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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언론사 단전·단수 문건, 멀리서 얼핏 본 적 있다"

[윤 탄핵심판 7차 변론] '이상민 문건'은 없고 '소방청장 문건' 있었다?

등록 2025.02.11 18:09수정 2025.02.1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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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7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7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직전 언론사 단전·단수 등 지시사항이 적힌 문건을 "대통령실에서 멀리서 본 적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관련 지시는 없었으며, 윤 대통령이 해당 문건을 보여준 것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소방청장에게 관련 지시를 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관련 내용이 적힌 문건의 존재 자체는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관련성을 최대한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1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에 이 전 장관이 첫 번째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전 장관을 가운데 두고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의 적법성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대통령이 준 적도, 보여준 적도, 지시한 적도 없다... 멀리서 얼핏 봤다"

윤 대통령 측이 먼저 물었다.

- 비상계엄 선포 전후로 대통령 집무실에서 대통령과 국방장관으로부터 비상계엄 관련 지시사항이 기재된 쪽지 받은 적 있나.

"전혀 없다."

- 그럼 주진 않고 보여주면서 지시 내용을 알린 적은 있나.

"그런 사실도 전혀 없다. 대통령 검찰 공소장 보니까 보여줬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대통령이 주면 주지, 보여주고 그렇게는 상식적으로 납득 안 간다."

- 언론사 등 특정 건물 단전 단수 조치 구두로라도 지시받은 적 있나.

"전혀 없다."

- 그런데 언론 보도를 보면 증인이 소방청장에게 몇 군데 단전 단수 지시했다고 나온다. 소방청장과 통화는 했는가. 왜, 어떤 얘기를 했는가.

"통화했다. 좀 설명이 필요한데, 제가 대통령실에서 종이쪽지 몇 개를 멀리서 본 게 있다. 그런데 쪽지 중에는 소방청, 단전 단수, 이런 내용이 적혀져 있었다. 그때가 언제냐면 제가 대통령께 국무위원들의 분위기, 생각하는 거, 그런 거 (계엄을) 만류하러 들어간 자리에서 짧게 1~2분 머물 때 얼핏 보게 된 거다.

그러고 나서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광화문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쪽지 생각이 났다. 그 쪽지가 어떤 맥락에서 작성되고 어떤 의미인지 모르지만, 본대로 만약 소방이 단전 단수 할 경우, 무작정 하게 되면, 국민들에게 큰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겠다, 경우에 따라선 큰 인사사고가 발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사무실로 돌아가는 내내 그게 굉장히 맘에 쓰였다.

사무실로 돌아간 다음에 큰 사건사고 접수된 거 없는지, 각종 시위나 충돌 같은 상황 없는지 전반적으로 궁금해서, 경찰청장과 소방청장에게 차례로 전화했다. 소방청장에게 전화하며 그런 것들 물어본 다음에 쪽지 생각나고 걱정돼서 만일의 경우 대비해서 국민의 안전에 대해서 최우선적으로, 그리고 꼼꼼이 챙겨달라는 취지의 당부한 거다. 보도되는 것처럼 소방청장에게 단전 단수 지시한 게 아니다."

이 전 장관의 이 증언은 허석곤 소방청장의 국회 증언, 검찰의 공소장 내용과 다소 차이가 있다.


검찰의 윤 대통령 공소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직전 이 장관에게 '24:00경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MBC, JTBC, 여론조사 꽃을 봉쇄하고 소방청을 통해 단전, 단수를 하라'는 내용이 기재된 문건을 보여줬다. 이후 이상민 장관은 같은 날 오후 11시 37분경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경찰청에서 단전, 단수 협조 요청이 오면 조치해 줘라"라고 지시했다.

허석곤 소방청장은 지난달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에서 '경찰에서든 어디 기관에서든 주요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할 때 소방청이 협조해라 이런 (이상민 장관의) 지시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그런 뉘앙스였다"라고 말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7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7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이상민 문건'을 '소방청장 문건'으로 바꾸려는 노력

보여줘서 봤든, 우연히 봤든, 이 전 장관의 증언으로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내용이 적힌 문건의 존재 자체는 확인됐다. 하지만 이 전 장관은 해당 문건이 소위 '최상목 쪽지'와 같은 '이상민 쪽지'로 확정되는 것에 대해 경계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국회 측 변호인단의 신문에서 오간 내용이다.

- 단전 단수 적혀있던 쪽지는 구체적으로 어디에 있었나.
"대통령 집무실 탁자에 있었다."

- 대통령 탁자인가, 원탁인가.
"원탁에 있었다."

- 거기에 소방청장 문구도 있었나.
"제일 머릿말이 그랬던 거 같다."

- (상단 제목에 '기획재정부장관'이라고 적힌 최상목 쪽지를 제시하며) 이 문건처럼 제목같이 '소방청장' 그렇게 되어 있었나.
"그렇다."

이 전 장관의 이 증언이 사실이라면 '이상민 쪽지' 대신 '소방청장 쪽지'가 존재하는 셈이 된다.

하지만 이 증언은 김용현 전 장관의 증언과 어긋난다. 지난달 23일 헌재 증언대에 선 김 전 장관은 계엄 관련 지시 문건에 대해 "기재부 장관뿐만 아니고 외교부 장관도 있었고 경찰청장, 국무총리, 행안부 장관도 있었다"라며 이상민 문건이 있었음을 증언했다. 행안부 소속 외청인 소방청장은 국무위원도 아니다.

"한덕수 최상목, 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모르겠다"

이상민 전 장관 증인신문의 또 다른 쟁점은 계엄선포 직전 국무회의가 적법하고 유효했느냐는 것이었다. 이 전 장관은 "(당시 국무회의) 유효 여부를 제가 판단할 지위에 있지 않다"면서도 "당시 참석 국무위원들은 국무회의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무회의록 미작성 이유를 두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비상계엄을 내란이라고 몰아붙이면서 회의록 작성도 비상계엄 동조나 방조 아니냐는 분위기 형성돼있었던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김형두 헌법재판관은 국무회의 적법성 여부를 꼬치꼬치 물었다. 이 전 장관이 의결정족수(11명)가 성원될 때까지 기다려 국무회의를 진행했다고 주장하자, 김 재판관은 '당시 회의장에 도착했을 때 대통령이 말씀하고 있었고, 계엄 얘기를 듣고 너무 놀랐다'는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진술을 전하며 "(오 장관이) 도착하기 전부터 회의가 진행되고 있었던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오 장관은 당시 의결정족수 성립이 가능하게 한, 가장 마지막 참석자였다.

이 전 장관은 "국무회의 성원을 갖추고 국무회의가 진행됐는지 잘 알지 못하고, 오고 간 이야기만 기억한다"면서 한발 물러섰다. 또한 김 재판관이 개회선언, 안건설명, 폐회선언이 없었다는 오 장관 진술을 재차 언급하자, 이 전 장관은 "개회 선언은 없었다"라고 인정했다.

김 재판관의 계속된 지적에 이 전 장관은 "회의 과정에서 의사정족수 갖춰진 상태는 아니었지만, 이번 국무회의처럼 열띠게 토론하고 의사를 전달한 것은 처음이었다"라며 "계엄 해제 국무회의는 1~2분 만에 끝났는데, (5분간 지속된) 계엄 선포 국무회의가 더 실질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김 재판관이 "평상시 국무회의에서 서명은 안 하는데, 왜 (국무위원들) 서명 받으려고 했는냐?"라고 묻자, 이 전 장관은 "서명 얘기가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김 재판관은 또한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당시 회의를 국무회의라고 볼 수 없다고 한 진술을 언급하면서 "증인은 국무회의라고 생각했느냐?"고 물었다. 이 전 장관은 "회의에서 제일 중요한 게 의사정족수 아니겠나. 11명 모일 때까지 기다려 국무회의 격식을 갖췄다"면서 "그분들이 왜 그렇게 말씀하시는지 모르겠는데, 평가는 사법기관에서 하겠지만 저는 국무회의를 한다고 생각했고, 다른 분들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증인 신문이 끝나기 직전 발언권을 얻어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계엄은 내란'이라는 프레임으로 물으니까, 일부 국무위원들이 그런 식으로 답변한 것 같은데, 국무위원이 대통령실에 간담회 하러 왔거나 놀러왔다는 게 말이 되는 얘기인가"라고 말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탄핵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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