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6차 변론기일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의 증언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선관위는 ① 선거와 국민투표의 관리 및 ② 정당사무의 처리를 위하여 설치된 헌법기관이다(헌법 제114조 제1항). 그렇다면 선관위가 담당하는 업무인 선거와 국민투표의 관리, 정당사무의 처리는 계엄이 선포되었을 때 계엄사령관의 지휘·감독을 받아야 하는 행정사무나 사법사무에 속하는가? 선관위는 게엄이 선포된 경우에 계엄사령관의 지휘·감독을 받아야 하는 행정기관이나 사법기관에 해당하는가? 대통령은 선관위의 사무를 행정사무로, 선관위를 행정기관으로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이러한 인식은 올바른 것일까?
헌법은 행정사무에 관한 권한(행정권)을 대통령이 수반이 되는 '정부'에 부여하면서(헌법 제66조 제4항) 사법사무에 관한 권한(사법권)을 대법원이 최고법원으로 위치하는 '법원'에 부여한다(헌법 제101조 제1항). 다만 본질적으로 행정사무에 속하는 선거와 국민투표의 관리 및 정당사무의 처리를 독립적으로 담당하는 국가기관으로 선관위(중앙선관위 + 지역선관위)를 별도로 설치하였으며(헌법 제114조 제1항) 본질적으로 사법사무에 속하는 헌법재판을 독립적으로 담당하는 국가기관으로 헌법재판소를 별도로 설치하였다(헌법 제111조 제1항).
그런데 헌법에 따르면 비상계엄이 선포되었을 때 특별조치가 허용되는 국가기관은 오로지 정부와 법원으로만 국한된다(헌법 제77조 제3항). 헌법의 명시적 규정을 보면 헌법기관인 선관위나 헌법재판소가 국회처럼 비상계엄이 선포되었을 때 계엄사령관에 의한 특별조치가 발령될 수 있는 국가기관, 계엄사령관의 지휘·감독을 받아야 하는 국가기관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헌법우위의 원칙에 따라 '계엄법'은 그 근거가 되는 헌법의 취지에 따라 제정되고 해석되어야 한다. 따라서 경비계엄이 아닌 비상계엄이 선포된 경우에 한정하여, 그것도 단지 정부와 법원만을 특정하여 특별조치를 발령할 수 있도록 규정한 헌법의 취지를 고려하여 계엄의 요건과 절차 및 내용을 구체화하는 법률인 '계엄법'의 내용은 제정되고 해석되어야만 한다.
기본적으로 오로지 비상계엄의 경우에만 특별조치가 한정적으로 허용된 정부나 법원의 고유업무인 행정사무와 사법사무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계엄사령관에게 부여한 '계엄법'이 그 자체로 헌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는 없다. 일단 경비계엄의 경우에는 군사에 관한 행정사무와 사법사무만 계엄사령관의 지휘·감독을 받기 때문에 위헌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문제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경우다. 여기서는 현행 헌법이 정부의 행정사무와 법원의 사법사무 가운데 일부를 분리하여 독립된 국가기관인 선관위와 헌법재판소에 부담시키고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계엄법에 따라 비상계엄이 선포된 경우에 정부나 법원에 대한 특별조치가 행정사무나 사법사무 일반에 대한 지휘·감독으로 확장되었다고 하더라도 계엄법에 따른 행정사무나 사법사무는 정부의 행정사무나 법원의 사법사무로 한정되어야 한다.
선관위가 담당하는 행정사무나 헌법재판소가 담당하는 사법사무는 제외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경우에도 선거나 국민투표가 실시될 수 있으며 계엄해제요구권을 가진 국회의 활동은 변함 없이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거나 국회활동의 기반이 되는 정당의 정상적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선관위의 행정사무, 계엄선포의 헌법적 요건과 절차가 준수되었는지 여부에 대한 사법적 심사를 담당해야 하는 헌법재판소의 사법사무는 계엄사령관의 지휘·감독을 받을 수는 없다. 선관위나 헌법재판소는 계엄사령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국가기관에 해당하지 않는다.
선관위의 사무를 비상계엄이 선포되었을 때 계엄사령관의 지휘·감독이 가능한 행정사무로 이해한 대통령의 인식에는 검찰총장 출신다운 법리적 고려가 포함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부인의 말만 따르는 바보로 취급하기도 하지만 그가 검찰총장을 지낸 법률가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물론 대통령의 인식에는 헌법에 대한 이해와 헌법과 법률에 대한 종합적 고려가 결여되어 있다. 선관위는 계엄법에 따르면 대통령의 인식처럼 계엄사령관의 지휘·감독을 받을 여지가 있지만 대통령이 결정적으로 빠뜨린 헌법을 함께 고려하면 계엄사령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행정기관에 해당하지 않는다.
선관위에 대한 군병력의 투입은 명백하게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여 헌법기관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도록 만드는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으로 내란죄에 해당하고, 대통령을 파면시킬 수 있는 탄핵사유에도 해당한다. 사실 이미 국가비상사태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국회에 대한 군병력의 투입으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행위와 대통령의 지휘·감독을 받는 계엄사령관이 발령한 포고령(특별조치)은 헌법에 정면으로 위반된다. 내란이 실패한 뒤에야 법기술자가 겨우 만들어낸 선관위 병력투입의 정당성도 헌법적 관점에서는 용납될 수 없다.
사족 같지만 계엄선포에 따른 계엄사령관의 '포고령'이라는 용어도 법적 용어가 아니므로 지양되어야 한다. 헌법과 계엄법은 특별조치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포고령은 특별조치로 순화될 필요가 있다. 다시금 비상계엄이 선포되는 일은 없어야 하겠지만 포고령처럼 위압적인 표현은 해방 후 미군이 군사분계선 이남을 점령하면서 사용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미육군 태평양지역 총사령관이었던 맥아더가 한반도 이남을 점령하면서 점령군 총사령관의 위엄을 가지고 포고(proclamation)를 발령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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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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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헌법학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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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병력투입만 인정한 윤 대통령의 결정적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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