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1월 19일 새벽 3시경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구속되자,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서부지법) 주변에서 시위를 벌이던 지지자들이 법원에 난입했다. 이들은 진입 과정에서 경찰을 폭행하고 건물 외벽 및 유리창을 부수고 들어가 출입문, 각종 집기 등을 부쉈다.
락TV 화면
윤석열 구속 기소 이후 여론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금 윤석열과 국민의힘 지지율 증가는 일시적으로 극우층들이 준동하면서 여론에 과 표집된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며 국민의힘이 지금의 상황을 오판하고 극우와 동행하면 이후 완전히 중도층과 괴리되면서 보수의 정치적 자멸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민주당의 주류나 국민의힘 비주류의 판단인 것 같다.
그러나 냉정하게 현실을 보면, 탄핵 위기감을 느낀 보수들의 집결로 나타나는 그 이상의 현상이 한국 사회의 물밑에서 수면으로 올라오는 듯한 변화가 느껴진다. 1987년 이후 전개된 보수와 진보의 세력 대결을 넘는 새로운 정치 지형이 만들어지는 것 같은 조짐이 감지된다.
최근 윤석열과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도가 올라가고 계엄과 내란 정당화에 여론이 호의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사실과 관련하여 한국에도 이번 내란 사태를 계기로 한국적 극우 포퓰리즘이 커밍아웃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과 똑같지는 않지만, 한국판 극우 포퓰리즘이 한국에도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늘고 있다.
영산대 장은주 교수는 "지금 전 세계적으로 금융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부정적 결과로 극우 포퓰리즘이 득세하면서 민주주의 전반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는데, 한국의 상황도 이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서구 선진국들에서는 소수의 엘리트가 경제적·정치적 권력을 독점하는 '능력주의적 과두정' 체제가 확립되는 과정에서 배제되고 빈곤과 경제적 불안정 및 사회적 무시 때문에 고통받는 기층 인민들이 극우 포퓰리즘에 경도되고 있다. 이런 세계적 경향이 한국 사회에서도 얼마간 재현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는 서구의 중도 좌파 정당들이 기층 인민들보다는 고소득 및 고학력 중산층의 이해관계와 요구에만 반응하며 '브라만 화'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한국의 민주당 정부 역시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집값 폭등과 같은 민생 불안정, 자영업자들과 청년 세대의 고통을 방기하는 등의 문제를 드러내는 바람에 결국 윤석열을 불러들였다. 그 과정에서 많은 가난하고 소외된 노인 세대가 극우 개신교에 포섭되고 불투명한 미래 전망 때문에 부유하는 많은 청년 세대가 신천지 같은 이단 개신교에 흡수되고 많은 청년 남성이 SNS 알고리즘의 부정적 영향에 노출되고 반 페미니즘의 기치에 휩쓸리며 극우화되고 있는 것도 글로벌한 현상의 일부다"라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유럽식의 극우 포퓰리즘이 등장했다고 주장한다.
좋은세상연구소의 김동춘 교수는 "지금의 윤석열 내란과 이후 서부지법 폭력 사태가 파시즘적 요소와 징후를 보이지만, 파시즘 세력의 전면 등장으로 보기는 어렵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자본주의 국가의 파시즘은 언제나 인종주의, 민족주의를 가장 중요한 기반으로 삼고 있으며, 아래로부터의 극우 사회운동, 정당 조직화 방식으로 나타났다. 식민지 종속국이었던 중국과 한국에서는 인종주의적 기반은 매우 미미하다. 단 극우 이데올로기라는 점에서 과거나 현재의 극우 파시즘 운동과는 매우 유사한 공통의 특징을 갖고 있다. 한국의 경우 역사 구조적인 요인과 지금 세계의 동시대적 요인이 중첩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한국 극우 세력의 계급적 사회적 기반은 취약하다. 대체로 자기 집단이 희생자라는 생각이 파시즘의 대중적 동력인데, 한국의 20대 남성의 보수화, 여성 혐오와 그것에 기초한 우익 지향성도 어느 정도는 희생자 의식에 기초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대체로 바로 옆의 현실을 최고의 현실로 인식한 인지 착오에 기인한 것이다"라면서 현재 한국적 상황을 서구식의 폭력적 파시즘은 아니지만 극우 맹동주의자들의 유사 파시즘으로 평가하는 것 같다.
"대의제의 비결은 대중의 천박함과 무지로부터 나온다"

▲ 참여연대,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전환 서울비상행동 관계자들이 2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악의 내란공범 의원 투표 결과를 발표하며 국민의힘 해산을 촉구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 12월 4일 위헌적인 비상계엄의 해제 요구 결의안부터 1.19 서부지법 폭동에 이르기까지 내란공범을 자처한 국민의힘 권성동. 김민전, 나경원, 박충권, 윤상현, 이철규, 조배숙 의원 총 7명을 대상으로 민주주의 짓밟은 내란공범, 최악의 의원 뽑기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 1월 23일부터 2월 5일까지 총 3,175명의 시민이 참여했고, 최악의 내란공범 국회의원은 인천 동구미추홀구을 윤상현 의원(3,189표)이 뽑혔다.
유성호
현재 진행 중인 한국적 극우 포퓰리즘은 '3각 동맹'에 의해 증폭되고 있다. 윤석열의 옥중 투쟁을 중심으로 국민의힘의 접견과 메시지 투쟁, 극우 유튜버와 개신교의 야전 대중투쟁이라는 3박자가 지속해서 거짓을 반복하고 선동하면서 사람들의 의식을 마비시키는 나치 괴벨스식의 선전 전략을 차용하고 있다.
3각 동맹이 목표로 삼은 것은 이재명이다. 나치가 유대인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공포를 이용했다면 지금은 이재명이 나라를 망국으로 몰아넣을 것이라는 공포를 주입하면서 3각 극우 포퓰리즘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말도 안 되는 국민저항권을 말하며 법원, 국회 등 국가 헌정 질서의 골간을 부정하면서 군중을 선동한다. 그동안 숨어있던 한국의 보수가 이번 기회에 극우로 커밍아웃하면서 극우 포퓰리즘이 한국의 주류 정치판에 등판하려는 모양이다.
문제는 이러한 극우 포퓰리즘 혹은 유사 파시즘적 조짐이 내란 수괴가 조만간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심판을 받는다고 해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데 있다.
오히려 탄핵 판결이 떨어지는 순간부터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라, 편파적이고 불법적 판결이라는 매도와 선동을 통해 민주당과 헌재를 좌파적 반국가 세력으로 공격하면서 한국판 극우 포퓰리즘이 본격적으로 정치 전면에 나서며 대중 투쟁화할 조짐이다. 대선 국면 자체가 진보냐 보수냐의 선거전이 아니라 보수를 흡수한 극우 포퓰리즘의 주류 정치계로의 공식적 입성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여기에 합리적 보수의 공간은 없다.
따라서 지금은 한국판 극우 포퓰리즘의 등장이라는 새로운 정치 지형을 맞아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와 대응을 위한 성찰적 숙의적 논의와 실천이 시급하다. 필자는 하나의 방안으로 권력의 수임자에게 공동체의 운명을 맡기는 기형적이고 파당적 정당 정치의 수준을 뛰어넘는 시민이 참여하고 결정하는 '주권자 민주주의'를 제안한다.
여기에는 당장 학교 교육에 민주시민교육을 정규과목으로 채택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민주주의와 헌법을 비롯하여 공익 사안을 일상적으로 학습하고 토론하는 시민공론장 법제화(조례)를 하는 등 국민 주권이 구현되는 구체적·제도적 입법화를 통해 온 국민이 참여하는 민주주의의 일상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대의제의 대부인 조지프 슘페터는 "대의제의 비결은 대중의 천박함과 무지로부터 나온다"라고 했다. 시민을 신민으로 만든 대의제가 극우 포퓰리즘의 원흉인 것이다. 따라서 극우 포퓰리즘을 막는 것은 정치가가 아니라 바로 주권자인 시민이다. 유럽에 극우 포퓰리즘이 발흥하지만 중도 우파, 중도 좌파가 연합전선을 통해 유럽 민주주의를 지탱해 가는 이유도 바로 민주시민교육이라는 일상적인 시민 정치교육의 성과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우리도 더 늦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
- 사회학박사. 전국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 공동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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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주 윤석열이 끝나도 극우 세불리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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