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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거천 사고, 보 때문" 지적... 북구청 "안전 조치 충분, 가동보 유지"

환경단체 등 비판 성명... 대구 북구청 "보 운영 중단하거나 철거할 계획은 없다"

등록 2025.02.05 09:40수정 2025.02.0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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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북구청이 전시행정으로 설치한 보 공사 떼문에 한 초등학교 아동이 희생당한 팔거천의 전경.
대구 북구청이 전시행정으로 설치한 보 공사 떼문에 한 초등학교 아동이 희생당한 팔거천의 전경.팔거천지킴이

지난 1월 발생한 팔거천 아동 사망 사고와 관련해 시민단체가 "북구청의 무리한 보 공사가 원인"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이에 대해, 북구청은 "팔거천에 대한 안전 조치는 충분히 했으며, 가동보는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누리꾼 등 "북구청의 책임 있는 대책 마련 촉구"

앞서 필자는 <오마이뉴스>를 통해 2월 4일 '팔거천 아동 익사 사고... 시민단체 "북구청의 무리한 보 공사가 원인" 주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서 한 초등학생 아이가 팔거천의 얼음구덩이에 빠져 목숨을 잃은 사고가 "무리한 보 공사 때문"이라고 주장한 지역 풀뿌리 환경단체인 '팔거천지킴이'와 강북풀뿌리단체협의회, 대구환경운동연합의 성명 내용을 소개했다.

해당 기사에는 누리꾼들의 다양한 의견이 댓글로 달렸다.

남아무개씨는 "재해방지공사라며 해놓은 보 공사가 결국 재해를 만든 형상이다. 건천인 팔거천을 생태하천 그대로 두었다면 이런 참담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재해를 당한 학생과 가족들께 큰 위로가 있길 바라며 관의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라는 의견을 남겼다.

아이디 EMIOOO씨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때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또 다른 폭력일 수 있다. 안전한 팔거천이길 희망한다. 팔거천이 안전한 생태하천이 될 때까지 북구청의 행정을 관심 있게 지켜봐야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에 대한 북구청의 입장을 묻기 위해 4일 오후 필자는 북구청 건설국 하천과와 전화를 걸어 북구청의 입장을 물었다.

"환경단체의 성명서와 기사를 잘 접했다"는 북구청 관계자는 환경단체 등의 성명에 대한 입장을 묻는 필자의 질문에 "팔거천에 대한 안전 조치는 충분히 했다. 그래서 가동보는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북구청 관계자는 "가동보는 (하류에서 펌핑해서) 하천유지용수를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팔거천의 수질 개선과 수달 등 동식물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북구청) 내부에서 충분한 논의 결과, 환경단체의 요구대로 보 운영 중단하거나 철거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사고 책임에 대해 되묻자 "안전 펜스를 충분히 쳐놓았"다는 점을 설명했다.

북구청 "보 운영 중단하거나 철거할 계획은 없다"

 2022년 보가 막 완공되고 물을 가득 채운 모습. 낮고도 얕은 팔거천의 하류가 보로 인해서 깊어졌다.
2022년 보가 막 완공되고 물을 가득 채운 모습. 낮고도 얕은 팔거천의 하류가 보로 인해서 깊어졌다.정수근

필자가 "당장 보 철거를 결정할 수 없다면 얼음이 어는 겨울철만이라도 보를 운영하지 않거나, 수위를 조금 낮추는 조치는 필요해 보인다"고 묻자, "겨울철 갈수기 때는 냄새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오히려 보를 더 가동해야 한다"며 "수위를 조금이라도 낮추면 펌핑을 못해서 결국 보를 내리는 것과 같다. 그래서 보를 그대로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같은 북구청의 입장에 대해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전문위원은 다음과 같은 의견을 냈다.

"북구청이라는 행정기관의 답변으로는 한계가 명확해 보인다. 첫째, 한 아이의 황망한 죽음에 대한 도덕적 책임에서 (북구청도) 자유로울 순 없다. 둘째, 실제 안전 책임을 다 했는지 따져봐야 한다. 위험 요소에 대한 점검은 형식적이 아니라 실질적이어야 했다. 과연 구청이 그러한 실질적 책임까지 다 했는지 따져야 한다."

부산하천살리기시민운동본부 본부장을 역임하고 지금은 낙동강유역 환경단체들의 연대체인 낙동강네트워크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강호열 대표 또한 대구 북구청의 입장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대구 북구청이 어떻게 저렇게 완고한 입장일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덧붙이는 글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로 지난 15년 이상 낙동강을 비롯 우리강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그간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글들을 갈무리해 최근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펴냈습니다.
#팔거천 #북구청 #익사사고 #팔거천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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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기사를 엮은 책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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