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7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이상민 문건'을 '소방청장 문건'으로 바꾸려는 노력
보여줘서 봤든, 우연히 봤든, 이 전 장관의 증언으로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내용이 적힌 문건의 존재 자체는 확인됐다. 하지만 이 전 장관은 해당 문건이 소위 '최상목 쪽지'와 같은 '이상민 쪽지'로 확정되는 것에 대해 경계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국회 측 변호인단의 신문에서 오간 내용이다.
- 단전 단수 적혀있던 쪽지는 구체적으로 어디에 있었나.
"대통령 집무실 탁자에 있었다."
- 대통령 탁자인가, 원탁인가.
"원탁에 있었다."
- 거기에 소방청장 문구도 있었나.
"제일 머릿말이 그랬던 거 같다."
- (상단 제목에 '기획재정부장관'이라고 적힌 최상목 쪽지를 제시하며) 이 문건처럼 제목같이 '소방청장' 그렇게 되어 있었나.
"그렇다."
이 전 장관의 이 증언이 사실이라면 '이상민 쪽지' 대신 '소방청장 쪽지'가 존재하는 셈이 된다.
하지만 이 증언은 김용현 전 장관의 증언과 어긋난다. 지난달 23일 헌재 증언대에 선 김 전 장관은 계엄 관련 지시 문건에 대해 "기재부 장관뿐만 아니고 외교부 장관도 있었고 경찰청장, 국무총리, 행안부 장관도 있었다"라며 이상민 문건이 있었음을 증언했다. 행안부 소속 외청인 소방청장은 국무위원도 아니다.
"한덕수 최상목, 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모르겠다"
이상민 전 장관 증인신문의 또 다른 쟁점은 계엄선포 직전 국무회의가 적법하고 유효했느냐는 것이었다. 이 전 장관은 "(당시 국무회의) 유효 여부를 제가 판단할 지위에 있지 않다"면서도 "당시 참석 국무위원들은 국무회의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무회의록 미작성 이유를 두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비상계엄을 내란이라고 몰아붙이면서 회의록 작성도 비상계엄 동조나 방조 아니냐는 분위기 형성돼있었던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김형두 헌법재판관은 국무회의 적법성 여부를 꼬치꼬치 물었다. 이 전 장관이 의결정족수(11명)가 성원될 때까지 기다려 국무회의를 진행했다고 주장하자, 김 재판관은 '당시 회의장에 도착했을 때 대통령이 말씀하고 있었고, 계엄 얘기를 듣고 너무 놀랐다'는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진술을 전하며
"(오 장관이) 도착하기 전부터 회의가 진행되고 있었던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오 장관은 당시 의결정족수 성립이 가능하게 한, 가장 마지막 참석자였다.
이 전 장관은 "국무회의 성원을 갖추고 국무회의가 진행됐는지 잘 알지 못하고, 오고 간 이야기만 기억한다"면서 한발 물러섰다. 또한 김 재판관이 개회선언, 안건설명, 폐회선언이 없었다는 오 장관 진술을 재차 언급하자, 이 전 장관은 "개회 선언은 없었다"라고 인정했다.
김 재판관의 계속된 지적에 이 전 장관은
"회의 과정에서 의사정족수 갖춰진 상태는 아니었지만, 이번 국무회의처럼 열띠게 토론하고 의사를 전달한 것은 처음이었다"라며
"계엄 해제 국무회의는 1~2분 만에 끝났는데, (5분간 지속된) 계엄 선포 국무회의가 더 실질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김 재판관이 "평상시 국무회의에서 서명은 안 하는데, 왜 (국무위원들) 서명 받으려고 했는냐?"라고 묻자, 이 전 장관은 "서명 얘기가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김 재판관은 또한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당시 회의를 국무회의라고 볼 수 없다고 한 진술을 언급하면서 "증인은 국무회의라고 생각했느냐?"고 물었다. 이 전 장관은 "회의에서 제일 중요한 게 의사정족수 아니겠나. 11명 모일 때까지 기다려 국무회의 격식을 갖췄다"면서 "그분들이 왜 그렇게 말씀하시는지 모르겠는데, 평가는 사법기관에서 하겠지만 저는 국무회의를 한다고 생각했고, 다른 분들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증인 신문이 끝나기 직전 발언권을 얻어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계엄은 내란'이라는 프레임으로 물으니까, 일부 국무위원들이 그런 식으로 답변한 것 같은데,
국무위원이 대통령실에 간담회 하러 왔거나 놀러왔다는 게 말이 되는 얘기인가"라고 말했다.

▲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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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언론사 단전·단수 문건, 멀리서 얼핏 본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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