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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측이 헌재에 신원식 불러 쏟아낸 '심각한' 질문들

[윤 탄핵심판 7차 변론] 차기환 변호사, 30분간 '중국-하이브리드전-부정선거' 반복

등록 2025.02.11 19:33수정 2025.02.11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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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환 변호사 얘기듣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차기환 변호사와 대화하고 있다.
차기환 변호사 얘기듣는 윤석열 대통령윤석열 대통령이 1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차기환 변호사와 대화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 지금 중국 AI 기술이 세계 손꼽힐 정도로 선두를 달리는 것 알고 있나? 보도에 따라 1000만 명, 많게는 4000만 명 정도 댓글부대 운영한다는 기사도 있다. AI와 접목하면 마치 사람 쓴 것처럼 여론 공작 할 수 있지 않나?

- 한국 와 있는 외국인 숫자를 알아보니, 통계청에 의하면 2024년 4월 말 기준 260만 명이다. 이중 중국 국적이 96만 2000명으로 37%를 차지한다. 이렇게 중국인이 많다는 건 중국 정부로선 '하이브리드전'을 전개하기에 상당히 유리한 것은 맞지 않나?

- 이 정도의 중국이라면 한국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선거개입 시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윤석열 대통령 대리인 중 하나인 차기환 변호사가 11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한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을 앞에 두고 쏟아낸 질문들 중 일부다.

이날 차 변호사는 작심한 듯 '중국-하이브리드전-부정선거' 3가지 키워드를 중심에 놓고 질문을 이어갔다. '하이브리드전'은 가짜뉴스 유포와 사이버 교란 등 비군사적 수단을 동시에 활용하는 복합적인 전쟁을 일컫는 군사용어다. 사실상 '중국이 개입해 국내에 부정선거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음모론을 탄핵심판정에서 펼친 것이다.

차 변호사의 질문은 그동안 윤 대통령 주장의 연장선에 있다. 윤 대통령은 탄핵 심판 초반부터 비상계엄 선포의 주요 배경 중 하나로 부정선거를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정부의 연관성이 의심된다는 주장도 펼쳤다. 지난해 12월 12일 발표한 대국민 담화 때는 공개적으로 중국인의 미국 항공모함 촬영이나 국정원 촬영, 중국산 태양광 시설로 인한 산림 파괴 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가 외교적 반발을 사기도 했다.

계속된 중국 관련 질문에 신원식 명확한 답변 회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2.11 [헌법재판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2.11 [헌법재판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연합뉴스

차 변호사는 중국 기업의 국내 투자와 심리전·여론전 위험성을 연결하는 질문도 했다.

- 중국 최대 IT 기업이라는 텐센트가 JTBC 계열 기업에 1천억 투자한 거 알고 있나? 카카오에도 지분투자를 했다고 한다. 중국 정부 영향을 크게 받는 기업이 투자하게 되면 결국 우리나라 미디어나 언론사 통해서 심리전, 여론전에 활용당할 가능성 있기 때문에 정부당국 등은 경계심 갖고 지켜봐야 되는 게 맞지 않나?

또한 중국과 야당 지도급 인사를 연결하며 "하이드브리전 전개에 적절한 환경"이라고 주장을 펼쳤다.

- 과거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몽을 함께 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중국 대사를 만나서 한국 내정 간섭적 발언했을 때 또는 중국-대만 문제는 '쉐쉐(謝謝·고맙다)하면 된다'는 표현을 했다. 정부여당이거나 국회 1당 대표가 친중적 발언을 공공연하게 한 거다. 이런 경우도 하이브리드전 전개하기엔 적절한 환경 아닌가?

이런 질문들에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대부분 명확한 답변을 회피했다. "답변하지 않겠다"거나 "그 문제에 대해 정확히 파악한 게 없다" 정도로 답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 측은 개의치 않았다. 지속적으로 중국과 국내 정치를 연결시키는 질문을 이어갔다. 차 변호사는 집요하게 "이렇게 중국이 한국을 상대로 다양한 형태로 하이브리드전을 전개한다면, 국내 정치인들은 그들과 손 잡으면 정권을 획득하거나 의원 당선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어떻게 보나"라거나, "중국 등 사회주의 국가와 손 잡은 정치세력 있다면, 그렇게 해서 국회의원 당선되거나 권력을 획득하면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국가적 이익 훼손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질문을 던졌다.

결국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중국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가정적 전제지만 모든 선출직과 임명직은 국익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라는 신 실장의 답변을 끌어냈다.


주신문 30분 내내 차 변호사의 입에서 관련 질문이 반복되자 윤 대통령은 '그만하라'는 듯한 제스처를 취해보였다. 차 변호사는 "하나만 묻고 그만하겠다"라고 말한 뒤 "중국과 북한의 하이브리드전으로 (국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또 물었다. 신 실장은 "선관위가 해킹에 대한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인 차기환 변호사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7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인 차기환 변호사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7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윤 대통령 측의 질문들은 대부분 이미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이 났거나, 근거가 부족하거나, 가정적 상황을 전제한 질문들이었다. 특히 부정선거 주장은 이미 여러차례 대법원 판결을 통해 근거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윤 대통령 측의 자세는 극우세력의 혐중 분위기에 실제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7일 윤 대통령의 지지자 중 일부는 서울 중구 명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멸공 페스티벌'이라는 집회를 열고 'CCP(중국공산당) 아웃'이라는 손팻말을 들고 "시진핑 아웃", "탄핵 무효" 구호를 외쳤다. 중국대사관이 이례적으로 "중국은 일관되게 내정 불간섭 원칙을 견지해왔다"는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윤석열 #차기환 #탄핵 #신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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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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