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행정복복지센터남편과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으러 방문한 우리 동네 행정복지센터
유영숙
"여보, 저 행정복지센터 좀 다녀올게요."
"무슨 일 있으세요?"
"주민등록증 재발급받으려고요."
"어머, 주민등록증 분실하셨어요?"
나는 깜짝 놀라서 물어보았다.
설 연휴 전에 남편이 주민등록증을 재발급받는다고 해서 집 근처 행정복지센터를 함께 방문했다. 남편이 눈 수술 여파로 인해 요즘 운전을 하지 못 하기에, 어디를 가든 함께 다닌다.
최근에 찍은 사진 한 장을 가지고 갔다. 처음에 남편 말에 의하면 나이 많은 사람(만 65세 이상 노인)은 주민등록증을 무료로 재발급받을 수 있다고 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가보니 아니었다.
남편이 '주민등록증 발급 신청서'에 사인하였더니 잘 접수되었다고 문자를 주면서 나중에 본인이 찾으러 오라고 했다. 궁금해서 창구 직원에게 물어보았다.
"나이가 만 65세 이상이면 무료로 주민등록증을 재발급받을 수 있나요?"
"아니에요. 나이는 상관없고 2006년 이전에 발급받은 오래된 주민등록증은 누구든 무료로 재발급받을 수 있어요."
70대 남편은 초등 동창생 단톡방에 올라온 문자를 보고 친구들이 주민등록증을 새로 재발급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이 많은 사람은 주민등록증을 무료로 재발급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실제론 그게 아니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행정안전부의
'노후 주민등록증 무료 재발급 추진 안내'(바로가기)를 참고하면 된다.

▲행정안전부의 '노후 주민등록증 무료 재발급 추진 안내' https://www.mois.go.kr/frt/sub/a06/b06/IDCard_3/screen.do
화면갈무리
우리나라에서 보통 주로 많이들 사용하는 신분증은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이다. 나는 주민등록증 사진이 너무 오래전에 찍은 사진이고 촌스러워서 집에 두고, 운전도 하기에 주로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다녔다.
운전면허증은 발급 받은 지 10년이 안 되어서 그나마 최근의 내 모습과 가깝다고 생각했다. 집에 보관하고 있던 주민등록증을 꺼내 보니 2001년에 만든 것이었다. 벌써 벌써 25년이 지난 셈이다. 정말 빛바랜 주민등록증이다.
새 주민증을 보니 이제야 내 신분증 같다
남편 주민등록증을 찾으러 간 날, 나도 주민등록증 재발급을 신청했다. 6개월 이내에 촬영한 증명사진(3.5 ×4.5센티)과 구 주민등록증만 가지고 가면 된다. 마침 얼마 전에 사진관에서 찍은 증명사진도 있어서 잘 되었다.
오랜만에 옛날 주민등록증을 꺼내 보니 젊음이 느껴졌다. 하지만 내가 봐도 내가 아닌 듯 어색했다. 당시엔 급하게 주민등록증을 재발급받느라 사진을 다시 찍지 않고 집에 있는 사진을 가지고 갔던 것 같다.

▲오른쪽 엄지 손가락 지문 등록주민등록증 발급 신청서와 오른쪽 엄지 손가락 지문 등록만 하면 끝이다.
유영숙
행정복지센터에 가서 번호표를 뽑고 기다렸다. 내 번호가 나와서 창구로 가서 구 주민등록증과 사진을 직원에게 주었다. '주민등록증 발급 신청서'에 서명하고 오른손 엄지 지문만 찍으니 끝이었다. 정말 간단하게 신청할 수 있었다.
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등록증을 찾아가라는 문자를 받고 찾으러 갔다. 새로 발급받은 주민등록증을 보니 이제야 내 신분증처럼 느껴졌다. 반짝반짝 빛나는 새 주민등록증을 보며 기분까지 산뜻해졌다.
남편과 새로 발급받은 주민등록증을 꺼내 보며 이제야 우리 신분증 같다고 말했다. 병원에 갈 때도 요즘 신분증을 꼭 가지고 가야 하는데 내가 봐도 확인이 어려운 사진을 신분증과 얼굴을 번갈아 보며 갸우뚱하던 직원의 모습이 이해되었다.

▲병원에서 새 주민등록증을 꺼낸 남편남편이 방문한 병원에서 새 주민등록증을 자랑하듯 꺼내서 제출했다.
유영숙
지난주 모임에 가서 새로 발급 받은 주민등록증을 보여주며 2006년 이전에 발급받은 오래된 주민등록증을 무료로 발급 받을 수 있다고 알렸다. 그런데 그 자리에 있던, 8명이나 되는 60대~70대 지인 중 한 명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분이 없었다.
이 제도가 오래전에 시행되었을 텐데, 나 또한 그간 정보가 없어서 주민등록증을 바꿀 생각을 못 했었다. 다행히 지금이라도 새로 발급 받을 수 있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들 지금 가지고 있는 주민등록증은 나처럼 발급날짜가 오래된 것이었다. 신분증이 필요한 은행이나 관공서 등에서 스캔을 많이 해서 사진도 뿌옇고 흐릿하다고들 했다며, 뒤늦게 안 걸 아쉬워 했다. 다음에 다시 만날 때는 모두 반짝반짝 빛나는 새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아서 오자며 좋아했다.
모임에서 새로운 정보를 준 것 같아서 왠지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좋은 혜택이 많을 텐데 몰라서 지나가는 일이 많다. 그런 의미에서 이렇게 서로 소소한 인생살이와 정보들을 기사로 나눌 수 있는 <오마이뉴스> 사는 이야기 기사가 새삼 참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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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교원입니다. 등단시인이고, 에세이를 쓰고, 가끔 요리 글도 씁니다.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 안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기사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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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주민증 들고 가면 공짜로 이걸 해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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