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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주민증 들고 가면 공짜로 이걸 해준답니다

나이 상관없이 누구나, 증명사진과 구 주민등록증 있으면 재발급 가능하다네요

등록 2025.02.12 09:08수정 2025.02.12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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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주민등록증을 만들고 난 뒤 새로 바꾼 것은, 당시 인천으로 이사하고 나서 이용한 지하철에서 지갑을 소매치기 당한 후였다.


생각해보니 20년이 넘었다. 아들 둘을 데리고 물건을 사고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지갑을 소매치기 당하는 바람에, 지갑에 들어있던 주민등록증과 신용카드를 다시 재발급 받아야 했다.

지금은 지하철에 CCTV가 설치되어 있어서 소매치기가 많지 않지만, 한때 지하철은 소매치기가 자주 일어나는 곳이었다. 신용카드는 전화로 재발급이 가능하나, 주민등록증은그러기엔 여러 가지 번거로움이 있었다.

주민등록증을 재발급받는 경우는 주민등록증을 분실했거나 훼손된 경우로 오천 원의 수수료가 있는 것으로 안다.

오래된 주민등록증, 무료로 발급 받으세요

우리 동네 행정복복지센터 남편과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으러 방문한 우리 동네 행정복지센터
우리 동네 행정복복지센터남편과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으러 방문한 우리 동네 행정복지센터유영숙

"여보, 저 행정복지센터 좀 다녀올게요."


"무슨 일 있으세요?"

"주민등록증 재발급받으려고요."


"어머, 주민등록증 분실하셨어요?"

나는 깜짝 놀라서 물어보았다.

설 연휴 전에 남편이 주민등록증을 재발급받는다고 해서 집 근처 행정복지센터를 함께 방문했다. 남편이 눈 수술 여파로 인해 요즘 운전을 하지 못 하기에, 어디를 가든 함께 다닌다.

최근에 찍은 사진 한 장을 가지고 갔다. 처음에 남편 말에 의하면 나이 많은 사람(만 65세 이상 노인)은 주민등록증을 무료로 재발급받을 수 있다고 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가보니 아니었다.

남편이 '주민등록증 발급 신청서'에 사인하였더니 잘 접수되었다고 문자를 주면서 나중에 본인이 찾으러 오라고 했다. 궁금해서 창구 직원에게 물어보았다.

"나이가 만 65세 이상이면 무료로 주민등록증을 재발급받을 수 있나요?"

"아니에요. 나이는 상관없고 2006년 이전에 발급받은 오래된 주민등록증은 누구든 무료로 재발급받을 수 있어요."

70대 남편은 초등 동창생 단톡방에 올라온 문자를 보고 친구들이 주민등록증을 새로 재발급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이 많은 사람은 주민등록증을 무료로 재발급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실제론 그게 아니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행정안전부의 '노후 주민등록증 무료 재발급 추진 안내'(바로가기)를 참고하면 된다.

 행정안전부의 '노후 주민등록증 무료 재발급 추진 안내' https://www.mois.go.kr/frt/sub/a06/b06/IDCard_3/screen.do
행정안전부의 '노후 주민등록증 무료 재발급 추진 안내' https://www.mois.go.kr/frt/sub/a06/b06/IDCard_3/screen.do화면갈무리

우리나라에서 보통 주로 많이들 사용하는 신분증은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이다. 나는 주민등록증 사진이 너무 오래전에 찍은 사진이고 촌스러워서 집에 두고, 운전도 하기에 주로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다녔다.

운전면허증은 발급 받은 지 10년이 안 되어서 그나마 최근의 내 모습과 가깝다고 생각했다. 집에 보관하고 있던 주민등록증을 꺼내 보니 2001년에 만든 것이었다. 벌써 벌써 25년이 지난 셈이다. 정말 빛바랜 주민등록증이다.

새 주민증을 보니 이제야 내 신분증 같다

남편 주민등록증을 찾으러 간 날, 나도 주민등록증 재발급을 신청했다. 6개월 이내에 촬영한 증명사진(3.5 ×4.5센티)과 구 주민등록증만 가지고 가면 된다. 마침 얼마 전에 사진관에서 찍은 증명사진도 있어서 잘 되었다.

오랜만에 옛날 주민등록증을 꺼내 보니 젊음이 느껴졌다. 하지만 내가 봐도 내가 아닌 듯 어색했다. 당시엔 급하게 주민등록증을 재발급받느라 사진을 다시 찍지 않고 집에 있는 사진을 가지고 갔던 것 같다.

오른쪽 엄지 손가락 지문 등록 주민등록증 발급 신청서와 오른쪽 엄지 손가락 지문 등록만 하면 끝이다.
오른쪽 엄지 손가락 지문 등록주민등록증 발급 신청서와 오른쪽 엄지 손가락 지문 등록만 하면 끝이다.유영숙

행정복지센터에 가서 번호표를 뽑고 기다렸다. 내 번호가 나와서 창구로 가서 구 주민등록증과 사진을 직원에게 주었다. '주민등록증 발급 신청서'에 서명하고 오른손 엄지 지문만 찍으니 끝이었다. 정말 간단하게 신청할 수 있었다.

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등록증을 찾아가라는 문자를 받고 찾으러 갔다. 새로 발급받은 주민등록증을 보니 이제야 내 신분증처럼 느껴졌다. 반짝반짝 빛나는 새 주민등록증을 보며 기분까지 산뜻해졌다.

남편과 새로 발급받은 주민등록증을 꺼내 보며 이제야 우리 신분증 같다고 말했다. 병원에 갈 때도 요즘 신분증을 꼭 가지고 가야 하는데 내가 봐도 확인이 어려운 사진을 신분증과 얼굴을 번갈아 보며 갸우뚱하던 직원의 모습이 이해되었다.

병원에서 새 주민등록증을 꺼낸 남편 남편이 방문한 병원에서 새 주민등록증을 자랑하듯 꺼내서 제출했다.
병원에서 새 주민등록증을 꺼낸 남편남편이 방문한 병원에서 새 주민등록증을 자랑하듯 꺼내서 제출했다.유영숙

지난주 모임에 가서 새로 발급 받은 주민등록증을 보여주며 2006년 이전에 발급받은 오래된 주민등록증을 무료로 발급 받을 수 있다고 알렸다. 그런데 그 자리에 있던, 8명이나 되는 60대~70대 지인 중 한 명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분이 없었다.

이 제도가 오래전에 시행되었을 텐데, 나 또한 그간 정보가 없어서 주민등록증을 바꿀 생각을 못 했었다. 다행히 지금이라도 새로 발급 받을 수 있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들 지금 가지고 있는 주민등록증은 나처럼 발급날짜가 오래된 것이었다. 신분증이 필요한 은행이나 관공서 등에서 스캔을 많이 해서 사진도 뿌옇고 흐릿하다고들 했다며, 뒤늦게 안 걸 아쉬워 했다. 다음에 다시 만날 때는 모두 반짝반짝 빛나는 새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아서 오자며 좋아했다.

모임에서 새로운 정보를 준 것 같아서 왠지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좋은 혜택이 많을 텐데 몰라서 지나가는 일이 많다. 그런 의미에서 이렇게 서로 소소한 인생살이와 정보들을 기사로 나눌 수 있는 <오마이뉴스> 사는 이야기 기사가 새삼 참 소중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개인 브런치 스토리에도 실립니다.
60대 이상 시민기자들의 사는이야기
#주민등록증재발급 #재발급 #행정복지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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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교원입니다. 등단시인이고, 에세이를 쓰고, 가끔 요리 글도 씁니다.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 안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기사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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