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 남소연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니 당내 후보 경선이 더 치열해졌다. 경쟁이 치열하면 항상 앙금이 생기기 마련이다.'

지난 박근혜 탄핵 국면에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우상호 전 의원이 펴낸 <민주당 1999-2024> 책에 등장하는 한 대목이다. 탄핵 인용 후 조기 대선 정국을 지배한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 흐름 속에서도 당내 경쟁은 뜨거웠고, 통합의 길도 험난했다는 회고다.

8년 뒤 다시 맞은 탄핵 정국. 조기 대선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 민주당 내부에선 통합과 포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진원지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임종석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 등 친문계 좌장 인사들이다.

잠재적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이들 친문 인사들은 민주당 내 '다양한 목소리' 상실에 우려를 표하면서 이재명 대표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나섰다. 탄핵이 인용될 경우 곧바로 대선 후보 경선 국면으로 넘어가는 만큼 민주당 내 대선 주자들이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인 이재명 대표를 상대로 차별화 및 존재감 드러내기에 나선 것이다.

탄핵 정국에서 이재명 견제 나선 친문, 왜?

김경수 전 지사는 "2022년 대선 후 지방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치욕스러워하며 당에서 멀어지거나 떠난 사람들이 많다. (중략) 진심으로 사과하고 기꺼이 돌아오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임종석 전 실장은 "(지난 대선에서)이재명 후보가 부족했고 당 전략이 부재했음을 온전히 받아 들여야 비로소 이기는 길이 보일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의 행보를 두고 친명계에서는 내란 세력과 싸워도 부족한 시점에 내부 총질을 한다며 강한 불쾌감을 내비치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이미 대선 정국이 시작된 만큼 당내 입지가 약한 후발 주자들로서는 당연한 정치적 행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지난 박근혜 탄핵 국면 당시를 복기하면, 만일 탄핵이 인용돼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목소리를 낼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친문계 전략통 전직 D의원은 4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탄핵이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왜 그런 소리를 하느냐'는 말은 거꾸로 말하면 '너는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면서 "이미 대선은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계파색이 옅은 당내 초선 A의원은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지금 낼 수밖에 없다. 탄핵이 인용된 후에는 (그런 문제를) 따질 겨를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그분들 입장에서는 이번 대선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다는 위기감의 표현이다. 공간을 열어젖히기 위한 몸부림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특히 통합과 포용이라는 의제를 당내에 던지기 위해선 지금이 가장 적기라는 지적도 나왔다. 친문계로 분류되는 당내 B의원은 "결국 민주당이 국민 선택을 받기 위해선 확장할 수밖에 없는데 (탄핵이 인용 된 후 대선까지) 두 달은 너무 짧은 시간이라 방향성을 정리하기가 불가능하다"라며 "(대선주자들이 지금 목소리를 내는 것은) 자연스런 흐름"이라고 말했다.

친명계의 불만... 박근혜 탄핵 때와는 다르다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에서 이재명 대표를 향한 견제구가 잇따르고 있다. 비명계 주요 인사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1월 23일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일곱번째LAB 창립기념 심포지엄' 축사에서 "어느 한 사람이나 어느 한 사고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는 다원주의를 지향하면서 폭력적인 언행을 용납하지 않은 것을 국민께 똑똑히 보여드려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에서 이재명 대표를 향한 견제구가 잇따르고 있다. 비명계 주요 인사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1월 23일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일곱번째LAB 창립기념 심포지엄' 축사에서 "어느 한 사람이나 어느 한 사고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는 다원주의를 지향하면서 폭력적인 언행을 용납하지 않은 것을 국민께 똑똑히 보여드려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하지만 왜 '하필' 지금이냐는 비판도 적지 않다. 국회에서 여야가 함께 탄핵을 향해 나아갔던 박근혜 정권 임기 말 정국과 달리 지금은 국민의힘 진영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을 결사옹위하고 있어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금 민주당 내 대선 주자들이 싸워야 할 대상은 이재명 대표가 아니라 윤석열을 필두로 내란 세력을 옹호하고 있는 극우·보수 정치 세력이라는 비판이다.

A의원은 "(친문계의 비판 메시지를) 감정적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게 사실"이라면서 "몇몇 의원들은 화를 많이 내더라"고 전했다.

이재명 대표도 당내 민주주의와 통합을 강조하면서도 견제구를 던졌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대한민국 역사에 기록될 항전을 치르고 있다. 작은 차이로 싸우는 일은 멈추자"면서 "총구는 밖으로 향했으면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관련 기사 : 비명 '포용' 요구에 이재명 "싸우는 일 멈추고 총구는 밖으로" https://omn.kr/2c2oe)

야권의 한 초선 의원은 "(김경수 전 지사 등이) 정무적으로 잘못 판단한 것 같다. 지금은 야권의 대선 주자로서 윤석열 내란 세력과 더 강하게 싸우는 것으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할 때지 이재명 대표와 싸울 때는 아니다"라며 "당내 노선 투쟁은 탄핵 인용 후에 해도 늦지 않다"라고 말했다.

확장 목마른 이재명에게 기회될까

하지만 현재 당내에서 제기되는 통합과 포용 요구가 이재명 대표, 더 나아가 민주당 입장에서 '나쁠 것 없다'는 긍정적 전망도 만만치 않다. 실제 최근 실용주의를 내세우며 중도층 구인에 집중하고 있는 이 대표 입장에서 당내 다양한 목소리가 제기되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 대표가 비명계의 목소리를 통 크게 껴안아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A의원은 "당내에서 (통합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비난하면서 대표의 리더십을 더 좁게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D의원도 "(비명계의 목소리를 비난하는) 그런 모습을 자꾸 보일수록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고 있는 중도층들에겐 좋지 않은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B의원은 "확장이라는 것은 나와 다른 사람들을 통합시키는 것인데 이에 대한 갈증은 이재명 대표가 가장 크다. 그래서 이 대표도 다른 목소리 내는 것에 대해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는 것"이라며 "논란이 될 만한 일들을 지금 이야기하고 방향을 정리하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월 3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문 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월 3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문 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김경수 #임종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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