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호강 공대위 소속 활동가와 생태 전문가가 금호강 르네상스 공사를 막아내며 현장 기자회견을 실시하고 있다.
정수근
이들은 우선 달성습지가 어떤 곳인지 그 가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도대체 달성습지는 어떤 곳인가. 두 국가하천인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 빚어 놓은 천혜의 자연습지이자 89년 세계습지목록에도 오른 바 있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습지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흑두루미들의 월동지로 명성이 자자했던 곳이었다. 이런 세계적 습지 앞에 화려한 관광 교량이라니, 이게 도대체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2018년 문제의 사업 대상지 바로 앞 모래톱에는 흑두루미가 도래한 바 있을 정도로 여러 다양한 철새들과 멸종위기종 삵이나 너구리, 고라니 같은 야생동물들이 수시로 출몰하는 생태구역이다."
그러면서 또 "사업 대상지는 '자연환경의 보전 및 복원' 구역에 해당하는 생태자연도 1등급지가 포함돼 있고, 보전가치가 높은 곳이라는 국토환경성평가지도 1등급지에 해당해 사실상 개발이 불가한 곳"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런 곳마저 삽질을 가하겠다는 것은 대구의 미래를 앗아가는 탐욕적 약탈 정책을 그대로 밀어붙이겠다는 것"과 같다면서 대구시를 강력 비판했다.
또한 "달성습지를 핵심지역, 완충지역, 전이지역으로 나눌 때 문제의 사업 구간은 완충지역에 해당하는 것으로, 완충지역은 핵심지역 못지않게 경관적으로 혹은 생태적으로 가치가 있어서 보전돼야 하는 곳으로 핵심지역이 온전히 지켜지기 위해서라도 완충지역은 반드시 보전돼야 하는 곳"이라 설명했다. 그런데 "대구시가 이런 곳에 기어이 '삽질'을 강행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현장 농성에 돌입하자 공사는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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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들은 대안으로 다음과 같이 주장하며 대구시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끝까지 싸울 것이라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 사업의 목적이 디아크와 달성습지를 연결하는 것이라면 굳이 지금의 위치에 교량을 건설하지 않고도 충분히 가능하다. 조금 더 금호강 상류쪽으로 옮겨서 금호대교 위쪽으로 건설해도 충분히 연결성을 확보할 수 있는데도 굳이 현재 자리에 화려한 관광 교량을 건설하겠다는 것은 생태 무지 행정의 몽니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대구시의 이 엉터리 토건 삽질에 맞서 이 사업을 철회하거나 적어도 사업 위치를 바꿀 때까지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다. 대구시는 지금이라도 잘못된 행정을 반성하고, 시민사회가 제시하는 대안을 따를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큰 저항과 시민적 분노에 직면할 것이다."
현장 발언에 나선 <한국식물생태보감>의 저자이자 식물사회학자이자 생태학자인 김종원 전 계명대 교수는 결국 이 사업을 행하는 주체는 대구시이니, 홍준표 시장에게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홍준표 시장께 부탁드린다. 대구광역시에 겨우 남아 있는 원시 자연까지 파고드는 개발사업을 하시려고 하는가? 이 한 장소를 마지막까지 해코지한다는 것은 정말로 터무니없는 행위다. 이 지역을 지켜야되겠다는 저의 각오와 함께 인도 격언을 한 개 소개해 드리겠다. '신이 쉼표를 찍은 곳에 결코 사람이 마침표를 찍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신이 쉼표를 찍은 곳에 정말로 마침표를 찍지 않으시길 바란다. 홍준표 시장님 부탁드린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이승렬 의장이 달성습지는 우리 모두의 것이라고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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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대구환경운동연합 이승렬 공동의장은 "결국 헌법의 문제로 귀결이 되겠다. 우리 헌법에 1조 2항은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렇게 되어 있지 않나. 모든 국민들의 것"이라며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생태자연도 1등급 달성습지 완충지역이라고 하지만 바로 길만 건너가면 철새가 도래하고 수많은 멸종위기종들이 존재한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조명을 설치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게 되면, 국민들 모두의 공유지인 이곳을 보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알리고 지키기 위해서 우리가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라 강조했다.
그래서 "홍준표 시장은 더 이상 이상한 실수로 이곳을 망치려는 생각을 그만두고, 국민과 국민 사이에 갈등을 더 이상 부추기지 말아야 한다. 저기 일하시는 분들과 우리가 사이좋게 협력해서 살 수 있는 방안을 만드는 방식으로 시정을 바꿔야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김종원 교수가 현장에서 왜 이 사업이 불가한지에 대해서 열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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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 박호석 공동대표는 다음과 같이 대구시에 강력히 촉구했다.
"나는 강을 참 좋아한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이 강의 계속 침탈당하고 있다. 지금 그 현장 중에 하나다. 여기 이 현장에 살고 있는 생물들 새, 나무, 풀 한 포기, 곤충, 물 속의 고기 이런 생명들을 생각해 보자. 지금 여기 이곳은 나의 것이자 우리의 것이다. 즉 공유재산이다. 이 재산을 왜 시장은 본인 맘대로 이렇게 파헤치고 있나?
인간이 편의성이라는 걸 앞세워서 개발하는 건 못할 짓이다. 우리가 권리주장을 할 수 있다면 여기 있는 생물들도 권리가 있다. 결국은 자연의 개발과 발전의 종점은 파멸과 공멸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대구시는 즉각 이 공사를 취소하길 바란다."

▲ 공사현장을 찾아온 맹금류 말똥가리. 이곳은 이렇게 다양한 생명이 살아가는 생태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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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아침부터 현장을 찾아 강력히 반발하자, 대구시와 시공사는 더이상 공사를 진행시키지 않고 오전 11시 30분경 공사를 중단하고 철수했다.
이렇게 장비가 모두 철수하자 이들도 현장을 떠나 강 건너 디아크 앞으로 가 금호강 르네상스 삽질을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게시하고는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이 함께 외쳤다.
"달성습지 생태파괴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 절대 반대한다!"

▲ 금호강 르네상스 개발사업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곳곳에 걸었다.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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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기사를 엮은 책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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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습지는 모두의 것... 홍준표 시장이 마음대로 해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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