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료봉사대 발대식 현장
박서진
의료원 개원 운영으로 단양군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 지난 2월 7일 동장군의 기세가 꺾이지 않는 지속적인 한파가 작은 동네 체육관에서 열린 '미래청년단양봉사회' 발대식의 뜨거운 열기에 주춤해졌다.
미래청년단양 봉사회는 단양군민의 의료접근성을 향상하기 위하여 의료진과 청년들이 설립한 의료봉사단체이다. 단양군 공중보건한의사(조윤성)가 주축이 되어 뜻이 같은 청년들의 자발적 참여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발대식 후 무료의료봉사활동이 시작된다는 소식에 엄동설한임에도 동네 어르신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발대식에는 지역의 여러 봉사단체도 참여하여 청년봉사회를 응원하였다. 각 봉사단체는 핫팩과 장갑등 생활용품을 나눔 하며 어르신들이 진료대기시간이 지루하지 않도록 안내 및 말벗이 되어주었다.
내가 속해 있는 매포의용소방대 수호천사는 심폐소생술 교육 도우미로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의용소방대 수호천사란, 심폐소생술 강사 자격을 보유한 전문인력으로, 대국민 심폐소생술 교육 및 홍보를 위해 구성된 대원들이다.
"어르신, 마을회관에서 이런 기계 보셨죠?"
보건소 직원이 자동심장충격기(AED)를 가리키며 어르신들을 모았다.
"그게 뭐여?"
"네~ 이건 어르신들 갑자기 쓰러지실 때 사용하는 기구예요."
"뭔지, 한번 해봐."
보건소 응급구조사 선생님의 심폐소생술 교육이 천천히 시작되었다.
"무릎을 꿇고 앉으라고? 안돼, 다리가 아파서 무릎을 꿇을 수가 없어. 안 되겠네."
다리가 아파서 무릎을 꿇고 앉을 수 없다는 어르신들이 하나, 둘 늘어났다.
"아이고, 한번 배워보고 싶었는데... 못하겠네. 우리 집 아저씨를 불러와야겠네"
어머니 손에 이끌려오신 아버님의 자동심장충격기 심폐소생술 교육이 시작되었다.

▲무릎이 아파서 불편하지만 꼭 한번 심폐소생술을 배워보고 싶었다는 어르신
박서진
심폐소생술 순서는, 제일 먼저, 사고현장이 안전한지 주변을 살핀 후환자의 의식상태를 확인한다. 사고자의 양어깨를 두드리며 "괜찮으세요" 말하며 심정지 및 무호흡 유무를 확인한다. 반응이 없으면, 주변사람에게(정확하게 꼭 집어서 요청하기) 119 신고를 부탁하고 자동심장충격기를 요청한다.
흉부압박점을 찾기 위해 가슴을 열고 환자의 가슴뼈의 아래쪽 1/2 중앙에 한 손바닥을 올려놓고 그 위에 다른 손을 겹친다. 분당 100 ~ 120회의 속도로, 성인 약 5cm 깊이로 압박한다. 압박 시 양팔은 구부리지 않고 쭉 편 상태에서 사고자의 몸과 수직이 되게 한다. 119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반복해서 시행한다.
어르신들께 인공호흡방법은 따로 설명드리지 않았다.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방법을 알려드리며 기계에서 나오는 소리를 귀담아들으면 다 하실 수 있다고 천천히 해보시길 권유하자, 서툴지만 천천히 해보려는 모습. 그 모습에 나까지 살짝살짝 손뼉을 치며 응원하게 되었다.
순간, 다리가 아파 앉을 수 없다며 배움의 기회를 놓치신 어르신들이 떠오르며 걱정이 되었다. 집집마다 노부부 아니면 독거노인이 대다수인 시골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아야 하거나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할 응급상황이 가장 필요한 대상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무릎을 꿇지 않고 어르신들의 신체조건에 맞는 심폐소생술은 어떤 방법이 있을까? 골똘히 생각하게 되는 문제점이었다.
"침을 하나도 안 아프게 잘 놓네?"
순번을 기다리는 어르신을 향해 매우 만족한 얼굴로 인사 나누는 모습은 꽁꽁한 마음을 샤르르 녹여주었다. 의료취약지역의 의료공백 해결을 위해 무료의료봉사를 자처한 청년봉사단의 바르고 아름다운 마음에 어르신 모두 다시 청춘이 되어 활짝 꽃 피우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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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글을 꾸준히 써 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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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뭐여?" 묻는 어르신들과 심폐소생술 연습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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