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10일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곽종근 특수전사령관과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 면담 사진.
박범계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대리인단이 6일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현태 707특수임무단 단장에게 '더불어민주당이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을 회유했다'는 취지로 떠보는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아니다"라는, 김 단장의 명확한 부인이었다.
이날 오전 서울시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6차 변론기일에서 윤 대통령 측 송진호 변호사는 김 단장에게 사진 한 장을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오전 회의 후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곽종근 전 사령관, 김현태 단장 세 사람이 마주 앉은 장면이었다. 이 사진은 박 의원이 당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양심고백에 따른 공익신고절차를 밟고 있다"며 올렸던 것이다. 같은 날 오후, 곽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당시 의원들 다 끄집어내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런데 송 변호사는 "(당시) 박범계 의원은 곽종근 사령관이 계엄을 언제 알게 됐는지 물었고, 곽 사령관이 'TV를 보고 계엄인 줄 알았다'고 하니까 '그전에 알지 않았냐'고 추궁도 했고, 사령관들이 좀 말을 맞춘 걸로 증언해달라는 요구가 있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지난 23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곽종근 사령관에게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끌어내라고 한 것을 김병주 의원이 '의원을 끌어내라'고 한 것으로 둔갑시킨 것 아닌가"라고 할 때와 비슷한 유도신문이었다.
"아니다."
김 단장의 입에서 가장 먼저 나온 답변이었다.
그는 "제가 기억하는 방에서의 핵심은, (12월 10일) 오전에 사령관이 '(대통령으로부터 걸려온) 두 번째 통화 내용을 말씀드릴 수 없다'는 것에 대해서 '그 말을 해달라'고 대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점심을 국회 식당에서 먹고 대기 시간이 1시간 이상 걸려서 지인을 통해 방을 협조받았는데, 관련 위원(민주당 전문위원) 한 명이 들어와서 사령관과 이야기를 나눴고, 이어서 부승찬, 박범계 의원이 들어왔다"며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결론은 사령관하고 (민주당 의원 간에) 대화 내용을 맞춘 것은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 사령관이 말을 안 하고 있는 것을 말을 하도록 유도했다. '사령관님, 솔직히 말씀하는 게 좋을 것 같다'든지, 이런 투로 대화를 나누면서 사령관이 최종적으로 '그럼 제가 오후에 진실을 말씀드리겠다'고 진행됐다."

▲12.3내란 사태 당시 국회에 투입된 707특수임무단 김현태 단장이 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6차 변론기일에 증인 출석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윤 대통령 쪽은 '회유 의혹'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 단장의 증언도 달라지지 않았다.
- 송진호 변호사 : "곽종근 사령관과 박범계 의원이 친분이 있었던 것을 아는가."
- 김현태 단장 : "몰랐다. 처음 서로 만난 느낌이었다."
- 송진호 변호사 : "박범계 의원은 공익제보자로 곽종근 사령관을 추천해주겠다고 하면서 추천인을 신청서에 기재하라고 했고, 곽종근 사령관도 증인에게 권유한 사실이 있지 않나."
- 김현태 단장 : "네. 권유도 박범계 의원인지, 다른 의원인지 기억 안 나지만, 사령관이 말씀한 게 아니라 종이(공익제보자 신청서)를 주면서 사령관께 먼저 쓰라고 줬는데, 저도 옆에 앉아 있으니까 줘서 따라 썼다."
윤 대통령 쪽은 실패를 인정하지 않았다. 김 단장이 분명 '민주당의 회유는 없었다'는 취지로 증언했음에도, 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증인신문 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12월 10일 상황을 다시 언급하며 "민주당 부승찬, 박범계 의원이 곽종근에게 진술을 유도했다"고 왜곡했다. 또 김 단장에게 공익제보자 신청서를 준 것을 두고 "김현태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증인 회유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단장은 다른 진술에서도 이들의 주장과 엇갈리는 증언을 내놨다. 그는 12월 10일 국방위 출석을 앞두고 곽 전 사령관에게 "제가 일방적으로 말씀드렸다. '중립을 지키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 단장은 "김병주 의원이 오셔서 (곽 전 사령관) 인터뷰를 하지 않았나. 여론이 안 좋았다. 마치 민주당 쪽에 붙은 양"이라며 "제가 아는 사령관은 그런 거 없이 딱 중립이다. 그래서 제가 '절대 한쪽 정당에 유리한 쪽으로 하지 말자' 이 정도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민주당이 곽종근 회유' 던졌지만... 실패한 윤석열 대리인단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