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만나러 갑니다> 에 출연한 경일 작가
조경일 작가
20년을 이남에서 살아온 나의 경험을 비추어 보면 한국사회에 북한은 여전히 미지의 세계이다. 새벽에 동해상에 미사일 몇 발을 쏘았는지에 대한 정보는 뉴스 속보로 알 수 있지만, 실제 북한 주민들이 무엇으로 끼니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일상의 대화주제는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는 특별한 노력을 들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가끔씩 북한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 당황스러울 때가 생긴다. 너무나 당연한 내용이라 답변하기가 민망한 것이다. 그곳에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 산다.
그래도 과거와 비교한다면, 북한에 대한 생활 정보와 실태가 알려지고는 있다. 북향민들이 TV에 나와 북한 체제와 그 사회의 속살을 그대로 증언해 준 덕분이다. 어느 정도는 긍정적이지만, 그 반대로 걱정스러운 점도 있다. 그들이 말하는 내용은 경제 실태와 통치 체제의 속성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고, 북향민이 듣기에도 다소 이질적이거나 예외적인 부분들에 흥미 위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굶어죽는다거나 수용소에 보내진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시청자들에게 더 강렬하고 자극적인 내용으로 먹힐지도 모르겠다. 과거와 현재가 섞이고 거짓과 진실이 섞이며 희극과 비극이 섞이면서 유별나게 대한민국과 비교되는 이야기만 선별되어 공유되는 게 아닐까?
북한 사회도 인간 사회이며, 체제 자체는 더디게 변할 지라도, 인민들의 삶은 변하게 마련이다. 북한도 살만한 곳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그곳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억압은 여전하다. 하지만 내가 보기로, 대중매체가 쇼라는 형식으로 전하는 콘텐츠에서 북한은 정지한 곳으로 비쳐진다. 10년 전 북한과 어제의 북한은 다를 게 없어 보인다. 북한이 과거에 멈춰 있는 곳인가? 마치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듯 우리가 북한을 보고 싶은 대로만 바라보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겨우 다리를 만지며 코끼리를 논할 때 발생하는 오류를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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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일 작가는 함경북도 경흥(아오지) 출신이다. 정치컨설턴트, 국회 비서관을 거쳐 현재 피스아고라 대표로 활동하며 대립과 갈등의 벽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줄곧 생각한다. 책 <아오지까지> <리얼리티와 유니티> <이준석이 나갑니다>(공저) <분단이 싫어서>(공저)<한반도 리빌딩 2025>(공저)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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